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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애들이 올 거야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5. 4. 30. 20:15
요전번에 마쓰타케 노부유키 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watch?v=xxMw-IU9_Cw 에 출연했다. 아는 분들이 많으시겠지만, 마쓰타케 씨는 『신 일본 공산당선언』이라는 책에서 당수 공선제 개선과 안전보장 정책의 전환을 제기한 일이 화근이 되어 공산당에서 제명당한 활동가이다. 현재 복당과 관련한 재판이 진행중이다.
무척 이해하기 힘든 송사이다. ‘자신을 제명한 정당으로 복당하겠다’ 하는 것이다. 모순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줄로 아나, 아마도 마쓰타케 씨의 머릿속에는 ‘현실에 존재하는 일본공산당’과 ‘원래 이랬어야 하는 일본공산당’이라는 두 가지 개념이 오버랩되어 있는게 아닌가 한다. 마쓰타케 씨가 복당해서 귀속을 바라는 쪽은 ‘원래 그래야 하는 공산당’이라는 환상에 가깝다. 환상이기는 하되, 제명 처분을 물리고, 자신을 복당시켜 줄 만한 (아량 넓은) 정당이 되기를 바라는 마쓰타케 씨의 희망이야말로 그의 법정 투쟁을 지속시켜 주는 원동력이다.
‘신문 아카하타(붉은 깃발 - 역주)’는 지난번 중의원선거 직전에 ‘불법 정치자금 문제’ 특종을 내어 자민당을 끝내 소수 여당으로 몰아넣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럼에도, 유권자는 공산당에 기존 10석에서 2석을 뺀 ‘배은망덕’으로 되갚아줬다. 비례득표도 416만에서 336만으로 20퍼센트 줄었다. 당의 명운은 명백히 쇠퇴 국면에 돌입해 있다. 이유는 여럿 있다. 당원의 고령화, 정책 면에서 유사한 ‘레이와 신센구미’의 약진 등이 지적되고 있는 한편, 이른바 ‘제명 문제’ 역시 패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여느 정치조직이든, 이데올로기적인 순수성을 추구할수록 사이즈가 축감한다. 당연한 일이다. 당중앙의 방침에 이의를 제청하는 사람들을 ‘분파’로 정죄해 처단하면, 분명 ‘이물질’은 배제되나, 조직은 작아진다. 정치조직이 진정 현실을 바꾸고자 한다면 ‘외연 확장’이야말로 정석이다. 그리고, 조직이 커지려면 ‘소이(小異)를 접어 두고 대동(大同)이라는 동일한 목적의 달성을 꾀하는’ 사람들을 결집시킬 수밖에 없다. 이데올로기적인 순화와 조직의 성장은 양립 못한다. 순화하면 축감하고, 확대하면 이데올로기적인 순결을 유지하기 어렵다.
14년 전, 필자가 가이후칸을 건축했을 적에, 아이키도 스승 다다 히로시 선생께 ‘도장을 여는 데 있어 마음에 새겨둬야 할 점이 있으면 말씀해 달라’며 여쭌 적이 있었다. 그때 다다 선생님은 미소를 지으시며 ‘이상한 애들 온다’ 하고 즉답하셨다. 한동안 그 뜻을 알 수 없었다. ‘이상한 애들’이 오니까 경비를 강화하라든가, 뒷조사를 미리미리 해두라는 식으로 선생님이 말씀하셨을 리가 없다. 그렇게 골똘히 여기며 도장을 시작했다. 마침내, 몇 년 지나 간담회를 가졌는데 게서 몇 명이나 되는 문인이 ‘사실 입문했을 적에 인생이 하도 안 풀리는지라, 기사회생할 각오로 입문했거든요’ 하는 진솔한 고백을 접하게 되었다.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려고 무도 수련하는 도장에 문을 두드렸던 건, 다름 아닌 스물 다섯 살이었던 필자 자신이 그랬었다. 어이쿠야. 인생을 바꿀 각오로 입문하러 왔으니만큼 ‘별난 놈’인 게 당연하다.
일본공산당에 말씀드리고 싶은 게 바로 이거다. 정치조직을 처음 시작하려면 ‘이상한 애들이 온다’ 하는 각오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산당에 입당하는 사람은 괜히 문화센터에서 여가로 서예나 꽃꽂이 배우러 오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인생을 바꿀’ 각오로 찾아오는 것이다. 그래서 다들 ‘별난 녀석’일 수밖에 없다. 개중에서도 마쓰타케 씨는 특출하게 ‘별난 녀석’이었을 것이다. 적이 이상하기는 하지만, 스무 살을 조금 넘긴 때에 자기 인생을 바꿀 결단을 하고서 입당한 사람이라면 그렇게 하는 게 맞다.
당세를 키우려면 ‘별난 인간’을 포섭하는 수밖에 없다. 여기서 ‘키운다’ 할 때의 말뜻은 우리네 자식들에게 ‘무럭무럭 커라’ 하는 것과 거의 차이가 없다.
(『주간금요일』 3월 19일)
(2025-03-31 09:36)
저자 소개
우치다 타츠루 (內田樹)
1950년생. 합기도 개풍관 관장. 고베여학원대학 명예교수.
근간 『커먼의 재생』 『무도적 사고』 등.
출처: 우치다 타츠루의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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