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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에 관하여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6. 4. 21. 10:17
독자 분으로부터 이런 메일을 받았다. 질문에 답변해드린 내용은 블로그에 공개하겠다고 답장드렸다. 이런 질문이다.
질문(1): 현재 공개되어 있는 자민당의 개헌 초안(2012년 작성)은, 이대로라면 정말 대다수의 국민이 찬동할 거라고 생각되지 않는 심한 물건입니다. 과연 이것을 그대로 국민투표의 소재로서 쓸 것인지요.
하나의 사례로서, 국민 투표용으로 받아들이기 쉽게 연성으로 고쳐 쓴 초안을 제시할 수도 있습니다. 그 경우, 문언에 해석 변경의 여지를 남기든가, 뭔가 샛길을 준비해두어 사후적으로 문언을 재수정한다든가, 혹은 우리 상상을 뛰어넘는 악랄한 손을 쓸 여지가 무한합니다. 현시점에서는 예측밖에는 할 수 없지만, 이 초안의 문제에 대해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시고 계십니까?
자민당의 개헌 초안을 그대로 국민 투표로 부칠 거라고는 저도 생각지 않습니다. 아마도 9조 2항의 폐지와 자위대의 명기와 긴급사태조항을 추가가 개헌의 포인트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긴급사태조항에 대해 이제까지 몇 번이고 써왔지만, 문제점을 다시 한번 지적해두겠습니다.
초안에 의하면, 내각 총리대신은 '외부로부터의 무력공격, 내란 등에 따른 사회질서의 혼란, 지진 등에 의한 대규모 자연재해'의 때에 긴급사태 선언을 발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내란 등에 따른 사회질서의 혼란'에서의 '등'입니다. 여기에는 무엇이라도 집어넣을 수 있습니다. 무엇을 일컬어 '사회질서의 혼란'이라 규정할 것인가 하는 객관적인 조건이 쓰여 있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내각총리대신의 주관을 바탕으로 긴급사태선언은 언제든지 발출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긴급사태가 선언되면, 헌법은 사실상 정지되고, 내각이 정한 정령이 법률을 대신합니다. '내각 결의'가 그대로 법률이 됩니다. 중의원 선거가 행해지지 않으므로 의원들은 긴급사태선언 하에서 '종신 의원'이 됩니다. 그러므로, 만약 발령 시점에서 여당이 과반수를 점하고 있다면, 국회가 100일마다 선언의 연장을 결의할 수 있는 한, 긴급사태선언은 영구히 연장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선언의 무제한적인 연장은 부당하다는 국민의 목소리는 의회 밖에서의 시위나 파업으로 표시할 수밖에 없습니다만, 참으로 그러한 이의신청 그 자체가 '사회질서의 혼란'이 된다면, 그 긴급사태선언의 정당성에 근거를 부여하는 것밖에는 될 수 없습니다.
긴급사태선언은 그러한 출구 없는 루프에 일본 국민을 가둬두기 위한 법적 장치입니다.
이 조항은 특히 '자연재해'에 초점을 맞춘 모습으로 개헌의 문언에 껴들어갔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2012년 자민당 개헌 초안은, 자민당이 일본을 어떤 나라로 만들고 싶은가, 참으로 정직하게 쓰고 있으며, 지금도 인터넷으로 공개되어 있습니다. 그 점에서는 '공정'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말로 '악랄'하다면, 이런 건 진작에 삭제했을 테니까요.
질문(2): 이를테면, 소위 '연성 타카이치 지지자'와 같은 사람들에게 개헌의 위험성을 전할 떄, 어떠한 말을 골라서 해야 효과적인가, 사안하고 있습니다. 대면 대화의 경우와 문장의 경우, 또한 상대와의 관계성에 의해서도 다양한 경우가 있겠습니다만, 결국 일방적으로 타카이치의 결점이나 사악함을 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 점에 대해, 뭔가 생각하고 계시는 게 있다면 교시해 주십시오.
사람을 보는 눈이 있는 사람과 볼 수 없는 사람이 있어서, '사람을 보는 눈이 없는 사람'은 간단한데, 반복해서 속습니다. 이 결점은 고칠 수 없는 것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한, 아무리 배반당하여 호되게 당하더라도, '사람을 보는 눈이 없는 사람'은 나중에도 거듭 되풀이하여 속습니다.
이것은 프로이트가 말한 '반복강박'일지도 모릅니다. 속아서 아무리 불쾌해한 마음을 먹어도, 그것이 같은 패턴으로 반복됨으로써 고착되는데도 해제하지 않습니다.
프로이트가 예로 든 건 세 명의 남자와 결혼하여, 세 명 모두 병약하여, 죽을 때까지 남편의 간병을 하게 된 안타까운 여성의 사례입니다. 그녀는 물론 '죽을 것 같은 남자'를 골라 결혼했던 것입니다. 배우자를 잃는 고통보다도, 똑같은 패턴을 거듭하는 데 고착하는 게 우선했던 것입니다.
일본의 유권자가 자민당을 계속 뽑은 30년 동안 이래저래 불행해진 것은 '쾌감 원칙'으로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타카이치 지지층은 모두 그녀가 국민의 기대를 배신하여, 생활이 힘들어지고, 행정 서비스가 저하하고, 세금은 올라가고, 국력은 낮아지고, 국제사회에서의 일본이 가지는 지위가 내려가는 것을 내심을는 '알고 있습니다'(따라서, 실제로 그렇게 되어도 별로 실망하지 않고, 지지를 그만두지도 않습니다).
이제까지 계속 그렇게 심한 꼴을 당해왔기에, 그것을 회피하기보다도 똑같은 종류의 괴로움과 실망을 반복해 경험하는 것이 기분이 좋은 것이겠지요. '모르는 부처보다 아는 도깨비가 더 낫다'는 대사가 영화 <의리없는 전쟁 대리전쟁>에 나오는데, 이 말이 일본의 유권자의 내심을 대변해주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본 적 없는 사회에 대한 희망을 품기보다도, 익숙하고 초라한 사회에 있는 게 안심이 되니까요.
문제는 다카이치가 아닙니다(그렇고 그런 정치가는 한참 많이 있습니다). 문제는 다카이치를 지지하게 되는 사람들이 '희망 없음'에 안주하고 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질문(3): 실제로 국민투표가 실시될 경우, 매스미디어(=덴쓰)는 압도적인 물량작전을 투하할 것이 예상되어 있습니다. 우리 시민은 맨손으로 싸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 운동을 조금이라도 효율성 있게 펼쳐나가기 위해 필요한 포인트가 무엇인지(또는, 이러이러한 방식은 마이나스임으로 피해야 될 것이다, 등이라도요), 생각하시는 바를 교시해 주시기 바랍니다(막연한 질문이라서 송구스럽습니다).
실제로 개헌과 관련된 국민투표가 시행된다면, 자민당은 다양한 매체를 써서 '개헌' 캠페인을 벌일 것이지요. 그리고, 아침저녁으로, 신문, 텔레비전, 인터넷 할것없이 '개헌개헌'을 주장하며, 일본의 유권자는 홀딱 속아넘어갈 것입니다. 국민투표까지 갖고 가면, '호헌세력'이 아무리 노력해도 개헌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막는 수단이 있다면 그것은 '외압' 뿐입니다.
중국과 한국과 아시아 이웃 나라는 일본의 '선군정치화'에 강한 불안과 염려를 품고서, 그것을 표명하겠지요. 하지만, 그 이상은 '내정 간섭'이 되므로 자숙할 수밖에 없습니다.
개헌이 될 경우 미국은 자신들이 일본에 준 헌법의 이념을 전적으로 부정하는 게 되므로, 유쾌하지 않을 것임에도,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미국의 독립 선언의 이념도 합중국 헌법의 이념도 실로 짓밟고 있으므로, 일본의 '변절'에 대해 윤리적인 비판을 할 자격이 없습니다.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건, 천황 폐하가 '나 자신은 헌법 99조의 규정에 따라 헌법을 존중하고, 옹호해 왔으며, 그것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고 호헌 선언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천황 폐하가 그러한 '말씀'을 하신다면, 마음이 움직인 국민은 조금 있을 것이지만, 내각은 이 메시지의 발신을 천황의 국사행위의 범위를 넘는 것으로서 금지하려고 하겠지요.
그러므로 속수무책입니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이 세상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까요. 그다지 비관적인 태도는 그만둡시다.
개헌 발의에 따라 앞으로 엔 약세로 인플레이션이 멈추지 않는다든가, 희토류의 수출금지로 자동차산업이 조업을 정지한다든가, 곪아 터진 자민당 국회의원이 차례차례 불상사를 일으킨다든가, 혹은 미국에서 내전이 일어난다든가... 그런 다른 사건이 뒤따라 '개헌할 때가 아니다' 하는 일이 일어날지도 모릅니다.
희망 없는 이야기라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정도까지 절망하지 않으면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할 수 없는 법입니다.
(2026-02-23 10:00)
글쓴이: 우치다 타츠루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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