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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연방주의자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5. 5. 14. 14:33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정부 공격과 관세 외교로 미국은 깊은 혼란의 와중에 처해 있다. 어째서 대통령 자신이 행정부의 약체화를 노리는가 그 저의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모르는 것도 당연하다. 보통 독재를 하려는 정치가는 행정가의 권한을 강대화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는 도리어 연방정부기관의 약체화를 추진하고 있다. 왜일까. 트럼프를 반 연방파(안티 페더럴리스트)의 몇 번째 쯤 가는 아바타라고 간주하면 조금 이해를 할 수 있다.
13개 주가 동맹하여 영국으로부터 독립전쟁을 벌였을 당시, 잠정적인 ‘동맹’은 있었지만, 연방 정부는 아직 존재하지 않았다. 독립선언으로부터 합중국헌법 제정까지 11년이 걸렸던 것은, 연방정부에 얼마만한 권한을 부여할지에 대해 국민 사이에 합의가 성립하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주(스테이트)’에는 저마다의 정부가 있고, 의회가 있으며, 헌법이 있었다. 연방정부는 이들 ‘스테이트’의 느슨한 연합체인가, 아니면 ‘스테이트’의 상위에 위치하는 강력한 통치기구인가, 이 의문을 둘러싸고 격론이 있었다. 그 경위는 해밀튼, 매디슨 등이 『페더럴리스트』에 자세히 썼다.
논점 가운데 하나는 상비군에 관해서였다. ‘페더럴리스트(연방파)’는 그때까지 ‘유사시에 시민이 집총하는’ 방식으로는 외적으로부터의 침입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음을 지적하며 연방정부 지휘 아래의 상비군 창설을 요구했다. 반연방파는 상비군이 연방정부의 ‘사병’으로 화하여, ‘스테이트’를 공격할 위험성을 들며 반대했다. 하지만, 주방위군만 두는 경우의 리스크를 페더럴리스트는 날카롭게 지적했다.
“만약 한 정부가 공격받는 경우 다른 정부는 그 원병에 참가하여 방위를 위해 자기 피를 흘리며 스스로 군자금을 갹출할 것인가? (…) 하지만 아마도 그들은 그 이웃과는 질시와 반목을 일삼으며, 이웃의 지위가 낮아지는 것을 오히려 바람직하게 여길 것이다.”
건국 당시의 미국은 영국, 프랑스, 스페인, 네이티브 어메리칸이라는 ‘적’들에 둘러싸여 있었으므로 이러한 예상은 실존적인 것이었다.
트럼프가 나서고 있는 것은 이와는 반대의 과정, 즉 연방을 해체하여 다시금 ‘스테이트’를 기본적 정치 단위로 되돌리고, 결국 합중국 ‘건국 이전’으로 돌아가려는 것으로 필자에게는 생각된다.
그렇다 함은, 연방정부는 사회 계약에 기반한 의사적 제도이기 때문이다. 연방정부는 관념적인 구축물이며, 신체성이라는 것이 없다. 한편, ‘스테이트’는 공감과 동질성에 기반한 실감나는 집단이다.
트럼프가 염두에 두고 있는 건 미국을 다시금 여러 ‘공감과 동질성에 기반한 공동체’ ‘이웃을 시기하고 반목하는 스테이트’로 쪼개버리려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하면 미국의 국력은 쇠한다. 다만, 포퓰리스트 정치가가 최우선시하는 건 국력의 증대가 아니라, 자기 권력의 증대이다. 그리고, 사회 계약에 기반한 ‘차가운 공동체’보다도, 공감과 동질성에 기반한 ‘뜨거운 공동체’가 더욱 쉽게 전제정치로 바뀐다. 페더럴리스트 가운데 한 명인 해밀턴은 250년 전에 오늘같은 일을 예측이라도 한듯이 써놓았다.
“역사에서 배울 점은, 인민의 친구라는 가면이, 강력한 정부권력보다도, 더욱 전제주의를 도입하기에 확실한 도정이었다는 것이다. 사실, 공화국의 자유를 전복하기에 이르렀던 도배의 대다수가, 그 정치적 경력을 인민에게 아부하는 데서 시작했다. 다시말해, 선동자로 시작해 전제자로 끝맺음하는 것이다.” (주간금요일 4월 16일)
(2025-04-18 08:42)
저자 소개
우치다 타츠루 (內田樹)
1950년생. 합기도 개풍관 관장. 고베여학원대학 명예교수.
근간 『커먼의 재생』 『무도적 사고』 등.
출처: 우치다 타츠루의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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