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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히 프롬 <소유냐 존재냐>인용 2019. 8. 10. 19:07
"한 사회의 사회 경제적 구조는 그 구성원이 '해야만' 하는 일을 '하고 싶어'하게끔 그들의 사회적 성격을 형성한다. 그와 동시에 사회적 성격은 사회의 사회경제적 구조에 영향을 미치고 사회구조에 더 확고한 안정성을 부여하는 시멘트로서 작용하든가, 아니면 특별한 경우에는 사회구조를 때려부수는 데 도움이 되는 다이너마이트로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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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은 확실히 진실이라는 것이다 ]
진실이 억압된다는 말은 물론 우리가 진실을 알고 있으면서 그 지식을 억압한다는 전제, 다시 말해 ‘무의식의 지식’이 존재한다는 전제에 바탕을 두고 있다. 내가 정신분석―타인의, 그리고 나 자신의―에서 얻은 경험은 이것은 확실히 진실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현실을 지각하며, 또 지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현실에 직면했을 때 감각이 보거나 듣거나 냄새 맡거나 접촉하기 위해 조직화되듯이 이성은 현실을 인식하기 위해, 즉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고 진실을 지각하기 위해 조직화된다. 내가 가리키는 현실이란 물론 지각하기 위해 과학적인 도구나 방법을 필요로 하는 부분은 아니다. 나는 집중적으로 ‘봄’으로써 인식할 수 있는 것, 특히 우리 자신과 타인의 내부의 현실을 가리키고 있다. 우리는 위험한 인물을 만날 때, 또 완전히 신뢰할 수 있는 인물을 만날 때 그 사실을 안다. 또 거짓말을 들었을 때, 착취를 당하거나 바보 취급을 당했을 때, 자신을 속였을 때 그 사실을 안다. 우리의 조상들이 별의 운행에 관해서 놀랄 만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던 것처럼 우리는 인간행동에 관해서 알아야 할 거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 조상들이 그들의 지식을 ‘의식하고’ 그것을 이용한 데 반해 우리는 우리의 지식을 곧 억압한다. 왜냐하면 만일 그것을 의식한다면 인생이 너무나도 곤란한, 그리고 우리가 스스로 믿고 있는 것처럼 너무나도 ‘위험한’ 것으로 되기 때문이다.
이 말에 대한 증거를 찾기는 어렵지 않다. 그것은 우리가 타인 및 자기 자신의 본질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발휘하는 허다한 꿈속에 존재하며, 그러한 통찰력은 낮에는 절대로 얻을 수 없다. 그것은 저 가끔 일어나는 반작용, 즉 우리가 어떤 사람을 갑자기 전과는 전혀 다르게 보거나, 마치 지금까지 쭉 그런 지식을 가지고 있었던 것처럼 느낄 경우에 입증된다. 그것은 고통스러운 진실이 의식의 표면에 떠오르려고 할 때의 저항현상에서 발견할 수가 있다. 또 그것은 말을 더듬는다든지, 어색한 표정을 짓는다든지, 최면상태에 빠진다든지, 혹은 자기가 항상 믿고 있다고 주장하던 것과 정반대되는 어떤 말을 방백(傍白)처럼 말하고는 곧 이것을 잊어버린 듯이 보일 경우에 발견할 수가 있다. 실제로 우리 에너지의 상당한 부분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우리 자신으로부터 감추기 위해 소비되고 있으며, 그런 억압된 지식의 정도는 거의 과대평가해도 좋을 만큼 엄청나다. 탈무드의 전설은 이 진실 억압의 개념을 시의 형태로 표현하고 있다. 어린애가 태어나면 천사가 그 머리를 만져 그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에 가지고 있던 진실의 지식을 잊어버리게 한다는 것이다. 만약 그 아이가 그것을 잊어버리지 않는다면 그 아이의 생활은 견디기 어려운 것으로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주제로 다시 돌아가자. ‘존재’는 거짓된 환상의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현실의 모습과 관련을 갖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존재의 영역을 증대시키려는 어떠한 시도도 자기의, 타인의 그리고 우리 주위의 세계의 현실에 대한 통찰의 증대를 의미한다. 유태교와 기독교의 주된 윤리적 목적―탐욕과 미움을 극복하는 일―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불교의 중심을 이루고 유태교와 기독교에 있어서도 어떤 구실을 하는 또 하나의 요인이 필요하다. 그것은 즉 존재에의 길은 표면을 꿰뚫고 현실을 통찰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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