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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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물) 남자들이여인용 2024. 10. 25. 18:57
@hirakawamaru자기 인정 욕구는 ‘자기가 과소 평가받고 있다’는 피해자 의식과 결부되어 있다.이런 마인드에서, 이제는 어딘가에 있을 ‘진짜 자기 자신의 모습’을 필사적으로 찾아 헤매게 되는 것이다.유일하고 확고부동한 ‘진짜 자기’ 같은 건 어디에도 없사옵니다.(자기 인정이라는, 파멸에 이르는 병일 뿐.)“무엇 하나 확실한 능력을 익히지 못한 채로 대학을 졸업해버린 당신은, 얄궂게도 희망에 넘치던 시절의 자신이 가장 경멸했던 직업에 취직합니다. 거기서 깔끔하게 상황을 받아들였으면 좋았을 테지만, 당신은 ‘예전에 특별했던 나 자신’을 도저히 잊을 수 없었고 ‘여기는 내가 있을 곳이 아니다’라는 의식이 방해해서 좀처럼 직장 안에 녹아들지 못합니다. 매일매일 퀭하니 죽은 눈으로 집과 직장을 오가며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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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읽기) 젊고 유식한 남성 동지들에게인용 2024. 9. 25. 21:42
“저기요, 잠깐만요”를 외치게 하는 책들의 공통점은 ‘내 이론으로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은 금세 명쾌하게 해명된다. 왜 이렇게 간단한 구조를 여러분은 모른단 말인가 참으로 한심하다’는 거만한 시선이다. ‘세상 사람들은 바보라서 내 재능을 평가할 수 없다’는 화법은 청년 객기의 공통된 폐해라서 자부심이 강한 청년은 자칫 이와 유사한 말을 하기 때문에 나는 그것을 책망할 생각은 없다. 그러한 긍지는 어떤 의미로는 건강하다는 징후이다. 그런데 완전히 똑같은 말을 해도 어딘가 부자연스럽고 병적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이 식별이 어렵다. 커뮤니케이션 회로를 왔다 갔다 하는 콘텐츠의 의의와 진리성보다도 커뮤니케이션의 회로 자체가 순조롭게 기능하고 있는가를 우선으로 배려하는 사람은 아마도 “이건 좀……” 싶은 책을 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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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에 기초한 사회의 함정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4. 8. 22. 20:34
얼마 전, 모 문학상 심사와 관련된 편집자로부터 이런 얘기를 전해 들었다. 이 문학상은 투고된 작품을 편집자들이 우선 ‘사전 검토’한 후에, 후보작을 추려서 심사위원회에 회부하게 되는 식이다. 응모작이 수백 통 되니만큼 당연하다. 이렇게 예비 심사를 하는 와중에, 어떤 젊은 편집자가 글쎄 어떤 작품을 놓고서 ‘떨어뜨려야겠어요’라며 낮은 평점을 매겼고, 그 이유를 물어보니 ‘주인공에게 공감이 안 돼요’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는 것이다. ‘기가 막힐 지경입니다’라고 한숨을 내쉬며, ‘주인공에게 자신이 공감하느냐 안 하느냐가 문학 작품의 질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어놓았으니까요….’라고 필자에게 사연을 전해준 그분에게, 필자 또한 이거 참 큰일입니다 하고 대꾸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기준에선 『악령』이나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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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경제 인터뷰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4. 7. 15. 19:06
ー 지금 미국에서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가자 지구 침공에 격렬한 항의 운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젊은이들은 단순히 가자지구 침공만을 가지고 분노하고 있는 것만은 아닌 듯합니다. 인종 차별이나 기후변화, 혹은 기성세대 등 여러 갈래에 걸쳐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지금 당장 좋기만 하면, 나 하나 좋기만 하면 만사태평’과 같은 시야 협착적인 종류의 관점이 지배적입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인구 감소나 기후 변화 등, 장기적 시간 간격 속에서 고찰해야 할 위기에 대해서는 생각하려 들지 않습니다. 세계 어딜 가나 마찬가지 상태입니다. 전 세계 어디를 둘러보아도 글로벌 리더십을 갖추어 굉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정치가가 없습니다. 젊은이들이 초조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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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관하여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4. 5. 9. 19:04
저는 종종 강연 요청을 받고는 합니다. 마음에 돌덩이를 얹은 듯한 기분이 어딜 가나 들더군요. 청중의 대다수가 어르신들인 겁니다. 젊은이가 눈에 띄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고지(告知)가 젊은 사람들의 마음에 확 안 와닿나 싶기도 합니다(제목부터 ‘노인대학’이라든가 ‘호헌 모임’* 이래버리면 젊은 사람들은 외면할 테니까요).ー(* 현재 일본은 4~50대만 되어도 반쯤은 정치적 무관심 내지는 우경화되어 있는 것 같다 - 옮긴이) 그러나 제가 얘기하는 것들은 젊은 사람이야말로 들어주기를 바라는 주제들입니다. 인구감소 사회 아래 살아남는 일자리란 어떤 형태인가가 그렇고, 양극화 사회 아래 어떻게 약자를 위해 서로 돕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인가가 그러하며, 포스트 자본주의 시대의 공동체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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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데라코야 연구 발표회’ 오리엔테이션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4. 4. 9. 14:36
이번 학기 주제는 ‘세상은 앞으로 어떤 모습이 될까’입니다. 비슷한 주제를 과거에도 내걸었던 적이 있습니다. 관심 가는 사안에 관해, ‘앞으로 어떤 모습이 될까’를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미래 예측의 정확도는, 문제로 두고 있는 사상(事象)의 전단(前段)을 얼마만큼 과거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지에 따라 결정됩니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사건을 놓고 볼 때, 만일 그로부터 1년 전에서부터 일어났던 일밖에는 알지 못한다면, 1년 뒤나 5년 뒤에 무엇이 일어날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50년 전이나 100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다시말해 전단(前段)을 포함한 ‘문맥’을 이해한다면, 그것이 선택할 만한 경로*는 어느 정도 전망해볼 수 있습니다.ー(* …「文脈」を知れば、それが選択しうる道筋はある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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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선생이 하신 질문 시리즈 「언어의 생성에 관하여」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4. 2. 26. 15:45
안녕하세요.우치다 선생님이 '원리주의'에 대해 써주신 답변을 흥미롭게 정독하였습니다.그러고 보니, 선생님께서 쓰셨던 에서 이렇게 말씀하신 바가 있으시지요. "따라서 '원리주의 반대'란 말을 영미(英美)형 기능주의자는 결코 하지 않는다.'원리주의 반대'를 외치는 구호 그 자체가 다름 아닌 또 하나의 원리주의이다.그도 그럴 것이 '원리주의자'는, 우리가 여기기로는 또한 '날것(なまもの)*'이기 때문이다."(p.97)이 문장을 처음 읽었을 때, 참으로 지당하기도 하거니와, 사리에 맞는 언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시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ー(* 이해나 공감을 하기 어려운 타자와 그럼에도 공생하고자 가용한 자원을 구사할진대 이를 자발적으로 행하자는 뜻. 소설가 다카하시 겐이치로가 "시인은 날것의 언어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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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문약文弱한 젊은) 남자들이여인용 2024. 1. 21. 21:09
내가 말하건대, 사지를 활짝활짝 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것이 있고, 좀 더 발꿈치를 들지 않고서는 이해하지 못할 것들이 세상에는 널려 있는 법이다. 근데 쭈그려서 개사료나 받아먹는 자식들이 ‘내 가치관대로 살 테니 내버려 두쇼’ 라고? 이게 무슨 개소리냐? 이놈들아, 너희 그렇게 살다가 진짜 큰일나는 수가 있다! 세상 어떤 일에든 카스트가 있는 법이고, 상층과 하부는 어디에나 존재하기 마련이야. 네놈들은 어디냐고? 밑바닥이야. - 무로이 히로시室井尚 (출처) 누군가 너를 꽃미남으로 치켜세우거나 귀엽다고 쓰다듬으면 조금도 기뻐하지 마라. 너를 여성스럽게 길들이는 사람이나 환경을 단호히 거부해라. 너를 나약하고 여리게 만드는 자는 틀림없이 다른 불순한 목적을 숨기고 있다. 네가 부드러움 속에 숨긴 책임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