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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레너드 저, 강유원 역 <달인>인용 2019. 12. 27. 19:59
[예상치 못한 부분이지만, 달인의 싹수를 가늠하기에 아주 적당한 계기가 바로 연애관계다.] (p.32)
[고되고 가차없으나 그만큼 보람이 큰 무술 연마만큼 달인의 길이 가지는 본질적인 역설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분야도 없다. 뭔가 중요한 것을 배우는 일에 항상 통하는 진실이 하나 있다. 우리 사회가 아무리 달인의 길을 방해하는 즉물적이고 효율성을 강조하는 관념을 추구해도, 그 순간 수백 만의 사람들이 결과뿐만 아닌 과정 그 자체에 헌신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바로 정체상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사람들에게 삶이란 생생하고도 만족스럽지 않을 수 없다.] (p.51~52)
["달인은 다른 사람들보다 5분 이상 매트에 더 머무르는 사람이다."] (p.81)
[자동차 운전도 고도의 예술일 수 있다. 그것은 장기간에 걸친 규칙적인 일들과 짧은 순간의 도전, 그리고 다음 코너에서 기다리고 있을 사고나 죽음의 가능성 사이의 균형잡기다.] (p.146)
[청소기는 분명 성가신 잡동사니지만, 달인의 길에서 요구되는 기술을 훈련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도구다. 조금도 평정을 잃지 않고 균형을 유지한 채 집 전체를 청소할 수 있는 사람은 달인에 대해 뭔가를 아는 사람이다.] (p.148)
[사태의 진실은 달인이 되기 위해 스포츠에 몰두해야 한다면 우리는 일도 해야만 하고, 관계 속에서의 달인이 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더욱 열심히 일을 해야만 한다. 두 가지 모두에 있어 상승 시기와 하강 시기가 있으며, 기나긴 정체상태도 있다. 그리고 결국 우리 삶의 모든 의미 있는 영역에서 가장 중요한 배움과 발전은 정체상태에서 일어난다는 점을 발견하게 된다.] (p.148)
[이완은 힘을 완전히 표현하는 데 있어 본질적인 것이다. 우리의 몸을 우리 삶 모든 것의 메타포로 간주한다면, 이를 적용하는 일은 훨씬 더 큰 의미를 가진다. 긴장하거나 경직되지 않고도 모든 일에서 강력한 힘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깨닫는다면 이 세상은 과연 어떻게 변할까를 생각해보자.] (p.164)[윌 슈츠 박사에 따르면 "진실을 말하는 것보다 협력 에너지를 높여주는 일은 없다."
윌 슈츠 박사는 1960년대에 '진실 말하기 그룹'을 대중화시킨 이로, 현재 기업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우리가 기업 경영자 수업을 시작하고 난 뒤 곧바로 얻은 최초의 성과는 그들의 미팅 시간이 짧아졌다는 것이다.
어떤 회사의 보고에 따르면 1시간 30분 하던 미팅을 이제는 20분에 끝낸다고 한다.
즉 '말하고 싶은 것만을 말하며 뭔가를 말하지 않으려고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는다.'
거짓말과 비밀은 조직에서는 독약이다.
유용하게 써야 할 에너지가 속이고, 숨기고, 누구에게 말하지 않을 것인가를 생각하는 데 쓰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진실을 말하기 시작하면 실수가 줄어들고 생산성은 늘어난다."
진실 말하기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낼 때 가장 잘 작동한다. ... 모든 것이 하나가 될 때 일도 잘 풀리게 마련이다.
위험, 도전, 흥분, 이 모든 것이 내뿜어질 때, 그것이 에너지가 된다.] (p.128)옮긴이 서문
[나는 '자기계발'이라는 영역에 속하는 책들을 번역해본 적이 없을뿐더러 써본 경험은 더욱이나 없다. 그런 책들에 대해 일종의 편견이 있기 때문이다. 그 편견이란 대체로 이런 것들이다. 자기계발이라고는 하나 사실 근본적인 차원에서 삶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닌 몇 가지 요령을 집중적으로 주입시킬 뿐이다. 사람들마다 처한 상황이 다른데 그걸 감안하지도 않고 해결 방안을 내놓는 것은 말만 번지르르한 사기나 다를 바 없다. 책에 있는 내용을 읽어서 머리로 알게 되었다 해도 그것을 몸으로 실천하는 것은 또 다른 일이다 등.
그렇다면 이 책은 이러한 문제점들에서 벗어나 있어서 내가 번역하겠다고 결심한 것인가? 나는 이 책을 처음에는 그렇고 그런 책일거라며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고 읽었다. 그러나 책을 절반쯤 읽었을 때 그런 무심함이 없어졌다. 물론 이 책도 얼핏 보기에는 '열심히 노력하라'는 막연하고 뜬금없는 교훈만 담고 있다.
그렇지만 이 책은 무엇보다도 구체적으로 내 몸으로 실천하는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 인생의 성공을 위한 몇 가지 키워드를 제시하고 그것을 향해가는 방법을 나열한 다음, 독자에게 '자, 이렇게 하면 됩니다'라는 방식으로 이야기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오히려 성공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성공을 잊어야 한다'고까지 말한다), 그리고 어떤 종류의 성공이 좋은 것인지도 분류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열심히 하기, 속된 말로 '몸으로 때우기'를 권하고 있는 것이다.
'이게 무슨 자기계발인가?' 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런데 한번 생각해보자. 사람들이 원하는 성공은 과연 무엇일까? 모든 사람이 다 똑같은 것을 원하고 있을까? 그러한 성취를 이루면 온몸과 마음이 뿌듯하게 벅차올라 행복한 삶의 상태로 들어서게 될까? 아니 그러한 성공의 길로 나아가기 앞서 과연 우리는 우리가 계발하고자 하는 '자기'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하지 않을까?
'자기'는 책 몇 권 읽어 몇 가지 키워드를 알아낸 다음 이리저리 해보면 변화되는 일종의 물건일까? 다 제쳐두고 어쩌면 우리는 모든 것이 급속하게 대량생산되는 시대를 살면서 '계발'과 '성공'에 대해서도 그러한 비법을 기대하며 조급증 내도록 길들여진 건 아닐까?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머리 속에 떠올린 의문들은 이러한 것들이었다. 그러면서 나는 우리가 어떤 일을 계획하고 실천하고 성취하며, 더 나아가 이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는 삶에 대해서 생각해 볼 기회를 갖게 되었다. 그 결과 내가 내린 결론은 '단순히 머리로 계획하고 말로 실천해서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의 모든 행위는 몸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정신과 육체는 서로 분리된 물건들이 아니다. 각각이 어디에서 시작되고 끝나는지 알 수 없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할 때 혼신의 힘을 기울이면 몸은 진한 액체를 뿜어내고 그것이 정신 속으로 스며들어간다.
수백 번, 수천 번의 행위를 통해 습득한 것이 우리에게 '습관'이라는 이름으로 자리잡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가 일생에 걸쳐 하는 일이란 어쩌면 그런 과정을 통해 습관을 만드는 게 전부일지도 모른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에게는 '안다'는 것이 '할 줄 안다'는 것을 뜻했다고 한다. 그들은 분명 그것을 바탕으로 세상과 인간을 보았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과연 무엇을 바탕으로 세상과 인간을, 아니 자기 자신을 보고 있을까. 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분명히 '할 줄 안다'고 할 수 있는 건 무엇이 있을까. 이 책을 다 읽은 다음 스스로에게 이런 것들을 물어 보았다. 딱 잘라서 '이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나는 아직 멀었다는 것이다. 그저 인생 앞에서 겸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겸손이 '자기계발'의 진정한 출발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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