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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순주의라는 신화
    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6. 3. 22. 13:19

    이시바 시게루 수상이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총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당 내외에서 ‘이시바 강판’ 선풍이 폭풍처럼 불며 당내 기반이 취약한 수상은 여론의 지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보전할 수 없게 되었다. 추후 정국이 어떻게 될지 전혀 내다볼 수 없다. 하지만 누가 차기 총재직을 차지하더라도 자민당의 퇴조 흐름은 불가피하다. ‘당이 해산될 만한 위기’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그리고 내각이 실정을 범할 때마다 당 내부에서 ’… 강판‘이 시작되고, 단명하는 내각이 줄을 잇게 될 것이다. 하물며, 정권이 안정될 것이라는 신뢰를 잃게 되면, 어느 시대든간에 ’단순주의자‘가 전면에 나서게 된다.


    ’단순주의(Simplism)’라는 정치 용어를 일본 언론에서 볼 수 있는 기회는 없다. 그러나 ‘좌/우’, ‘진보/보수’ 하는 구분보다도 ‘단순주의’가 정치의 실상을 나타나는 데 타당하다고 필자는 본다. 정치를 ‘좋고 나쁨/옳고 그름’하는 식의 디지털적인 이항 대립으로 환원해 이해하고, 그 타개책이랍시고 분기탱천하여 ’적을 때려부수자‘라고 드는 게 바로 단순주의이다.


    그러나 실제 정치판은 무수한 요소가 관여하고 있는 복잡계인지라, 자그마한 입력변화만으로 상황이 극적으로 바뀐다. 그리고 참으로 유감스럽게도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때가 되면 단순주의자의 목소리가 커진다. 미래를 예측할 수 없을 때일수록, ’사실 매우 쉬운 사정이다. … 가 모든 악의 근원이기에‘하고 단언하는 단순주의자에 사람들은 매료된다.  단순주의자는 우리의 지적 부담을 덜어준다. 따라서, 내심 ’그런 식으로 얘기를 단순하게 하면 쓰나…‘ 하고 생각하더라도, ’깊이 생각하지 않고서도 만사 OK‘라는 지적 보상에 사람들은 너무나 쉽게 굴복하고 만다.


    정치 상황이 복잡해질수록 사람들은 보다 단순한 설명을 간절히 찾아나서게 된다. 이는 역사가 증명한다. 물론 단순한 설명으로 현실을 다 이해하기는 애초에 불가능하다. 하지만 
    현실을 알지 못하는 인간에게도 현실을 바꾸는 힘이 있다. 오히려,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기를 기피하여 단순주의적 망상에 빠져드는 인간일수록 현실변성력 (*우치다 선생이 지어낸 말 - 옮긴이) 강하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이로는 미국을 보면 알 수 있다.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대의명분만 있으면 헌법이든 법률이든 무시할 수 있고, 입법부나 사법부에도 간섭받지 않는 권력을 휘두를 수 있게 되었다. 사실상 ’왕국‘이다. 중국과 러시아에 이어 미국 역시 독재제를 채택하려 하고 있는데, 그러는 이유는 아마도 미국 국민의 눈에 ’막 하게 되면 세상이 훤히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일본농업신문 9월 10일)

     

    (2025-09-16 11:56)

     

    글쓴이: 우치다 타츠루 고베여학원대학 명예교수 / 아이키도 가이후칸 관장 / 1950년생. 주저 <하류지향>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