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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 대신 호흡법을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5. 10. 4. 15:30


(합기도 도장을 찾았다가 권투장으로 갔다는 식의 사람들을 너무 많이 봐서 한마디 올리겠습니다. 네 물론 저도, “차에서 내려 운전강사를 한대 때려줄까 진지하게 생각했다” 라든가, “아이키도 기술을 도장 밖에서 시전하면 경찰차나 구급차가 옵니다.” 같은 문장에 끌리는 게 사실입니다.-왜 하필이면 모두 ‘차’일까요?-이런 저도 우치다 선생님-합기도 8단!-의 아래와 같은 대단히 친절한 설명에 감복하였으므로, 부디 한 분이라도 더 함께해 주신다면 기쁘겠습니다. 스트레스 많은 현대인들에게 박스 호흡법, 4-7-8 호흡법 등도 널리 알려져 있지요? 이처럼 옆사람을 때리고 싶거나 무술을 일상에서 시도하고 싶어질 때, 호흡법을 써먹으면 좋겠습니다. - 옮긴이)
『월간 비전(秘傳)』에서 호흡법 특집을 다뤘다. 아이키도의 호흡법을 제재로 삼으라고 하시기에, 우리 개풍관에서는 어떤 호흡법을 수련하고 있는지를 썼다.
이번 특집을 통해 호흡법 전문가 분들이 저마다 깊은 지견을 말씀해 주실 것이기에, 나는 일개 수행자로서, 호흡법에 대해 자득했던 사항을 보고하는 데 그치기로 한다.
호흡에 관해 알아두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사항은, 호흡이 인간의 생명 활동 가운데 의식적으로 조작이 가능한 유일한 것이라는 점이다.
소화기 활동, 순환기 활동, 내분비계 활동은 의식적으로 하려 해도 조작이 불가능하다. 물론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아 위가 쪼그라든다든가, 불안감으로 심장의 고동이 빨라지는 등의 ‘상관관계’는 있지만, 의식적으로 위를 쪼그려트린다든가, 심장 박동을 조절하는 것과 같은 행위는 (요가 구루 같은 사람을 제외하면) 보통 사람이 못한다. 하지만, 호흡은 다르다.
호흡은 우리의 의사와 상관 없이 행해진다. 따라서 자고 있을 때나, 의식을 잃었을 때도 호흡은 멈추지 않는다 (멈추면 곧 죽는다). 하지만 우리는 의식적으로 호흡을 깊게 혹은 얕게 하거나, 길게 혹은 짧게 할 수 있다. 이는 다른 생명 활동에는 해당 없는 사항이다. 오직 호흡만이 사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활동임과 동시에, 인위적으로 조작을 할 수가 있다. 다시말해, 호흡은 사람이 어떻게 못하는 생명활동과 의식적인 행동이 서로 얽히는 ‘생명활동의 기수(汽水)에 속한 영역’과 같은 셈이다.
따라서, 호흡을 통해 우리는 생명활동의 깊은 곳에 접할 수 있다. 호흡법은 ‘생명활동의 심층에 접근(access)’하는 데 우리에게 주어진 유일한 방법이다. 그런 만큼 옛날부터 허다한 무인과 종교가는 호흡법을 중시한 바 있다. 나는 그리 이해한다.
호흡법에 대해 이제까지 들었던 이야기 중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조동종 소속 승려인 미나미 지키사이 스님한테 들었던 이야기다. 대담하는 자리에서 나는 선의 초심자 되어 ‘마경’에 관해 질문했다. 마경이란 선 수행 과정에서 경험하는 환각 또는 신비 체험을 이른다. 수행이 얕은 자는 이러한 체험을 ‘깨달음’이라고 굳게 믿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미나미 씨도 마경을 경험했던 적이 있다고 했다. 그런 경우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지 거듭 물었는데, 미나미 씨는 ‘호흡을 꼽습니다’라고 가르쳐 주었다. 이름하여 ‘수식관(數息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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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에 일본의 사이비종교 ‘옴진리교’에서 이런 경우가 많았다 한다. - 역주)
(** 일본어로는 ‘수족관’과 발음이 비슷함을 염두에 둘 것. - 역주)
아무리 진짜같은(real) 환각이나 환청이 일어나도, 주의 깊게 신체 내면을 관조하면, 호흡만 통상적이고 규칙적으로 행해지고 있다. 따라서 그 수를 세는 것이다. 호흡을 헤아리는 동안 “계단[梯子段]을 올라가는 것처럼” 마경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의식상태로 돌아간다고 한다. 의식의 혼탁에서 일탈하여, 생명 활동의 ‘본도’로 돌아가기 위해 호흡을 꼽는다. 이는 호흡이 생명 활동과 의식활동을 연결짓는 단 하나의 회로이기에 채택된 행법일 것이다.
나의 도장 개풍관에서는 아이키도 수련을 시작하기 앞서 상당히 긴 시간에 걸쳐 호흡법을 행한다. 필자가 하는 건, 일구회가 행하는 수행 가운데 ‘오키나가’라는 것하고, 천풍회에서 행해지는 ‘호흡 조련’, 요가에서 하는 ‘기 모으기’ 그리고 일본 신토의 ‘아마노도리후네(노젓기 운동)’이다.
이러한 호흡법은 제각기 목적이 다르다(몸으로 직접 느껴봐야 알 수 있다). ‘오키나가’는 횡격막을 크게 움직여 폐의 기능을 향상시킨다. 호흡 조련은 제각기 활성화되는 부위가 다른 10종의 호흡법을 잇달아 행한다. ‘기 모으기’는 중단전과 하단전에 기를 모으는 것인데 단전(신경총)에 의식을 집중한다. ‘아마노도리후네’는 창공을 유영하는 8천만 신들의 배를 젓는 동작을 흉내낸다. (동작 그 자체는 ‘갤리선의 노예’와 다를 바 없지만, 스스로 원해서 자발적 의사대로 노를 젓는 것이기에 다들 웃는 얼굴이다). 단시간에 전신의 혈류가 좋아지고, 체온이 올라간다. 폭포수행에 앞서 행하기도 한다.
젊었을 때는 이 시간이 지루했다. 어서 몸을 움직이고 싶어서 근질거렸다. 그러나 오랫동안 수련하고 보니 호흡법이 얼마나 신체능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되었다. 그 결과 호흡법에 드는 시간이 점차 길어졌다.
나의 아이키도 스승인 다다 히로시 선생(합기회 사범, 아이키도 九단)은 호흡법을 중시한다. 지난번, 내가 췌장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전화로 보고했을 때 역시, 그 자리에서 ‘자네는 호흡법을 행하고 있는가’ 하고 물으셨다. ‘예’ 하고 당당히 대답했다. 호흡법을 해도 암에 걸린다. 하지만, 절제 수술 뒤 회복이 빨라서 주치의를 놀라게 했다.
‘호흡법은 삶의 지혜와 힘을 고양한다’고 다다 선생은 거듭 가르쳐주셨다. 제자 된 입장에서 우직하게 그 가르침을 따를 뿐이다. ‘삶의 지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살아가는 힘’은 분명히 상승함을 느낀다. 나는 심장판막증을 앓은 탓에 사춘기까지 격렬한 운동을 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었음에도 고희를 지나서까지 무도가로서 살아가고 있다. 이는 호흡법의 덕택이라 본다. 물론 호흡법을 게을리해서 빨리 죽은 나와 애초에 비교가 불가하므로, 호흡법은 삶의 힘을 고양한다는 언명이 과학적이라고 할 수는 없기는 하다.
(7월 14일)
(2025-08-12 09:15)
저자 소개
우치다 타츠루 (內田樹)
1950년생. 합기도 개풍관 관장. 고베여학원대학 명예교수.
근간 『용기론』 『목표는 천하무적』 등.
출처: 우치다 타츠루의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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