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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9조와 유엔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6. 6. 2. 14:18
중고등학생들을 상대로 정기적인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번에는 일본국 헌법 제 9조를 둘러싼 이야기를 했다. 사전에 주제를 공표하고 나서 이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취합해 수업 시간에 읽어보고는 한다.
이번에는 그 결과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응답자 9명 가운데 6명이 '개헌 찬성'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전력을 보유하지 않으면 중국과 북한이 쳐들어왔을 때 저항할 수 없다', '다른 나라는 전력을 보유하고 있는데 일본만 전력을 가질 수 없는 건 불공평'이라고 쓰여 있었다.
아무래도 이 어린 개헌파들은 기본적인 사실을 모른 채 개헌의 당위성을 판단내리고 있는 것 같았다.
수업에서는 우선 이러한 인식을 바로잡았다.
첫째로, 일본은 충분한 '자위력'을 가지고 있다. 국방 예산 규모로 따지면 일본은 세계 9~10위에 올라있는 '군사대국'이다. 둘째로, 다른 나라로부터 침략당하는 경우의 자위는 '개별적 자위권'이라고 유엔 헌장을 통해 추인되고 있다. 학생들이 말하는 '타국의 무력 침략에 일본은 무력'하다는 명제는 군사 부문에만 한정해서 말하면 부당한 것이다.
다만, 별개의 의미로 일본은 '무력'한 것이 사실이다. 식량 자급률과 에너지 자급률 모두 낮다. 해상봉쇄라도 당하면 바로 생활이 팍팍해진다. 해안선을 따라 원전이 늘어선 점도 치명적이다. 따라서, 외교 노력을 경주해 결코 무력으로 침공받지 않을 입장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도 일본에는 헌법 9조가 있어서 전후 81년 간 일본의 군인이 타국민을 살상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일본이 우리나라를 무력 침공할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를 근거로 다른 나라가 일본을 선제공격할 논리는 성립하지 않는다. 이것이 안전보장 차원에서 군사력보다도 훨씬 효과적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개헌을 주장하는 학생들이 어째서 유엔 헌장 51조에 관하여 알지 못했을까?
그들에게 개헌론이라는 바람을 잡은 어른들은 유엔헌장과 같은 기초적 사실조차 가르치지 않는 것 같다. 이유를 짐작 못할 것도 없다. 아마도 개헌파 어른들은 '유엔 헌장 51조는 사문'이라고 여기고 있을 것이다. 확실히 유엔군은 여태껏 전쟁 억지에 효과적으로 기여하지 못해왔다. 따라서, 유엔헌장은 일본헌법 9조와 마찬가지로 '이상을 읊을 뿐인 헛말'이라 말할 여지는 있다.
허나, 1946년 일본 헌법 제정 시점에 헌법 기초자들은 이렇게 예측했다. 앞으로 유엔이 세계정부가 되어 유엔군이 세계 최대의 군사력을 가지게 되면 가입 국가 사이에 일어나는 분쟁을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으리라고. 왜 그렇게 생각했냐면, 만약 다음번 세계대전이 일어날 경우 이는 핵전쟁으로 비화되어 인류가 멸망하게 된다. 따라서, 합리적으로 사고하면 세계적 규모의 '공공'을 설립하는 것 말고 인류가 살아남을 길은 없다. 그때가 되면 전 세계 모든 나라가 일본 헌법 9조와 같이 전력 포기 조항을 가지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분쟁의 시비를 판정하여 잘못이 있는 나라를 처벌할 수 있을 만한 실질적 힘을 가진 유엔군이 존재하는 이상, 가입국은 '사적 분개'를 금지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옛날에 로크와 홉스는, 사인이 사적 권리와 재산의 일부를 공탁함으로써 '공공'을 설립하여,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는 논리를 세웠다. 마찬가지로 '만국의 만국에 대한 투쟁'을 저지할 목적으로 강대한 무력을 보유한 '세계 정부'를 설립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는 근대 시민 사회론을 되짚어보면 지극히 합리적인 추론이었던 것이다.
이것이 왜 실패했는지 말하려면 긴 얘기가 될 수밖에 없다.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건, 일본 헌법 9조의 현실성과 유엔의 현실성은 서로 관계가 있다는 점이다. 헌법 9조가 사문이라고 간주되는 이유는 유엔 본래의 목적이 기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거꾸로 말하면, 유엔이 그 기능을 회복할 경우, 헌법 9조는 사문이 아니게 된다. 이런 이야기를 학생들에게 했다.
(『주간금요일』5월 13일)
(2026-05-20 08:02)
글쓴이: 우치다 타츠루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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