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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기는 데 고착되다
    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5. 9. 21. 15:22

    오늘날 일본은 살기 팍팍하다. 사회에 유동성이 없기 때문이다. 계층 하위에 있는 인간 앞에는 진로(career path)가 열리지 않고, 지배층은 권력과 재화를 점유하고 있다. 일본어에서 우등반열등반이라는 말이 한때 유행했는데, 학급이라는 말이 인상 깊기(impact)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라고 해도 좋고, ‘당파라고 해도 좋으며, ‘부족이라고 해도 좋고 뭐든 좋다. 결국 동질성 높은 집단이 배타적으로 뭉치며 교류를 거부하는 게 유동성 잃은 사회의 특징이다. 현대 일본은 그러한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일본만 그런 건 아니지만).

     

    어째서 사회적 유동성을 잃어버렸을까? 필자는 경쟁때문이라고 본다. 승패를 다투고 우열강약을 겨룰 시 인간은 그 능력을 최대화할 수 있다는 발상은 현대 사회에서 지배적인 인간관이다. 분명히 여기에는 나름대로의 경험적 근거가 있다. 하지만, 경쟁을 통해서만 사람이 그 능력을 높일 수 있다는 명제는 참이 아니다. 적어도 필자에게는 타당하지 않다. 왜냐하면 필자는 경쟁하는 사람이 아니라, ‘수행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무도 수행에서는 승부를 다투지 않음이란 개념을 처음부터 가르친다. 이렇게 말하면 놀라는 사람이 나오는데 그런 사람이라도 잘 생각해보면 그럴 수밖에 없단 걸 알게 된다. 지게 되면 지는 데 고착되고, 이기면 이기는 데 고착된다. 그리고, ‘고착이야말로 수행의 최대 금기이기 때문에 그렇다.


    수행이란 것은 연속적인 자기쇄신을 이른다. 허나, ‘승리에 고착된 사람은 그 성공 체험을 내려놓을 수가 없게 된다. ‘이기는 패턴을 거듭하고, 다른 이에게도 성공하려면 이렇게 해라하고 끝없이 가르치려 든다. 이리하여 이기는 데 고착된 인간은 성장을 멈춘다.

     

    우리 사회가 살기 팍팍하다고 느끼게 되는 건 성장을 멈춘 성공자들이 자기 삶의 태도를 표준적인 것으로 타인에게 밀어붙이기 때문이다. 그 발상의 빈곤함이 우리를 질식시키는 것이다. 다시 한번 청량한 공기를 사회에 불러들이고 싶다.

     

    (시나노마이니치 7 31)

     

    (2025-08-09 11:03)

     

     

    저자 소개

     

    우치다 타츠루 (內田樹)

     

    1950년생합기도 개풍관 관장고베여학원대학 명예교수.

    근간 『용기론』 『목표는 천하무적』 .

     

    출처: 우치다 타츠루의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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