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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사의 자질
    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5. 5. 2. 07:39

    사이토 모토히코 효고현 지사의 직장 내 갑질 의혹 등을 고발한 바 있는 문서와 관련하여 현이 설치한 제3자 위원회가 보고서를 공표했다. 현의회 특설위원회 보고서보다도 더 밀착된 내용이었다. 지사의 언동 16건 가운데, 직원에 대한 격노 등 10건을 갑질로 인정했으며, 또한 기자회견에서 전 효고현 니시하리마 현민국장을 ‘거짓말쟁이’ ‘공무원 실격’이라고 비난하며 징계에 처한 것 역시 공익제보자 보호법 위반으로 보았다.

     

    위와 같은 제3자 위원회는 지사 자신의 지시로 작년 9월에 설치된 것이다. 기자회견에서 여러 의혹을 지적받을 때마다 지사는 사안의 진위 그리고 적당성 여부의 판단은 모두 ‘제3자 위원회가 결론을 낼 것’이라고 답변을 반복하며, 자신에게 속하는 설명 책임을 회피해 왔다. 하지만, 현의회 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는 ‘견해의 일종’으로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했음에도 직후에 전 현민국장을 비하하는 발언을 이어가며 본래의 취지를 부정했다.

     

    3자 위원회의 보고서는 공인으로서 지녀야 할 지사의 자질에 중대한 하자가 있음을 본격적으로 추궁하고 있다. 기존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다루었던 사례에서 직원의 설명을 무시하고서 ‘지시에 따르지 않는다’고 단정 짓는 경우가 많았던 점을 고려하여, 보고서는 “주의 지도가 필요했는지의 여부는 우선 사정을 청취하고 나서 비로소 판단이 가능하다. 질책하기 전에 일단 전후사정만큼은 알아봤다면, 전제되고 있는 사안에 대한 인식을 그르칠 일은 없었다”고 마치 초등학생에게 타이르는 듯한 어투로 쓰여졌다. 이러한 필치 자체를 보건대, 지사의 유아적인 사고판단과 언행이 모든 문제를 초래했다는 제3자 위원회의 (비록 직접적으로 밝히지는 않는) 판단을 행간에 내포하고 있는 것처럼 필자에게는 읽혔다.

     

    이미 주요 일간지가 사설을 통해 지사에게 ‘책임을 다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쉽게 말해 ‘사직하라’는 뜻이다. 여느 때 같았으면 진작 사직해야 할 사안이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할 수 있는 일을 지사가 못한다는 사실 그 자체가, 그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이렇게까지 말해야 하나 싶기는 하지만,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람’은 절대 공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신마이 신문 328)

     

    (2025-04-03 06:25)

     

     

    저자 소개

    우치다 타츠루 (內田樹)

     

    1950년생. 합기도 개풍관 관장. 고베여학원대학 명예교수.

    근간 『커먼의 재생』 『무도적 사고』 등.

     

    출처: 우치다 타츠루의 연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