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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知恩, 你知道吗? (지은 씨, 그거 알아요?)
    인용 2024. 2. 23. 18:23

    지은, 그거 알아요.

    촬영하면서 느낀 두 번의 감동적인 순간을 지은한테 말해주고 싶었어요.

    촬영 때 감독님이 저한테 디렉팅 하실 때 아이유가 쓴 '그녀와 눈동자가 닮은 그녀의 엄마'라는 가사를 들은 순간 마음속에서 어떤 울림이 있었어요. 그동안 스스로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것이었어요. 아이가 태어나고 엄마가 되면서부터 엄마들은 항상 내 아이의 눈이 나와 정말 닮았는지 골몰해도 내가 나의 엄마와 닮은 데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해 보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순간 우리 엄마의 얼굴과 내 얼굴을 맞붙여 거울 앞에서 찬찬히 엄마의 얼굴을 들여다보거나 함께 사진을 찍어 오래오래 자세히 보고 싶다는 마음이 너무나도 간절히 들었어요. 오늘 마침 섣달그믐이라 좀 있으면 엄마를 만나게 될 거예요. 그래서 그 일을 꼭 하고 싶어요.

    그리고 또 하나, 이 뮤직 비디오를 찍기 전에 당신이 나의 엄마를 연기할 것이라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촬영 스튜디오에 들어서서 당신과 만나면서도 솔직히 상상하기 어려웠거든요. 그런데 촬영이 시작되고 당신은 아주 오랫동안 그 나무 바닥 위에서 똑같은 한 가지 포즈로, 조명과 연기 속에서 조용하고 침착하게 그 자리를 지켰죠. 그렇게 초현실적이고 아름다운 촬영을 이어가던 순간 내게로 어떤 장면이 홀연히 떠올랐어요. 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는, 젊은 시절의 엄마가 바로 내 옆에 있다는 느낌, 우리 엄마도 그렇게 호리호리한 몸매와 매끄러운 피부에 활기차고 영민한 눈매였다는 것을요. 우리 엄마는 젊은 시절 중국 오페라 배우였어요. 하지만 내 기억 속에는 엄마의 옛날 사진과 가끔 아빠가 묘사해 주던 엄마의 모습이 뒤섞인 완성되지 않은 그림 같았어요. 아빠가 들려주는 이야기 속의 젊은 엄마는 중국 오페라 무대 위에서 빛이 나는 프리마돈나이자, 박수갈채 속의 히로인이었다고 했죠. 마치 그때 내 눈앞에 앉아 있던 지은처럼요. 그 생각이 든 순간 정말 울컥했답니다.

    지은, 내게 이런 아름다운 기억을 만들어줘서 고마워요. 오늘은 섣달그믐이고 난 비록 지은과 멀리 떨어져 있는 베이징에 있지만 당신의 행복과 건강을 빌게요. 앞으로도 당신의 좋은 노래를 많이 많이 기대할, 저는 당신의 팬인 탕웨이입니다.

    갑진 용년.


    배우 탕웨이(汤唯)가 썼다고 하는 글. 출처: https://www.instagram.com/dlwlrma/p/C3qJQDryBKe/ (가수 아이유의 사회관계망 서비스 '인스타그램' 계정에 2024-02-23 KST 영인본으로 게재됨. 오길비가 띄어쓰기 등과 관련 최대한 원문에 가깝게 다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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