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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의성 산운마을, 소우당 등: 하회마을에만 한옥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취재 2020. 7. 10. 15:47
학록정사. 별 특색은 없습니다. 다만 산운마을 초입에 몸풀기용으로 구경할 거리가 있다는 데에 의의가 있습니다.
산운마을은 영천 이씨의 집성촌이라고 합니다.
위의 이러저러한 비석은 다름이 아니라 신도비라고 합니다. 시골은 처음입니다만, 경상북도만 이런지는 모르겠는데, 아무개 현령 송덕비, 무슨무슨 판서 신도비 이런 게 참 많습니다.큰 공을 들인 이런 비석까지 세워졌을 정도면, 이름을 떨치기에 충분한 삶을 살았음이 분명합니다. 먼 후손인 제가 보기에는, 글쎄요. 더구나 요즘은 사회경제적 변화에 따라 유교적 관념이 급격하게 붕괴되어 가고 있는데, 이게 참...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앞으로 이런 사진을 많이 소개드릴 지도 모르는데, 여기서는 일단 말을 아끼겠습니다.
사진이 너무 어둡게 나왔네요. (참... 어린애 같은 변명이군요).
도보 하나는 잘 닦여져 있었습니다, 이것만큼은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반려견이 사육되고 있는 것을 봐서 누군가 상주하는 게 분명한 곳 소우당입니다.
제가 개를 무서워해서 안에 더 이상 들어가보지 못했습니다(또 변명...). 아닌 게 아니라, 원래는 제대로 숙박 예약을 해야 한다는 것 같군요.
"태양을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비밀의 정원"
"전통양식을 근간으로 한 풍요로운 정원"
"소박한 전통이 숨쉬는 풍요로운 울타리"
"평범한, 그리고 일반적인 안채와 사랑채"
"전통적인 양반 가옥의 특별한 건축미학"
"화려함보다 단정함으로"
위의 문구들은 한국관광공사 팜플렛에서 발췌했습니다. 이곳을 지은 소우 이가발(1776~1861)은 다시말해, '신도비' 가 세워질만한 인물은 아닌데, 돈은 엄청 많았다고 보여집니다. 이러다 벌 받는것 아닌지 모르겠네요. 그런데 저는 뽐내기만 하는 돌을 세운(혹은 세우기를 종용한) 고관대작보다도, 모두가 오래오래 시공을 초월해 쉬어갈 수 있는 집을 세운 이가발을 더 높이 칠 수밖에 없네요. 그렇지 않나요?대부분의 경우 고택 등은 잠겨져 있었습니다. 담 너머로만 보실 수 있는데, 그래도 걷다 보면 나름대로의 오밀조밀한 맛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죄다 고택이고 종택입니다. 다시말해 꾸민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이죠. 발터 벤야민은 복제물에는 없는 원본의 아우라(aura)가 있다고 설파했습니다. 그 전통의 기운을 받아서 그런가, 일단 마음이 고양되는 기분은 들긴 했습니다.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그런 마을입니다.
저야 뭐... 천생 여염집 머슴이라서 조선시대때나 지금이나 높다란 담장을 까치발하며 구경해야 한다는 게 말이죠, 오히려 마음을 더 편안하게 하네요. 핏줄을 아는 것은 중요한 것이죠, 아무렴요.소우당고택과 산운마을, 안개에 둘러싸인 금성산 등.
산운으로 가로되 뫼 산에 구름 운이라. 대단히 상서로워 보이는 정경을 보이고 있습니다. 풍수지리로 따지면, 적어도 살기 나쁜 곳은 아니겠지요. 이곳 근처에는 수정사라는 명찰이 있다고 하니, 다음에 소개드리도록 하지요.마지막으로 짜잔! 개방되어 있는 전통가옥인 경정종택 한 번 보고 가실게요. 굳이 소개드리는 이유는, 다른 게 아니라 그냥 도로 변에 가까워서 접근하기 매우 편리하다는 이유입니다. 나름 의성군 문화유산 7호랍니다.
수령이 무려 450년가량 된다는 회나무입니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흔들리고, 꽃과 열매가 많나니.
어느 훌륭한 분이 선조신고 했더니 선조 때의 충신이라고 하시네요. 사실 사당 뒤켠에는 양옥으로 지어진 살림집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개방을 결정하기 쉽지 않으셨을텐데, 뿌리 깊은 나무만큼이나 풍요로운 종손 분을 칭송하고 또 감사해하며, 폐가 되지 않도록 조용히 음미하고 대문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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