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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자유에 대해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5. 10. 4. 15:51
일 년 전쯤부터 ‘엔가와 라디오’라는 팟캐스트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대화 상대는 MBS 방송국 아나운서인 니시 야스시 씨다. 지난번은 참의원 선거 얘기를 했다. ‘선거 기간 동안 미디어는 침묵하고, 인터넷에서는 진위불명의 정보가 범람하는’ 나쁜 습관이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해 얘기했다.
‘정치적으로 공평할 것’을 규정한 방송법 제 4조를 지나치게 엄밀하게 해석하면, ‘모든 정당에 균등히 시간을 분배하고, 될 수 있는 한 중립적으로 보도한다’로도 읽힌다. 실제로 방통위원장이 협박하기를 방송법을 위반할 경우 송출 중단 조치를 취하겠다고 한 적이 있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방송국은 한 손에 초시계를 들고서 모든 정당에 동일한 시간을 들여 보도하겠노라고 한 적도 있었는데 그 작업이 너무나 무리수인지라 결국 선거 기간 동안은 아무것도 보도하지 않겠다는 허무적인 태도에 빠졌던 것이다.
어리석은 이야기다. 보도의 공평성이라는 것은 다양한 언론이 자유로이 오고가는 장을 만들고서 유지하는 노력을 이르는 수행적인 형식으로밖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이야말로 보도의 공평성이란 겁니다 하고 딱 보여줄 수 있는 그런 건 없다. 초시계 가지고 각 정당의 보도시간을 조정함으로써 ‘보도의 공평성’이 실현될 수 있다고 말하는 인간에게는 언론인을 참칭할 자격이 없다.
언론기관이 할 수 있는 일이란 가능한 한 다양한 입장에서 나오는 다양한 정치적 의견을 시민들 앞에 제시하고, 그 옳고 그름에 대해 언론인으로서의 견식을 바탕으로 발언해야 마땅함을 이르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헌법의 기초 이념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정책을 내건 정당이 일본에 여럿 등장했다. 그것이 일본의 미래에 바람직하다고 여긴다면 언론인은 그렇게 말하면 되고, 그것이 일본을 위협한다고 생각하는 경우 언론인은 당당히 그렇게 말하면 된다. ‘공정하게’라는 변명을 대며 정당의 정책을 그대로 흘려보내는 작태는 곧 정당의 홍보활동이나 다름없다.
(시나노 마이니치신문 7월 11일)
(2025-08-12 09:19)
저자 소개
우치다 타츠루 (內田樹)
1950년생. 합기도 개풍관 관장. 고베여학원대학 명예교수.
근간 『용기론』 『목표는 천하무적』 등.
출처: 우치다 타츠루의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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