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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과 솔선수범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5. 10. 5. 13:33

정치가의 품격이 떨어졌다.옛날에는 어찌됐든 공인은 외형적으로는 ‘일반인보다도 지성적이고, 양식을 가진 사람‘ 인 척을 했다. 실제로 안 그래도 ‘척’은 했다. 하지만 어느 시기부터 그러한 ‘척‘을 그만뒀는데, 이제는 비논리적이고, 교양이 없으며, 비상식적인 사람을 유권자는 선호하게 되었다.
그런 사람을 지지하는 유권자에게 이유를 물어본 적이 있었다. ‘자신과 『케미』가 같아서‘가 그 대답이었다.
Chemistry의 원래 뜻은 ‘화학‘이지만, ‘성격, 기질, 친근감, 공감, 궁합’이라는 뜻이 있다. 친근감을 느낄 수 있는지의 여부가 공인 선출의 이유가 되므로, 공인이 구태여 일반인보다 공정하다든지, 억제적일 필요는 없다. 사람에 따라서는 자신과 똑같은 정도로 이기적이고, 편협하며, 공격적인 인간일수록 자신을 ‘정치적으로 대표하는‘ 데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것이 공감에 바탕을 둔 정치가 가진 함정이다. 따라서, 정치는 공감에 바탕을 두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아니 물론 이해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을 자신들의 대표로 뽑는 일은 그만두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나라를 통치할 수는 없다. 일반인과 비교해 도의성과 지성에 있어서, 같은 수준(level)을 가진 인간만 있으면 나라는 통치가 안된다. 사리사욕과 사적 의도의 실현을 제치고서 공적 이익을 우선적으로 배려하는 인간이 통치를 위해 필요하다.
후쿠자와 유키치는 이러한 마음가짐을 ‘내핍의 솔선수범‘*이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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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은 痩せ我慢; “괴로워도 참으며 아무렇지 않은 듯 하는 것.“이라는 뜻의 일본어 관용어구.
박동섭은 유키치의 맥락에서 “허리띠 졸라매기“라고 번역했다. 우치다 다쓰루, 박동섭 옮김, 「우치다 선생이 읽는 법」, 도서출판 유유. 여기에 원전 「痩せ我慢の説」 한국어 초역이 실려있다.
다음 문단의 내용과 관련, “국가가 나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묻기보다, 내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물어라” 라는 뜻과도 통한다. – 옮긴이)
“나라가 잘되려면 내가 우선이 되어야 한다. 공적인 것을 우선하는 게 아니다.” 이 말인 즉, 자신이 좀 손해를 보고서도 아무렇지 않은 듯이 공을 사에 우선시키는 인간이 있기에 비로소 나라가 잘되기 시작한다는 의미이다.** 공공은 자연물과 같이 원래 거기 있던 것처럼 존재하는 게 아니다. 사적인 내가 좀 솔선수범해서 한 희생이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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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당히 복잡한 철학을 논하는 원전도 함께 읽어야 맥락이 이해된다. – 옮긴이)
“내핍의 솔선수범이라는 이러한 나의 주장은 모나드적인 단자에서 나온다기보다는 이른바 인지상정, 즉 사적인 뜻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소위 근대 국민국가 건설을 목적으로 나라를 유지 보존하려는 자는, 사적인 뜻에서 비롯된 내핍의 솔선수범을 반드시 근저에 두고 있다”라고 후쿠자와는 단언한다.
이만큼의 각오를 가진 정치가가 지금 (전 세계에 – 옮긴이) 몇이나 있을까.
(시나노 마이니치 신문 8월 8일)
(2025-08-12 09:24)
저자 소개
우치다 타츠루 (內田樹)
1950년생. 합기도 개풍관 관장. 고베여학원대학 명예교수.
근간 『용기론』 『목표는 천하무적』 등.
출처: 우치다 타츠루의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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