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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려읽기) 폴리 포니
    인용 2025. 5. 13. 07:20
    글라주노프는 리스트가 '내면적' 목소리를 모두 드러내주었다며 아주 마음에 들어했다. 그는 작곡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이 다성 음악(polyphony)이라는 사실을 우리에게 곧잘 일깨워주었다. 무언가 설명할 게 있어 피아노에 앉으면 그는 항상 반주(伴奏) 성부와 반(半)음계(chromatic), 주제의 상행 발전과 하행 발전을 강조했다. 그것은 그의 연주에 충만감과 생명을 주었다. 나는 이것이 피아니즘의 가장 큰 비밀 중 하나라고 느끼고 있다. 

     

    바로크 시대(1600~1750)

     

    이 시대 음악의 가장 큰 특징은 선율과 반주로 구성된 음악이 아니라 대위법을 사용한 다성음악(polyphony)이라는 것이다. 대위법이란 두 개 이상의 성부가 각각 독립적으로 진행되면서도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기법이다. 바로크 음악을 처음 접한다면 먼저 두 개의 성부로 이루어진 다양한 곡을 충분히 연습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세 개, 네 개의 성부로 이루어진 복잡한 곡으로 넘어간다. 가장 추천하는 작곡가는 바흐이다. 그의 수많은 곡은 자녀와 제자를 가르칠 목적으로 작곡되었기 때문에 교육적 가치가 매우 높다.

     

    바흐를 비롯한 바로크 시대의 작곡가들은 악보에 음표와 쉼표 말고는 별다른 표기를 하지 않고 연주자의 자유로운 해석에 맡겼다. 악보에 크레셴도(점점 세게)나 디미누엔도(점점 여리게)가 적혀 있지 않아도 음이 높아지면 약간 커지고 낮아지면 약간 작아지게끔 다이내믹 표현을 해 줘야 자연스럽게 들린다. 또 예외는 있지만 연속된 두 음의 음정이 4도 이상으로 멀다면 스타카토로 짧게 치고, 순차적으로 진행한다면 부드럽게 이어서 연주하는 레가토로 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연주자 ‘글렌 굴드’가 유명합니다. - 인용자) 각각의 성부가 동등한 역할로 대화하듯 진행되므로 각 성부를 따로 연습해 주는 것도 필수다.

     

     

    ー 임정연, 『피아노 시작하는 법』

     

    (1:03짜리 피아노 연주로 짤막합니다. 광고도 안 나옵니다. 쇼츠보다 낫다!)

     

    도서출판 유유는 우치다 스쿨의 명실상부(일본어로 正真正銘) ‘언성 히어로’입니다. 종수가 한 달마다 늘어나는 기세이므로 구독하는 기분으로 사들이려 했으나.. 역시 잘 안 됐습니다. 😂 어쨌든, 임정연 선생님에 따르면 수많은 사람들이 일종의 ‘단나 게이’(나이 먹어 벽창호가 되지 않기 위한 자기 수련)의 방편으로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저만의 착각이지만요.) 개인적으로는, 피아노를 한 번도 쳐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책을 골랐겠지요?)

     

     

    뱀다리: 예전에 제가 교목님(채플수업 집전하시는 분)한테 들은 바로는, 교목님이 대학생 시절 큰 실의에 빠져 망연자실하고 있었을 때 어느 캠퍼스 건물에서 흘러나오는 푸가의 상행 발전과 하행 발전을 듣고 큰 깨달음을 얻었다고 합니다. 이게 제게는 줄곧 화두였습니다. 아, 그분이 또 검도 수련자시기도 했습니다. 不思議っすね(신비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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