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액자틀과 의사소통
    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5. 10. 7. 11:35

    요로 다케시 선생님을 오랜만에 뵈어 이야기를 나누었다. 선생님은 올해로 미수를 맞이하셨건만, 지금껏 정정히 곤충 채집에 나서고 있다. 하시는 말씀도 여전히 흥미로웠다.  가운데서도 액자틀‘ 이야기가 재미있었으므로 조금 전해드릴까 한다.

     

     

    요즘 들어 액자‘가 없어졌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액자’란, ‘액자틀 안에서 나오는 말들은 사실이 아니라 지어낸 이야기입니다‘ 하는 메타메시지를 뜻한다.

     

    메타 메시지란 메시지의 독해 방식을 지시하는 메시지‘를 이른다. ‘이것은 인용입니다’, ‘이것은 농담입니다‘,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마세요’ 하는 식이 그렇다. 입말 뿐만이 아니고, 표정이나 얼굴색에서 나타나는 때도 있으며, 문맥에서 이해되는 때도 있다.*

    (* 강연  여러분 뒷자리까지  들립니까?” 하는 것도 대표적인 메타메시지다. – 역주)

     

    유럽 도시를 가보면 게서 가장 장려한 건조물은 교회와 극장이다.  이유는  안에서 사람들이 말하는 내용은 진실이 아니라 일종의 꾸민 얘기이다‘ 라는 것을 보여주는 액자’이기 때문이다, 하는 것이 요로 선생님의 학설이었다.

     

    분명히 뭐가 액자‘이고 뭐가 그림’인지를 식별하지 못하면 우리는 그림(서사)’과 (현실) 구별하지 못하게 된다.  둘을 혼동하면 끔찍해진다. 극장 무대에서 일어나는 사실‘로 여긴 나머지 지금 살인이 일어났어요’ 하고 112 신고하는 것도 문제고,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전부 그야  당신의 개인적인 감상이잖소‘ 하고 비웃으며 넘기는 것도 문제다.

     

    하지만 최근들어 뭔가 일이 터지면 전부 단순한 서사로 집약시켜버리는 음모론자‘와 함께 객관적 사실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함부로 말하는 지적 허무주의자가 계속 늘고 있다.

     

    ‘액자’의 원래 말뜻은 그것이 의심할 여지 없이 진실이다‘ 라는 점에 있다. ‘메시지의 독해 방법을 지시하는 메시지’를 거론할  보통 사람은 거짓말을 결코  없는 법이다.  이유는 조금만 생각해 보면   있다. 액자 자체는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따라서, ‘액자가 없는 사회‘에서는 의사소통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오늘날 일본 사회는 그렇게 되어가고 있다. 요로 선생님과 그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시나노 마이니치 신문 7 4)

     

    (2025-08-12 09:27)

     

     

    저자 소개

     

    우치다 타츠루 (內田樹)

     

    1950년생합기도 개풍관 관장고베여학원대학 명예교수.

    근간 『용기론』 『목표는 천하무적』 .

     

    출처: 우치다 타츠루의 연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