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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론적 사고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6. 3. 21. 17:55
국내 선거로 언론이 들썩거리지만, 필자에게는 세계대전이 코앞으로 다가온 게 더 신경쓰인다. 얼마전 트럼프는 대통령령을 통해 국방부(Department of Defense)를 전쟁부(Department of War)로 바꾸겠다고 했다. "우리는 방어만이 아닌 공격에도 나선다. 어물쩡한 합법성에 구애받지 않고 최대한의 살상력을 구사한다. 정치적 올바름이 아닌 폭력적 실효성을 추구한다"고 신임 전쟁 장관 헤그세스는 강조했다. 세계가 난리통인데도 우리는 폭력을 믿는다 하고 미국 국방정책 최선임이 선언하면 얼마만큼의 파급력을 몰고오는지 이 남자는 과연 이해하고 있을까? 아마 아무 생각이 없을 것이다. 이 발령 직후에 러시아는 폴란드에 드론 공격을 감행했고, 이스라엘은 카타르에서 하마스 간부를 폭살한 것이 명백한 사실이다.
세상이 '굿 가이'와 '배드 가이'로 나뉘어 다툰다는 단순한 이원론을 믿으며 지적 부담을 덜기를 바란다면 그건 트럼프와 헤그세스의 사정에 불과하다. 그러나 세상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정치는 작은 입력 변화로 말미암아 극적인 출력변화를 불러일으키는 복잡계이다. 이를테면 '베이징에서 나비가 팔랑이면 캘리포니아에서 허리케인이 발생한다'는 투의 비유가 복잡계를 설명하는 데 쓰이곤 한다. 이렇듯 정치판은 미래예측이 매우 곤란한 계(系)이다. 따라서 될 수 있는 한 선입견을 제치고, 낙관이나 비관 어느 쪽에도 기울지 말 것이며, 최악의 사태부터 최고의 사태까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시나리오를 마련하여 현실을 바라보는 지적 억제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어느 나라를 가든 사람들은 지도자에 그러한 지적 억제를 기대하고 있지 않아뵌다. 도리어, 과장된 수사를 놀리고, 호전적 감정을 부추기며, 단순한 선악 이원론으로 만사를 설명해 주는 '사이다 정치가'들이 모든 나라에서 압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일본 역시 그렇다. 향후 자민당의 총재로 나설 사람들 역시 필사적으로 '사이다 경쟁'을 하게 될 것이다. "아주 쉬운 이야기로서 모든 악의 근원은 ... 이므로 이를 소거하기만 하면 매사는 해결된다." 는 음모론을 앞다퉈 주장할 것이다. 왜냐하면 정치가로서 대중적 인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음모론이란 '단일한 "오서(author)"가 만사를 통제하고 있다' 하는 이야기를 이른다. 물론 현실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러한 이야기에 푹 빠져든다.
무엇보다,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복잡한 세상이 매우 단순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지적 부하가 대폭 감경된다.
하지만 그뿐만이 아니다. '우연이라고 보이는 현상은 사실 누군가에 의해 완전히 제어되고 있다'는 신빙 그 자체는 종종 인간의 지성에 그 한계를 뛰어넘을 것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라만상은 신의 섭리에 의해 제어되고 있다'고 믿음으로 하여 인류는 일신교 신앙을 창조해냈다. 언뜻 임의로 보이는 사건과 현상의 배후에 간단명료한 수리적 법칙성이 깃들어 있다고 믿음으로 하여 인류는 자연 과학을 발전시켜왔다.
결국 음모론적 사고는 어떤 경우에는 지적 부하를 경감하여 인간을 사고 정지로 이끌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지적 부하를 견딜 수 없을 정도까지 끌어올려 지적인 한계를 돌파케 할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솔직히 얘기하면 우리 모두가 음모론적인 사고에 사로잡혀 있다. 이렇게 쓰고 있는 필자 자신도 '세상이 이렇게 개판이 되어가는 이면에는 무언가의 법칙성이 작동하고 있음에 틀림없다'고 여기기에 바로 이런 문장을 얼기설기 써내리는 것이다.
자기 사고가 활동을 정지하여 자기 쇄신의 의욕을 잃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지금의 나와는 다른 인간이 되고자 각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인가, 그것을 감지해 내기는 어렵다. 너무나도 어렵다.
(야마가타 신문 '직언' 9월 13일)
(2025-09-16 11:53)
글쓴이: 우치다 다쓰루 / 아이키도 개풍관 관장 / 고베여학원대학 명예교수 / 대표저서 <하류지향>, <일본 변경론>, <스승은 있다>, <목표는 천하무적> 등. 원문
오길비:
1. 되도록이면 일본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음을 원칙으로 삼고 있으나, 지도자의 언행 하나하나가 얼마나 큰 파급력을 가지는지 관저는 알고 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외국어 학습자로서 이런 조어를 만들어봤습니다. 일본어 어휘 습득에는 적어도 도움이 됩니다.
ホクホクさもしく働いて媚びて参る総理
(덩실덩실 약삭빨리 일하며 아첨해드리는 총리)
2. 요즘 음모론이 대유행입니다. (이미 알만한 사람 다 아는 거면 신선도가 떨어지는데 뭘 그걸 쉬파리처럼 달가드는지 이해가 안되는군요.)
저도 엄청난 음모론가이기에(웃음) 평범한 음모론으로는 성이 안차서 그쪽은 잘 안갑니다.
무슨 음모론을 믿느냐... 내가 꾸준히 보고 있는 블로그의 주인이 나의 블로그도 꾸준히 보고 있다 는 신빙입니다.
아, 말하고 나니까 시원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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