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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 의성 사촌마을: 벽화와 의병기념관 구경길
    취재 2020. 11. 20. 16:37

    의성 점곡면 사촌마을은 의성읍에서 자가용으로 2~30분 되는 거리에 있으며, 안동과도 제법 가깝습니다. 바로 그 안동 김씨의 일부 분파가 수 백년 터를 잡은 양반마을로서, 서애 류성룡을 비롯 학문에 정진했던 수 많은 선비들을 낳은 명소이기도 하며, 특히 나라에 위기가 닥칠 때마다 분연히 의롭게 일어난 의병 지도자들의 혼백이 지금도 면면히 살아있는 곳입니다.

    오늘날의 사촌마을은 이러한 자랑스러운 과거를 길이 기억하고자 하는 전통문화의 산교육장이요, 수려한 경관으로 말미암아 천연기념물에 등재된 사촌 가로숲이 심신의 안정을 도모케 하며, 무엇보다 우리 마음 속 정겨운 농촌의 풍광을 오롯이 전해드리기 위한 아기자기하면서 아름답게 꾸며진 벽화들이 가득해 관광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습니다.

    사촌 벽화마을의 주제는 크게 민속 생활사, 시서화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중 첫번째로 민속사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보시는 것은 선비와 여염집, 그리고 남녀노소를 모두 아우르는 우리네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마을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위와 같은 벽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한국인의 실질적 정신세계를 무엇보다 잘 표현해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주경야독과 과거급제가 그것입니다. 이러한 정신구조는 한국 특유의 교육열, 그리고 다양한 경제적, 문화적 성취를 이뤄내게 한 원동력이 되었다고 세간에서는 많이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의 수레바퀴를 실제로 돌려왔던 이들은 저 옛날 희랍 갤리선의 족쇄 찬 노예들, 그리고 이런저런 걱정에 시달리면서도 여유와 해학을 잃지 않았던 기층민중이지요. 그들 생활의 이모저모를 엿보실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시화를 감상하실 시간입니다. 매화는 사군자의 하나로서 추운 겨울에도 절개와 의리를 팔지 않는다고 하여 추앙된 선비의 상징물이며 특히, 만해 한용운 님의 시는 엄혹한 조국의 당대 현실과 곧 다가올 봄을 간절히 바라는 심정을 유장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건강, 살림살이, 나라걱정에 이르기까지... 반드시 봄은 오고야 마니, 모두들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곳 의성을 비롯한 경북 지방은 사과 주산지이기도 합니다. 근처에 재배지인 옥산면, 그리고 사과주 만들기 체험 등이 가능한 (주)한국애플리즈도 위치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 국내여행도 그렇습니다. 곳곳에 숨은 풍요로운 산천과 매혹적인 풍광이 있습니다. 전통문화와 낙낙한 서정이 살아 숨쉬는 경상북도에 많이 방문해 주십시오. 어떤 인연과 행운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니까요.

    다음으로는 사촌가로숲 바로 옆에 있는 의성의병기념관에 가 보시겠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역사의 귀중한 배움터가 될 수 있으리라고 믿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이곳 사촌마을은 충절의 고장으로서, 단발령 등의 시국에 분격한 이곳 출신 김상종 창의대장이 의성 전역을 전장으로 하여 교전을 수행했습니다.

    전기(前期) 의병에 해당하는 의성 의진(義陣)은 1896년 3월 25일 창의하여, 5월 26일까지 4차례의 큰 전투를 벌이며 항전을 이어나갔습니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두 번째 전투인 황산 전투에서 화승총 등 무장이 빈약했던 의병은 우중에 급습을 받는 한편, 이때 기와집 바다라고 불리던 사촌마을이 방화로 황폐화되었다고 하니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병신(1896년) 창의 기적비 - 김상종 의병장이 쓴 당시 격문의 탁본이 전면에 내세워져 있습니다.

    폭풍우를 뚫고 광명의 서광이 비치기 시작한 조국의 땅에는, 이제 다양한 문화 기획 활동을 싹티울 수 있을 정도의 토양이 마련되어서, 이제는 다소 여위어가는 농촌의 풍경을 다채롭게 꾸미고 있었습니다.

    독립출판사 '고라니북스' 의 도서 관련 전시회와, 서가가 있는 농촌 스테이 '의성서당' 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지역 문화유산인 건축물 보존과 자유로운 창작 활동을 보장할 수 있는 판로의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말로 고택의 양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는지라, 화장실이 문간 옆에 있는 점이 특이하네요.

    도시청년 지역고용 상생사업 - 청정지역 프로젝트 2020과 함께합니다. http://youthstay.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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