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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읽기) 우치다 선생이 쓰는 법-각론인용 2026. 5. 5. 17:30
몇 번이나 썼던 내용인데 '언어의 힘'이란 그것이 사고를 적절히 표현할 수 있는 도구로서 성능이 좋다는 뜻이 아니다. 어떤 명사를 내뱉으면 명사를 수사할 형용사 목록이, 어떤 부사를 입에 담으면 그것과 딱 맞아 떨어지는 동사가 무의식적으로 빠르게 떠오르는 것, 그것이 바로 언어의 힘이다.
모국어를 제대로 구사한다는 것은 쉽게 말하자면 하나의 어구를(때에 따라서는 하나의 음운을) 말할 때마다 그것과 연결 가능한 방대한 어휘 목록이 나타나고 그중에서 가장 적절한 한 가지를 선택한 순간에 또다시 그것과 연결할 방대한 어휘 목록이 나타나는데 그 어휘 목록이 길고 분기점이 풍부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매화의 향기가......'라는 주어 다음에 '난다'라는 동사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화자와 '농익는다' 또는 '퍼진다'라는 동사를 포함한 목록이 떠오르는 화자의 글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날 것이다.
'분기점이 풍부하다'는 말은 어려운 표현인데 '분기점이 없는 언어'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분기점이 없는 언어'는 정형화된 문구를 가리킨다. 어떤 말을 선택하면 그 문장의 마지막까지 한꺼번에 출력되는 구절만을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이 있다(교장이 전체 조례 때 쓰는 말이나 의원의 축사를 떠올려 보라).
'수직으로 파내려 가는' 것은 똑같은 문장을 반복해서 쓰면서 나선형으로 저점 깊이 파고드는 작업이다. 트위터에서는 자신의 직전 트윗이 곧바로 시야에서 사라진다. 누군가의 트윗이 중간에 끼면 자신의 아이디어의 '등'은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아이디어의 등'은 꽤 중요하다. 조금 전까지 자신의 머릿속을 가로지르던 아이디어가 있었는데 "앗" 하고 돌아보면 이미 모퉁이를 돌아서 등만 살짝 보인다. 그런 것이다.
긴 문장을 쓸 때는 그 '등'이 꽤 의지가 된다. 자신이 진행하는 길에 더 이상 전망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맞아, 그때 그 아이디어를 따라갈걸' 하고 생각할 때가 있다. 뒤돌아보고 다시 뛰어가서 '아이디어의 소매'를 꽉 붙잡는다. 그리고 함께 모퉁이를 돈다. 긴 글을 쓰다 보면 그런 일이 생긴다. 정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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