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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미국 시대의 아시아 전략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6. 4. 3. 11:29
―― 미국의 쇠퇴와 중국의 대두에 따라 국제질서가 동요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세계를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우치다 ‘팍스 아메리카나’의 종언입니다. 미국은 버젓이 군사적, 경제적인 대국입니다. 하지만 더 이상 ‘초강대국’은 아닙니다.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강할 따름이지, 세계을 석권하는 절대적인 힘을 가진 것은 아닙니다.
미국은 이미 ‘제국의 축소기’에 들었습니다. 가장 최근의 축소 모델은 대영제국입니다. 왕년에 지표면의 24%를 점하던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고 불렸던 대영제국은 제2차 세계대전 뒤에 해외 식민지를 통치하기 위한 군사적, 경제적 비용을 버티지 못하고 인도와 파키스탄의 독립, 아일랜드의 영연방 이탈, 수에즈 위기의 군사 개입 실패, 아프리카 식민지의 독립 도미노, 하지막은 홍콩 반환에 이르기까지 ‘대영제국의 종언’ 과정을 약 반 세기에 걸쳐 답파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제국의 붕괴 뒤에도 영국은 대국으로 국제 질서에서 주요 활동자 지위를 유지했습니다. 이는 훌륭한 달성입니다. 세계 제국이 섬나라로 축소한 결과가 ‘영국병’이라고 불리는 체제 불안정 정도로 끝났으니 말입니다. 영국은 ‘세계 제국의 축감’의 모범사례입니다. 미국 제국도 금후 수십년에 걸쳐 영국을 모형으로 축감해 갈 것입니다.
애초에 고립주의와 국제협조주의라는 서로 섞일 수 없는 외교수단을 적절히 활용한 게 미국의 세계전략입니다. 역사적 환경이 바뀔 때마다 둘 중 하나를 구사합니다. 먼로주의부터 시작해, 제1차 대전 참전 시기를 늦춘다든가, 윌슨 대통령이 제창한 국제연맹에의 가맹에 연방 의회가 반대한다든가, 나치가 유럽 대륙을 지배하고 있는데도 린드버그 대령이 이끄는 미국제일위원회(America First Committee)가 좌익이나 노동조합을 끌어들인 반전 운동을 전개한 것 역시, 고립주의의 실례입니다.
제2차 대전 이후 미국은 국제 협조주의를 기반으로 국제질서를 주도하여 ‘팍스 아메리카나’를 실현했습니다. 하지만 베트남 전쟁이나 아프칸, 이라크 전쟁 등으로 미국은 피폐해져, 패권을 유지할 비용을 감당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또다시 고립주의로 회귀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 징조는 2013년 ‘미국은 세계의 경찰관이 아니다’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선언에서 볼 수 있습니다.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는 대전간기 시절 고립주의가 내건 슬로건 ‘아메리카 퍼스트’라는 낡은 깃발을 다시금 내걸며, 내향주의로 가려는 국민 정서에 호소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시 한번 국제협조로 되돌아갔지만, 2024년 제2차 트럼프 정권이 들어서자 미국의 고립주의 회귀는 결정적인 성질의 것이 되었습니다.
트럼프가 다카이치의 ‘대만 유사’발언에 대해 질문을 받았을 때, ‘동맹국은 친구가 아니다. 그들은 미국을 착취하고 있다’라는 말을 한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 여기서 동맹국이란 일본을 가리킵니다. 트럼프로서는 당연한 발언입니다. 상대가 러시아가 되었든 중국이 되었든 일본이 되었든, ‘진영’과 같은 이데올로기적인 경계선에 더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저 ‘미국한테 손실인가 이득인가’만을 기준으로 외교적 판단을 내리는 게 현재 트럼프의 외교입니다.
미국은 동맹국에 방위비의 증액을 요구하고 있습니다만 이는 ‘미국이 철수한 후에 너희들끼리 알아서 해라’라는 메시지와 ‘미국 무기산업에 돈이 되게 하라’는 메시지를 동시에 발신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이제까지 주한 미군 사령관이 갖고 있는 전시작전 통제권을 한국군에 이관하는 교섭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미상위방호조약은 북한군의 침공이 있는 경우에 주한 미군은 한국군을 ‘공동행동을 취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전시작전통제권이 한국군으로 이관되면 미군의 참전 의무는 사실상 해체죄는 것이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선전포고는 미연방 의회의 권한이지만, 지금 연방의회는 고립주의자가 다수파를 점하고 있으므로 가령 한반도에 무슨 일이 일어난다 하더라도 의회는 제2차 한국전쟁에의 참전을 거부할 것입니다.
미일동맹도 같은 시나리오에 기반해 진행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좋습니다. 주일미군, 특히 해병대는 이미 괌, 하와이, 미 본토로의 이전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남서제도로의 군비증강은 ‘중국과 전쟁을 한다 해도 그것은 자위대의 일이다. 미군은 후방지원만 한다’는 의사표시입니다. 좌파는 ‘미국이 벌이는 전쟁에 일본이 휘말릴 위험성’을 강조하지만, 실제로 미국은 ‘일본이 하는 전쟁에 미국이 휘말릴 위험성’을 줄이려 들고 있습니다.
이런 경향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괌-테니안 선까지 끌어올려, 대중국 최전선은 한국군과 자위대에 맡길 작정입니다.
―― 현재 시점에서 미국은 중국의 지역패권을 저지하고자 동맹관계를 재구축하고 있습니다.
우치다 미국의 서태평양 전략은 기본적으로 ‘허브 앤 스포크’였습니다. 양국간 조약에 기반한 동맹관계입니다. 미국과 일본, 한국, 필리핀, 대만(79년 종료)등이 그렇습니다. 미국 이외의 이 나라들 각자 사이에 상호방위를 맺는 시스템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미국의 ‘허브 앤 스포크’전략은 ‘분단하여 통치하라(divide and rule)’라는 제국의 식민지 지배 전략을 그대로 본땄으므로 당연합니다만.
그러므로, 한일관계는 ‘전쟁에 이를 때까지 적대적이지는 않으나, 동맹을 맺을 정도로는 우호적이지 않은’ 어정쩡한 상태로 항상 남게 되었습니다. 이는 한일 양국 정부가 주체적으로 고른 관계가 아닙니다. ‘미국 입장에 가장 좋은 관계’였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입니다. 양국이 ‘적대적이지도 우호적이지도 않은’ 관계에 못박혀 있는 이상, 양국간의 문제가 일어났을 경우, 양국간 교섭에 의한 해결은 불가능하며, 항상 미국의 조정과 중재를 요청해야 합니다. 한일이라는 두 스포크(빗살)은 미국이라는 허브를 경유하지 않고서는 주체적으로 중요한 외교관계를 결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한 ‘미국 의존’ 도식 속에 한일양국은 전후 80년간 갇혀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미국은 양국간 동맹을 이루는 ‘허브 앤 스포크’를 그만두고, 한미일, 미국-필리핀-일본, QUAD(미국-호주-인도-일본)등, 스포크끼리 연락시키는 ‘그리드(격자)형 동맹’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리드형 시스템은 중심이 없으므로 어느 한 나라가 공격당한다 하더라도 살아남은 다른 노드 (결절점) 이 우회를 만들어 시스템을 재구축할 수 있습니다. 미군 조직 그 자체가 그리드형 시스템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똑 같은 모델을 동맹국과의 사이에도 적용하는 건 당연합니다.
미국은 어찌됐든 일찍이 ‘허브’ 지위에서 내려왔던 것입니다. 하지만, 대중국 억지력은 유지하고 싶습니다. ‘그리드형’으로의 전환은 이 두 요청에 상응하는 것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와 같이, 미군은 후방에서 무기와 정보의 제공을 지원하고 전투 그 자체는 ‘현지군’에 맡깁니다. 그리고 타이밍을 재며 중립적인 중재자와 같은 얼굴을 하고 등장하여 전후 이권을 노립니다. 우크라이나나 가자에서 했던 것 그대로 동아시아에서도 미국은 할 작정입니다.
하지만 미국이 ‘허브’ 역할을 그만두었다는 건, 양국이라는 스포크가 ‘허브 없이’ 서로 연대할 호기가 도래했다는 뜻이란 겁니다. 저는 매년 한국에 강연을 하러 갑니다만, 그때마다 ‘한일 연대’가 연제로 곧잘 지정됩니다. 한일 연대 시나리오에 대해 한국 사람들은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똑 같은 테마로 제가 기고나 강연을 요청받은 적이 없습니다. 그런 것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는 정치가, 관료, 정치학자 등이 일본에는 거의 없습니다. 이 비대칭성은 우려할 만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트럼프 정권에는 ‘21세기의 세계 경제의 중심은 아시아이며, 미국은 경제적 번영을 유지하기 위해 아시아에의 관계를 계속해야 한다’는 사고 방식이 있습니다. 미국은 정말로 아시아로부터 철수하는 것일까요?
우치다 철수합니다. 트럼프나 공화당의 트럼프파(MAGA파)는 명확히 고립주의입니다. 미중 정상 회담에서는 중국에 큰 양보를 하는 식으로 관세 문제가 일단락되었지만, 그 직후에 트럼프는 ‘G2가 조만간 시작된다’고 발언했습니다. 이 두 사례 모두 패권을 바라지 않는 ‘싸우지 않는 미국’이 그 압도적인 군사력과 경제력을 배경으로 세계를 이원적으로 지배한다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이때 트럼프의 머릿속에 있었던 건 아마도 1494년에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새로이 발견한 모든 토지를 양국이 동서로 분할하여 독점한다’고 정한 토르데시야스 조약이 아닌가 합니다. 이 조약으로 스페인은 신대륙, 포르투갈은 아프리카와 인도, 동남아시아를 세력권으로 갈무리했습니다. G2라는 것은 아마도 아시아와 아프리카는 중국이, 남북아메리카와 유럽은 미국의 ‘세력권’으로 하려는 트럼프의 아이디어인 거이겠지요. 물론 그런 것은 그의 뇌내망상에 지나지 않습니다만, 망상이 현실을 바꾸는 경우도 있습니다. 만약 트럼프가 향후에도 G2라는 아이디어를 따라간다면, 미국의 국가 행동을 이 시나리오에 따라 해석할 필요가 나올 지도 모릅니다.
―― 국제정치학에서는 미중 양국이 불가피적인 전쟁에 이르고 마는 리스크(투키디데스의 함정)도 지적하고 있습니다.
우치다 미중 전쟁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2017년 랜드 연구소의 보고는 ‘타당한 전제를 놓는다면, 미군은 다음에 참전하게 될 전쟁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있따’고 결론지어 놓았으며, 같은 해, 조셉 던포드 통합참모본부장도 ‘우리가 현재의 궤도를 수정하지 않으면, 양적・질적 경쟁 우위를 잃을 것이다’라고 경고를 발했습니다. 그로부터 8년 후 지나 2025년 현재에서도 통상병기 하에서의 전쟁은 병력수, 함선 수, 항공기 수에서 미군은 버젓이 인민해방군보다 열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은 필사적으로 ‘AI 군비확충’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제 인간 병사는 쓰지 않습니다. 로봇, 드론, 무인 전투기, 무인 함선, 인터넷 침입, 우주로부터의 공격으로 전황을 결정한다는 새로운 전투형태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적군의 통신 시스템을 해킹하여 지휘명령계통을 끊어버리면, 싸우지 않고 적을 무력화할 수 있습니다. 미중 둘 중 하나가 이 전쟁 테크놀로지 상 돌파구를 달성하는 쪽이 이깁니다. 하지만 아직 미중 어느 쪽도 압도적인 기술차를 보여주는 데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이제까지 ‘될 수 있는 한 많은 자원을 AI 군비확충에 주입하는 것’과 ‘기술적 돌파구를 달성할 때까지 시간을 번다’는 게 전략적인 우선과제가 되었습니다. 이는 중국도 다르지 않습니다. 미사일로 대만의 인프라를 파괴하면 침공하는 의미가 없습니다. ‘무혈 입성’을 위해서는 역시 군의 통신 시스템을 해킹해서, 지휘계통이 기능하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효율이 좋습니다.
그러므로 ‘당면은’ 미중 전쟁은 없을 것이라는 게 제 전망입니다. 하지만 미국으로서는 아무리 해도 중국의 동방 진출을 저지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미중 전쟁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따라서 ‘미군은 후방 지원에 집중하여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 일본, 한국, 대만이 앞서 싸우게 해서, 세 나라의 희생으로 중국의 병력을 깎아먹는다’는 시나리오가 현재로서는 최선이라는 얘기가 됩니다.
―― 그러는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는 대만 유사에 대해 ‘존립위기에 해당한다’고 발언했고, 중국은 항의조치를 취했습니다.
우치다 미중 양국이 전쟁을 회피하려고 하는 때에, 일본 혼자서만 갑자기 긴장을 높이고 있습니다.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어리석은 행동자라고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중국의 외교적 압력은 이대로 증가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언론을 이용한 비판, 다음으로 단계적인 경제제재, 그리고 군사적 압력입니다. 중국은 이론대로 일본에의 압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다카이치 수상의 발언 철회와 사죄가 없는 한, 언젠간 중국이 스스로 압력을 그만둘 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에는 카드가 많으나 일본에는 대중국 카드가 없습니다. 이미 승부는 정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다카이치 수상은 아무리 지나도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중국이 압력을 증강할수록 일본의 국익은 잃습니다. 정부는 미디어를 이용해 ‘반중국여론’을 형성하고, 내셔널리즘으로 정권 부양력을 유지하려고 생각하겠지만, 그런 부추김은 국내용으로는 유효한지는 모르겠지만, 국제 사회에서는 통용되지 않습니다. 이번 다카이치 발언에 대해서는 일본의 편을 들어줄 나라도 국제기관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결국 어느 단계에 이르러 트럼프의 ‘다카이치를 그만 두게 하라’는 뜻을 받은 자민당의 일부가 손해에 신음하는 재계가 ‘다카이치 내리기’를 시작할 것인데, 그때까지 한 사람의 정치가의 경솔함 탓에 얼마나 국익을 잃어버릴까, 생각하면 절망적인 기분이 듭니다.
―― 가령 미국이 아시아로부터 철수한 경우, 동아시아의 질서나 일본의 입장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우치다 전근대적인 ‘화이질서’로 회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화이질서 세계관에서는 중화 황제가 세계의 중심에 있고 거기서부터 ‘왕화의 빛’이 동심원적으로 퍼져갑니다. 중심에서 멀어짐에 따라 빛은 약해지고, ‘화외의 민’이 반거(蟠踞)하는 변경이 됩니다. 변경은 왕토인지 아닌지 잘 알 수 없는 회색지대입니다. 변경의 만족이어도 황제에게 조공하면 관위와 하사품을 부여받고, 고도의 자치를 허용받습니다. 하지만 ‘고립’하려고 하면 정벌당합니다. 변경에 따라붙는 ‘일국 2제도’는 화이질서에 늘상 있는 상태입니다.
일본은 ‘동이’라는 변경이므로, ‘친왜위왕’ 히미코 시대부터 ‘일본 국왕’ 아시카가 요시미쓰, ‘일본 대군’ 도쿠가와 쇼군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1600년에 걸친 중화황제로부터 책봉당한 역사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가령 미국이 미일안보조약을 파기하여 아시아로부터 철수하려 해도 인습적으로 사고하는 일본인은 자동적으로 다시 ‘동이’라는 상태로 돌아가겠지요. 조공해야 할 제국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바뀌었을 따름으로, 변경이라는 사실 자체는 바뀌지 않습니다. 이제까지 미국의 속국이었던 것에 너무 익숙해진 일본인의 대다수는 ‘앞으로 중국의 변경이 된다’는 말을 들어도, 이렇다할 심리적 저항 없이 받아들일 것입니다.
게다가, 중국의 패권도 언제까지 유지할지 모릅니다. 이미 중국은 급격한 인구감소 국면에 돌입했습니다. 현재 시점에서도, 대학 졸업자 20%가 취직을 못하고 비정규적 긱 노동자는 2억 명에 다다라, 취직한다 하여도 지방자치체는 급여체불, 도시부의 기업이라도 갑작스러운 급여 삭감, 해도라는 경제적 불안 가운데 국민은 놓여 있습니다. 생활 불안이 확대되면 공산당 정권도 불안정화합니다. 이제까지 중국은 치안유지비가 국방비를 상회해왔습니다만, 이는 말하자면 ‘외적의 침략보다 내란이 일어날 리스크가 높다’고 중국 정부가 판단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향후 국내에서의 불만이 계속될 경우, 정부도 전랑 외교보다 국민 감시에 우선적으로 자원을 배분할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게 됩니다.
―― 시진핑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내걸고, 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배제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는 대일본제국의 ‘대동아공영권’에 가까운 아이디어라고 생각됩니다.
우치다 그건 얘기가 반대로 되었습니다. 대동아공영권 구상 그 자체가 ‘중화황제’를 ‘천황’으로 바꿔 옹립하는 ‘일본판의 중화사상’인 것입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명나라를 침공하여 난징에 후양성천황을 새로운 왕조의 황제로 즉위시키려고 했던 것과 같은 아이디어입니다. 변경을 통합한 ‘만족’은 반드시 중원에 돌진합니다. 이는 변경민의 ‘의무’인 것입니다.
―― 그러는 한편으로, 우리나라에는 쇼토쿠 태자가 수나라와 대등한 관계를 목표로 하고, 호조 도키무네가 원나라에의 복속을 단호히 거부한 역사도 있습니다. 일본은 끝끝내 독립을 지향해야 할 것입니다.
우치다 ‘포린 어페어스’ 최신호에 CSIS 고문인 브레진스키가 일본의 동아시아에서의 위치에 대해 흥미 깊은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명백히 대미협조노선을 취하면 동아시아의 지정학적 안정은 오히려 잃는다는 것입니다.
“일본은 극동에서의 가라앉지 않는 미국의 항모여서는 안 되며, 아시아에서의 미국의 주요한 군사 파트너여도 안 된다”고까지 단언하였습니다. 그것이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합의’에 달하는 전망을 저하시키고, 동아시아에서의 미국의 자유재량권을 잃게 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보수파로부터 분명히 ‘”미일동맹”은 유효기간이 다됐다’는 말을 듣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대미종속파는 미국의 의도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 중일 공존을 위해서는, 두 나라 상호간의 내셔널리즘을 뛰어넘을 필요가 있습니다.
우치다 중국의 반일감정은 기본적으로 관제이며, 국민에게 깊이 뿌리내려있는 것이 아닙니다. 종전 당시, 중국 대륙에는 200만 명의 일본 군인 및 군속이 있었습니다만, 장개석은 라디오에서 ‘덕으로 원통함을 갚는다’고 주창해, 위해를 가하지 말 것을 호소했습니다. 사실, 민간인을 포함해 대부분이 무사히 귀국했습니다. 1972년 중일공동성명에서 중국은 전쟁 배상 청구를 포기했습니다. 중일전쟁의 중국측 피해자수는 최신 연구에 따르면 군인 민간인을 포함해 2000만명에서 2500만 명이라고 일컬어집니다만, 이러한 인적 피해에 대해 배상 청구를 하지 않는다고 중국은 말했습니다. 소련에 무장해제된 병사들은 57만 명이 시베리아에 억류당해 장기간에 걸친 강제노동으로 그중 1할이 사망했습니다. 이전 전쟁에 대해 말하자면, 중국인은 명백히 예외적이라고 할 만치의 아량을 보였습니다. ㅇ여기에 대해 일본인은 우선 사의를 표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제 아버지와 장인 모두 중국에서 무엇을 했는지, 그 가해 사실에 대해 거의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중일공동성명 후 즉시 중일 우호 협회에 가입하고, 생애에 걸쳐 양국 우호를 위해 헌신을 다하였습니다. 아버지는 중국인 유학생의 신원보증인이 되고, 취직을 알아봐 주고, 돈을 빌려주며, 집으로 불러 식사를 했습니다. 어머니에게 ‘어째서 아무 인연도 없는 중국인을 돌보아 주는가’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아버지는 ‘중국에게는 갚지 못할 빚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장인은 전우회의 동료들과 패전 시에 체재했던 마을에 다시금 방문하여, 전기 제품을 주어 마을 사람들의 후의에 보답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전중파의 이러한 중국에 대한 감사의 마음은 국민적인 기억으로까지는 계승되지 못하였습니다. 지금 패전 이전의 군국주의를 긍정하는 언동이 거듭되고, 반중 내셔널리즘을 부추기는 정치가나 언론인은 청일전쟁 이후 중국에 대한 일본의 가해사실에 대해서도, 중국인이 패전 후의 일본인에게 보여준 관용에 대해서도 무지한 것인지, 무지를 가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미국의 패권이 끝난다면, 그것을 전제로 하는 미일 안보 체제도 끝납니다. 예전에 아베 정권은 ‘전후 레짐으로부터의 탈각’을 주창했지만, 현재로서는 어쩔 수 없이 전후 레짐으로부터 쫓겨나게 된 형국입니다.
우치다 미일 동맹 기축이 이제 유효기간을 넘은 이상, 새로운 안전보장 구상이 필요합니다. 제가 제안하는 것은 ‘미일기축’에서 ‘아시아 연대’로의 전환입니다. 다만, 아시아 연대를 이루기 위해서는 패전 이전의 아시아주의를 똑바로 재점검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전전의 아시아주의는 중국, 한국과 연대하여 구미 열강의 위협에 대항하기 위한 것으로써, 일본의 아시아주의자들은 한국의 김옥균이나 중국의 손문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했습니다. 하지만 ‘연대’의 첫 뜻은 자연스레 ‘지도’ ‘지배’로 변질되어, 드디어 ‘침략’으로 귀결되었습니다.
전전의 아시아주의가 어째서 실패했는가, 그 통절한 재점검 상에서, 다시 한번 ‘아시아의 동포와 연대하는’ 길을 목표로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일본인을 포함한 아시아 전쟁 희생자들의 넋을 달래고, 역사 문제를 뛰어넘는 길이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반드시 아시아의 공존공영이 있을 것입니다. (『월간일본』 11월 27일 인터뷰어 및 구성 杉原悠人)
(2025-12-24 07:50)
글쓴이: 우치다 다쓰루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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