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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즈키 구니오 씨에 대한 글
    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3. 3. 10. 20:01

    1월 11일에 스즈키 구니오 씨가 세상을 떠났다. 마지막으로 만났던 것은 2년 전 2월에 스즈키 씨의 분투를 기록한 다큐멘터리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애국자>의 상영 때였다. 나카무라 마유 감독과 셋이서 대담했다. 스즈키 씨는 그때 이미 휠체어로 찾아와, 웃는 얼굴과 해학은 예전 그대로였지만, 말에는 그다지 힘이 없었다. 영화관 앞에서 스즈키 씨가 탄 택시에 손을 흔들며 ‘이제 만날 수 없을 지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그렇게 되었다.

     

    스즈키 씨와 처음 만났던 것은 10년 전, 니시노미야에서 행해진 ‘스즈키 구니오 세미나’에 게스트로 초청받았을 때였다. ‘바로 그 스즈키 구니오’에게 어떻게 평가받을지 굉장히 긴장했다. 하지만 뵙고 보니 스즈키 씨는 온후하게 맞아주었다. 대담 시간에도 무도 수업이 화제의 중심이었고, 필자가 두려워했던 것과 같은 정치적으로 위험한 화제는 나오지 않았다.

     

    그때에 아주 의기투합하여, 이후 스즈키 씨와는 정기적으로 뵙게 되었다. 그때 한 대담을 소재로 세미나의 기획자였던 로쿠사이샤의 후쿠모토 타카히로 씨가 대담집 <세상을 개탄하는 먼 울부짖음>을 편집해 주었다.

     

    후쿠시마 미즈호 씨의 의원 생활 15주년 기념 파티에 초청받아 갔을 때, 아오야마의 모임 장소에서 스즈키 씨와 딱 만났던 적이 있다. 필자도 스즈키 씨도 그 장소에 달리 아는 사람을 찾을 수 없어서, 두 사람끼리 구석에서 맥주를 마시며 장황하게 잡담했다.

     

    ‘오늘 파티에 온 우익은 나 혼자라구’ 하며 스즈키 씨는 웃었다. 나중에 <어느 정육점 이야기>를 찍은 적이 있는 영화감독 하나부사 아야 씨가 우리를 찾아내어 말을 걸어왔기에 명함교환을 했다. 불량 고등학생 두 명이 수업을 빼먹고 체육관 뒤에서 연초를 피우고 있는 곳에, 반장 여자애가 와서 ‘아, 또야, 수업 빼먹고’ 하며 웃으며 눈총을 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스즈키 씨도 필자도 뭔가 허둥지둥 요령부득 대응해 버리고 말았다. 그때 스즈키 씨의 부끄러운 듯 웃는 얼굴이 잊혀지지 않는다. 명복을 빕니다.

     

    (시나노 마이니치 신문 2월 9일)

     

     

    (2023-02-15 18:01)

     

     

    저자 소개

     

    우치다 타츠루 (內田樹)

    1950년생. 합기도 개풍관 관장. 고베여학원대학 명예교수.

    저서 <원숭이처럼 변해가는 세상>, <길거리에서 논하는 한일관계론> 등.

     

    출처: 우치다 타츠루의 연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