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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사촌마을, 만취당 등: 안동에 접해 있어 퇴계와 연이 닿아취재 2020. 7. 17. 16:29
보물 제 1825호 만취당.
만취당은 퇴계 이황의 제자 만취당 김사원이 학문을 닦고 후배들을 기르기 위해 세운 건물로, 현판은 석봉 한호가 썼다.
김사원이 선조 15년(1582)에 짓기 시작하여 선조 17년(1584)년에 완공하였다. 이후 영조 3년(1727)에 동쪽으로 2칸, 영조 40년(1764)에 서쪽으로 1칸을 덧붙여 지어 현재와 같은 'ㅜ'자형 평면이 완성되었다.
처음에 지은 대청과 나중에 지은 온돌방 부분은 문틀을 짜 맞추는 방법이 서로 달라 지은 시기가 다름을 알 수 있따. 기둥 위의 처마나 지붕은 처음 지을 당시의 모습을 손상시키지 않고 덧붙여 지어 원래의 모습을 잘 보존하고 있다.
만취당은 16세기 사대부집의 주거와 선비문화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건물이 점점 변화하는 모습을 잘 보여준다.
"의성 북부 경계에 안동과 마주한 사촌리는 이황의 뛰어난 제자인 만취당 선생의 고향으로..."
1983년, 1996년에 각각 중수되었다는 현판이 걸려 있고, 2014년에 보물로 지정되었습니다.
목재가 아주 오래된 것이 육안으로도 확인되고 단청은 빛을 바랬지만, 여전히 건재하지요. 특히 곳곳에 목재를 새로 짜맞춘 보수 흔적을 볼 수 있습니다.
저에게는, 전통과 현재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온다고 하는 메타포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만취당과 사촌마을이 관광객에게는 딱 그러한 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만취당은 (일단 현재 마을 구조로 보면) 일종의 사령부 자리에 있어서 바깥을 내다보자면 웬만한 정경을 조감할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 중에서도 선비들의 심신 수양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을 사촌리 향나무에 대해서 소개드리고 싶습니다.
노송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 향나무는 수령이 무려 500여 년으로 추정된다고 하네요. 오래된 기와집 처마를 배경으로 꼿꼿이 서 있는 터줏대감 소나무의 우듬지가 자아내는 풍경은 감상자에게 또 다른 감회를 불러일으킵니다.
흙벽을 새로 지은 이음매의 흔적이 역력합니다.
목재에 주목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임진왜란 때 많은 목조건물이 소실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집[私家] 으로서는 가장 오랫동안 살아남은 목재 건축물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뒤늦게 보물로 지정이 된 것이겠구요.
저는 이곳에 오전 9시쯤 도착했는데, 보시는 앞마당에서 새들이 정겹게 떼를 지어 모임을 갖고 있더라구요. 여러분과 함께 감상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사촌마을은 그저 박제되어 있는 동네가 아니라, 엄연히 사람이 살고 있어서 조금씩 약동하는 모습이 더욱 보기 좋았습니다. (물론 현지 주민들께는 저 같은 호사가를 탐탁지 않아 하실 것이 당연하겠습니다만.)
요즘 흔히 보기 힘든, 완전히 흙으로 투박하게 짓이겨놓은 담벽입니다.
기와집만 있어서 눈에 피로가 오기 쉬운데, 아니 글쎄 한눈에 이런 초가집이 보이더라구요. 게다가 이 집은 채마밭이 또 억수로 정갈하게 잘 가꾸어져 있었습니다.
음. 하지만 초가집이란 게 그다지 낭만적이지 못한 게, 왜 새마을운동 당시 죄다 슬레이트 지붕으로 바뀌었는지 그 이유가 다 있을 만큼 관리가 번거롭다고 하네요. 매년 볏짚을 구해다 엮어야 하는데... 누가 그렇게 할까요? 그래서 보시는 가옥의 볏짚가리 상태가 매우 휘황찬란한 이유는, 바로 이런 관광지로서의 전시... 를 목적으로 해서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참으로 풍요롭고 목가적인 듯 보이지만, 실제 농민의 삶은 이제나 저제나 고달프다고 하지요.
시와 그림과 역사가 있는 점곡 벽화마을. 이걸 어떻게 다 그리셨나 할 정도로 레퍼토리가 다양합니다. 교과서에서 자주 뵙던 시인분들의 작품, 추상같은 선비의 지조, 그리고 온갖 잊혀져가는 선조의 생활사로 이루어진 작품들입니다.
위 그림은 매화를 노래한 이퇴계의 작품입니다. 이기호발론... 만 펴신 게 아니라, 이런 낭만적인 면모도 있으셨다고 하네요. 낮 퇴계와 밤 퇴계가 다르다는 것인데, 이 작품은 잘 보이는 도로 연변에 그려져 있습니다. 그만큼 사촌마을과 관련이 깊다는 것이겠지요.
같은 맥락에서, 사촌마을 자료전시관입니다. 주제는 크게 네 가지입니다. 사촌에 이렇게 학덕을 쌓은 인물이 많다, 나라를 위해 의병을 분연히 이끌었다. 그리고 관혼상례 등 전통적인 생활 및 지역 소개입니다. 어린이를 데리고 오시면 매우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사촌전통마을은 안동김씨와 풍산류씨의 집성촌으로 송은 김광수(1468~1563), 만취당 김사원(1539~1601), 천사 김종덕 및 병촌 류태춘 등 많은 유현이 이 마을에서 태어나 학문을 연구하였으며 또한 김광수의 외손인 서애 류성룡도 이 마을에서 태어났다.
- 조선조 문헌달사와 과한이 이어진 마을로 대과에 13명, 소과에 34명이 합격하는 등 선비학자들이 배출된 마을이며 약 30여 동의 전통 고가들이 존재하고, 그 중에서 만취당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사가의 목조건물로 알려져 있다.
- 또한 600년 이상의 수령을 갖고 있는 사촌가로숲이 매우 아름답다. 사촌에 길게 가로 놓인 숲은, 1392년 감목공 김자첨의 입향(入鄕) 후 마을을 개척할 때 "서쪽이 허하면 인물이 나지 않는다"는 풍수설과 마을의 방풍 등을 겸하여 조성하였는데 잘 보존되어 있어서 그 경관이 뛰어나다.
- 임란 당시 김사원은 창의하여 정제장으로 활약하였으며, 김사정은 (...) 김사형과 함께 활약하였다. 병신의병 당시에는 1896년 고종의 밀명을 받고 의병대장 김상종 등이 의병을 모아 의성 구성산(현재 구봉산) 및 금성 산운동에서 접전하고, (...) 많은 의병들이 전사하였다.
- 이때 왜군들이 승세를 몰아 의병의 본거지인 사촌에 내려와서 와해(瓦海; 바다처럼 기와집이 많음) 라고 일컬었던 와가 대촌을 불살라버려서 현재는 약 30동 정도의 전통가옥이 보존되어 있다.
... 왠지 학부생 교양과목 과제 같은 TMI가 되었지만, 이것으로 사촌마을이 어떤 곳인지 대강 설명이 가능하다고 보아 조심스레 소개드려 보았습니다.
봉화, 영덕 등 914번, 930번, 그리고 79번 국도 동편에서 자차로 오실 때는 (사진에 잘 안 나왔는데) 왼편에 보이는 소방서를 끼고 위와 같은 조형물 및 간판을 따라 들어오시면 편합니다.
어떻게 오시든 사촌 가로숲길을 꼭 들르시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무튼 보시는 점곡초등학교 서쪽으로 죽 가시다 보면 폭 4m, 그야말로 옛날로 치면 신작로가 나오는데요. 조금만 걷다 보면 서당 등 나름 숨은 핫플레이스가 있으니 시골에서만큼은 느긋하게 있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길이 꽤 깨끗하게 닦여져 있어요. 너무 붐비지도 않은데 정적으로 가득 차 있지도 않구요. 어슬렁어슬렁 거리기 딱 좋습니다. 아메리카노 한 잔 들고 말이죠.
완전 '점방' 밖에 없죠. 그럼 아메리카노는 어디서 뽑아 먹느냐...?
그래서 바로 맞은편에!! 이런 카페가 있습니다.
가로숲 가는 길 - 서림카페입니다.
요기 단팥빵하구 쿠키가 유명해요. 매일 10시 30분 쯤에 직접 구워주신답니다.
단팥빵은 그러니까 빵 자체가... 정성이 들어가 있어서 씹는 맛이 즐겁구요, 팥은 정갈하게 들어가 있습니다. 쿠키는 요즘 트렌드인 겉바속촉은 물론, 기본적인 초코칩 토핑 기반으로 crisp한 견과류의 식감으로 포인트를 주고 있습니다.
도시청년 지역고용 상생사업 - 청정지역프로젝트 2020과 함께합니다. http://youthstay.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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