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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짝반짝 빛나는 손톱은 언제 봐도 참 아름답더라고요. (오카자키 교코)
    인용 2024. 4. 4. 20:53

    note

     

    이것은 도쿄라는 지루한 거리에서 나고 자라 평범하게 망가지고 만 여자(젤다 피츠제럴드처럼?)의

    사랑과 자본주의를 둘러싼 모험과 일상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영화감독 장뤼크 고다르가 "모든 일은 매춘이다."라고 말한 적 있죠. 동감합니다.

    옳은 말이에요. 그걸 알고 하는 사람, 모르고 하는 사람, 알면서 모르는 척하는 사람… 기타 등등이 있지만

    다시 말하겠습니다. "모든 일은 매춘이다."

    그리고 모든 일은 사랑이기도 합니다. 네, 사랑이요.

    사랑은 일반적으로 일컬어지는 안락하고 따뜻한 것이 아니에요. 그건 분명합니다.

    사랑은 힘겹고 매섭고 두려운 잔혹한 괴물입니다. 자본주의도 마찬가지죠.

    하지만 헤엄을 못 치는 아이가 수영장 앞에서 겁을 집어먹듯 그런 것들을 두려워하면 꼴사납겠죠.

    두려워하지 않고 훌쩍 다이빙하면 말이죠, 참 신기하게도 헤엄이 쳐집니다.

    《물장구 치는 금붕어》의 가오루처럼 자세는 엉망진창일지라도.

    오늘날 도쿄에 사는 모두는 평범하게 행복을 느끼며 사는 데 어려움을 느낍니다.

    하지만 저는 행복이 두렵지 않아요.

    왜냐하면 저는 타고난 도쿄걸이거든요.

    마지막으로… 안타깝게도 폐간된 잡지 《NEW 펀치자우루스》에 이 만화를 게재할 때 담당해주신

    구리 씨, 고히 씨. 단행본 제작을 맡아준 하라다 씨, 그리고 여동생 게이코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합니다. 개미가 열 마리. 〔アリが十。〕

     

    p.s. 새벽 3시를 넘긴 시각, 저와 어시스턴트가 지쳐서 더는 못 하겠다고 끙끙대고 있을 때, 고히 씨가

    "안녕하세요." 하고 등장해서는, 감기에 걸려 열이 나니까 약을 달라며 이불을 깔고 자더니 심지어 "바나나

    케이크 없어요? 좀 줘요. 환자니까."라고 말하던 그날을 잊지 못합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요, 대체.

    그 시간에.

    그리고 이 이야기의 소재를 제공해준 여동생 게이코(본인은 모르겠지만). 게이코는 현역으로 활발하게

    일하는 회사원으로 제가 어떤 일을 하는지엔 관심이 없고, 저 역시 동생의 생활상이나 취향 등에 전혀 흥미가

    없지만 우리는 사이가 좋습니다. 게이코는 노느라 얼마나 지쳤든 간에 매니큐어만큼은 빠짐없이 챙깁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손톱은 언제 봐도 참 아름답더라고요.

     

    1989년 9월

    오카자키 교코


    (…) 인터넷에 떠돌던 오카자키 교코는, 게임 체인저였다. 만화를 문학으로 만들었다고 평가받는 뉴웨이브 작가인데 정작 그림은 낙서처럼 부정확하고 덜 공들여져 있었다. 덧그려진 선과 가이드라인이 그대로 출판물에 드러나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1980-1990년대에 쓴 메시지는 지금 이 시대에나 개발될 법한 것들이었다. 『핑크』에는 문단에 입성하지 못한 소설가 지망생이 등장한다. '등단'을 꿈꾸지만 매번 낙선하는 하루오에게 어느 날 한 명의 독자가 생긴다. 이 꼬마의 존재로 인해 하루오는 '독자'의 상대항인 '저자'의 지위를 획득한다. 이 기세를 타서 자기가 고른 소설들을 오려 내서 짜깁기하는 편법으로, 드디어 그는 소설가가 된다.

     

    김미래 『편집의 말들』 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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