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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웰페어 퀸의 쓸모
    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4. 4. 16. 14:42

    고령자가 집단 자결하는 게 고령화 사회의 비책이라고 공언하였던 젊은 경제학자의 발언이 화제를 부르고 있다.

     

    그가 주장하는 ‘인간은 물러날 때가 중요한 듯하다’라는 말에도, ‘과거의 공적을 써먹으며 자리를 보전하고 있는 사람이 여러 층위에 너무나 많다’라는 사실의 적시에도 필자는 동의한다. 그러나, 쓸모없는 자는 유해무익하니까, 집단에서 내쫓아야 한다는 논()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인도적인 차원에서라기보다는 조직인의 경험에 기반해 그리 생각하는 것이다.

     

    조직에 기생하며, 아무런 가치도 창출하지 않고, 외려 새로운 활동을 가로막기나 하는 ‘무임승차자’는 모든 조직에 일정 수 포함되어 있다. 이런 ‘밥만 축내는 이’의 비율을 줄이는 건 분명 집단의 퍼포먼스를 높이는 데 어느 정도까지는 도움이 된다. 다만, ‘어느 정도까지는’이다. 무슨 말이냐면 ‘밥이나 축내는 자의 배제’ 작업에 드는 시간과 노력이 어떤 한도를 넘어서면, 그 작업 자체로 인해 집단의 퍼포먼스가 현저히 저하되기 때문이다.

     

    조직을 이끌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무임승차자를 싹 쓸어낼 비책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럴 여유가 있으면, 조직을 활성화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주는 ‘성과 초과자(Over achiever)’를 한 명이라도 늘려서, 그들이 유쾌하게 일할 환경을 정비하는 게 비용 대비 효과 면에서 한참 좋다는 점 또한 알고 있다.

     

    게다가, 젊은 분들은 모르시겠지만, 이제까지 나온 다양한 재난영화에는 ‘강자만으로 이루어진 그룹을 만들어, 자기들만 살려고 하는 사람들’과 ‘어린이나 노약자를 단 한 명도 내버려두지 않도록 무리를 무릅쓰는 사람들’이 대비되어 등장하곤 한다. 이때 ‘자기들만 살려고 하는 사람들’이 누구보다 먼저 죽는 설화 원형이 되풀이되고 있다. ‘집단 가운데 가장 약한 자를 하나도 남김없이 구출해 내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깊이 사량思量하는 일은 (설령 그것이 실현될 수 없다 하더라도), 집단을 살아남게 하는 데에 유용하다는 사실을 인류는 이른 단계부터 학습했던 셈이다. (2023116)

     

    (2024-03-11 09:11)

     

     

    저자 소개

     

    우치다 타츠루 (內田樹)

    1950년생. 아이키도(合氣道) 개풍관 관장. 고베여학원대학 명예교수.

     

    출처: 우치다 타츠루의 연구실


    【추기】

     

    If you see fraud and do not say fraud, you are a fraud. - 나심 탈레브

     

    항간에서 모 도쿄대 출신을 띄워주고 있습니다만, 이놈은 일본어로 표현하자면 うさんくさい, 어딘가 수상쩍은 녀석입니다.

    제 ‘나쁜 놈 감지 센서’가 그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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