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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켄 사람들>: 이런 기업은 대체 어디에 숨어있었지?
    인용 2019. 8. 10. 19:03

    [그러나 사내에서는 ‘이것이 정말 극세 기술인가’라는 논쟁이 많았다. 그래서 나는 다시 제안했다.

    “3년 후에는 100만 분의 5그램짜리 톱니바퀴를 만들자!”

    그러자 10만 분의 1그램짜리 톱니바퀴를 만들었던 책임자인 가와이 치히로가 이렇게 말했다.

    “사장님, 그건 극세 기술이 아닙니다. 타협하는 것이죠. 기왕 하려면 100만 분의 1그램으로 하는 게 어떨까요?”

    나는 한방 먹은 기분이었다. 나는 내심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금형 공장장 다나카 카즈오에게 눈빛으로 물었다.

    ‘괜찮겠어? 할 수 있을까?’

    다나카는 나를 지긋이 바라보면서 ‘가와이를 믿어 주시죠. 저도 믿습니다’라고 역시 눈빛으로 말했다. 가와이는 ‘맡겨주세요. 반드시 해내고 말 테니까!’ 라는 무언의 신호를 보냈다. 나는 울컥 하고 눈물이 나올 뻔했다.]

     

    [‘잘 팔리는 제품을 만들고,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가장 근본적인 노력도 하지도 않으면서 불황을 정부의 탓으로만 돌리는 경영자는 자신이 경제의 주체라는 사실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기업 경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균형이다. 균형이 심하게 무너지면 비행기는 추락한다. … 만약 그래도 추락하지 않는 비행기가 있다면 조종사가 훌륭하거나 기체의 성능이 좋거나, 또는 둘 다일 경우이다.

     

    기업 경영자의 결단 속도는 그 사람의 성격이 아니라 재무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의 여부에 따른 것이다.

     

    자기자본비율이 40퍼센트 이상인 기업은 세상에 어떤 변화가 오더라도 대출을 거부당하는 일 따위는 절대로 없다. … 현재 우리 회사는 2010년까지 자기자본비율을 65퍼센트로 향상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렇게 되면 기업은 지금보다 훨씬 더 안정적인 기반을 확보할 수 있고, 연구개발에도 과감하게 자금을 사용할 수 있다.]

     

    [그 기업의 독자성이야말로 가치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크기가 그 국가의 가치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다. 독자적인 문화와 철학을 후세에 전하는 일이야말로 그 세대가 살았다는 증거다.]

     

    [자본주의 경제가 사회주의 경제에 비해 가장 뛰어난 한 가지는 존재 가치를 잃어버린 기업이 도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자유주의 경제의 체제 하에서는 정확히 시대를 읽지 못하고 존속의 의미를 잃어버린 기업은 시장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다.]

     

    [# 입사 1년째에 받은 특별 보너스]

     

    회사 생활은 즐거웠다. 그러나 나는 주산을 잘 못했기 때문에 대신 계산기를 샀다. 회사에는 계산기가 한 대도 없었다. 게다가 처음에 책상, 의자까지 자비로 구입했다. 출근해 보니 내 것같은 책상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내 책상은 전무 책상보다도 더 큰 것이었다. 직원들이 모두 나를 바보처럼 바라보았다. 회사에서 사용할 책상을 자비로 구입한 사람은 창업 이래 처음이라고들 했다.

    그러나 그것은 밴드 생활에 익숙한 나로서는 당연한 일이었다. 자신의 무기인 악기는 모두 자비로 구입해야 했다. 물론 지금의 나라도 이런 얘기를 들었다면 아마 배를 쥐고 웃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시절의 나는 정말 진지했고, 모든 사무용품을 자비로 다 갖춰서 출근을 했다.

     

    회사에 출근해서는 뭔가 용무가 있는 척 회사 전체를 돌아보며 흐름을 살펴보았다. 작업장의 안전수칙을 비롯해 영업에 사용되는 매매 계약서가 법적인 효력이 있는지, 작업은 합리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화재보험은 제대로 들었는지, 이런저런 항목을 담당자들에게 일일이 물어 가며 조사했다. 뭐니 뭐니 해도 장래에 내가 사장이 될 회사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욱 눈을 크게 뜨고 조사했다.

    조사를 하다 보니 사무의 합리화가 지연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른 회사의 사정은 알지 못했으므로 타 회사와 비교하지는 않았지만, 상식적으로 보아도 지나치게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공부가 될 거라는 생각에 회사의 조직과 사무 합리화에 대한 매뉴얼을 만들어 보았다. 또 커피 한 잔에 경리 담당자를 매수하여, 직원들의 급여와 그 밖에 필요한 정보를 얻었다. 그리고 업무의 중복, 틀리기 쉬운 전표 등 개선해야 할 점이 산적해 있었기 때문에 먼저 개선에 드는 비용을 계산해 보았다.

    수준 전표는 지금으로 말하자면 대화형 형식, 즉 반드시 한 항목을 선택해야 제품을 만들 수 있는 형식을 개선하여 제조 미스를 0으로 줄였다.

    나는 중복된 장부를 정리했다. 전표를 하나로 묶어서 전표의 내용을 다시 장부로 옮기는 수고를 없앴다. 사무 기계화를 위해서는 회계 프로그램, 계산기, 간이 인쇄기, 업무 파일 등 총 400만 엔의 비용이 들었다. 당시로서는 상당한 금액이었다.

     

    나는 처음 1년 동안 회사 사업에 대해서는 의견을 제시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결국 그것을 지키지 못하고 1년 만에 선배들을 혹사시키게 되었다. 어쨌든 회사는 사무 합리화로 연간 수백만 엔의 이익을 보았고 나 역시 특별 보너스를 받았다.

     

    [# 업무를 위한 공부는 자비로]

     

    … 즉, 기계는 구입할 수 있어도 생산을 담당할 사람이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나는 이것이 기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 당시 나는 신입사원에 불과했다. 더욱이 기술자도 아니었기 때문에 회사 비용으로 출장을 가거나 서적을 구입하는 일은 꿈도 꿀 수 없었다. 그래서 내 급여를 그 일에 몽땅 쏟아부었다.

    그러나 이런 습관은 밴드 생활 시절에 몸에 밴 것이었다. 일에 관한 공부를 자비로 하는 것은 밴드 세계에서는 너무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었다.

    … 나는 회사의 연구반이 하는 작업의 10배 이상의 속도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고, 그것을 바탕으로 분석해 나갔다. 결국 내 처방으로 염화비닐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내가 어떻게 염화비닐에 관한 정확한 데이터를 손에 넣었는지 아직 아무도 모를 것이다. 이것이 나의 첫 기업 비밀이었다. 기계 설계는 사람에 따라 속도는 다르지만 의욕만 있으면 아무나 할 수 있는 즐거운 작업이다.

    … 생각해 보면 이것은 수도공사나 다를 게 없다. 하려는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가능한 일이었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연구하면 작품은 반드시 완성할 수 있다. 나중에 소형 성형기와 자동 제어회로를 개발한 것도, 이때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일본인은 자신의 출신학과에 얽매이는 경향이 있다. 나는 밴드 생활을 하기는 했지만, 한 번도 강사에게 레슨을 받거나 음악 학교를 다닌 적이 없다. 처음 몇 년간은 악보도 읽을 수 없었다. 그때에는 귀로 듣고 그것을 정확히 외웠다. 재즈의 세계에서는 그런 사람이 얼마든지 있다.

    ‘하면 된다.’

    이것은 정말이다.

     

    [# 영업활동은 낮 시간을 충분히 활용하라]

     

    나는 열심히 일했다.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고, 성과를 확인했다. 성과가 계획보다 크면 그 달성감과 만족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영업사원 시절, 나는 언제나 실적 1위를 차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영업사원들보다 장시간 일하는 것이 포인트였다. 그렇다고 해도 고객이 일하지 않는 저녁에는 영업할 수 없었다.

    장시간 영업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보다 먼저 고객을 찾아야 했다. 이것이 내 영업활동의 첫 번째 포인트였다. 나는 방문할 회사의 아침 조례에 반드시 참석했다. …

    두 번째 포인트는 상품에 관한 지식, 자사의 설비에 대한 지식, 현재 공장의 가동 상황 등을 숙지하는 것이었다. … 특히 어떤 제품이 잘 팔리고, 어떤 제품이 판매가 부진한지 파악할 수 있었다.

    이런 준비 작업을 해 두면 고객에게 어떤 질문을 받더라도 즉시 대답할 수 있다.

    세 번째 포인트는 신제품을 개발해서 새로운 영업 대상을 확대하는 일이었다. 신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는 굳이 자신이 제시하지 않아도 된다.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라도 그 아이디어의 가치를 이해할 수 있으면 된다. 즉, 잘 팔리는 상품과 그렇지 못한 상품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 마쓰무라 모토오 <주켄 사람들> 중에서

     

    주켄공업 홈페이지 https://en.juken.com

    주켄공업은 2020년 현재까지도 영업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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