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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려읽기) 완벽한 몸매를 원하십니까?
    인용 2025. 5. 24. 10:04

     

    영화 <서브스턴스>에서 엘리자베스 스파클은 배우로서 이름처럼 반짝이던 젊은 날을 뒤로하고 현재는 늙어 퇴물 취급받는 여성이다. 이렇게 엘리자베스가 더 이상 젊지도, 그래서 아름답지도 않다는 이유로 제작사의 수장 하비(데니스 퀘이드)는 엘리자베스를 TV 운동 프로그램에서 하차시킨다. 이 일련의 사건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코랄리 파르쟈는 엘리자베스의 몸 그리고 하비의 표정과 행동을 매우 정교한 클로즈업 쇼트로 담는다. (...)

     

    이때 감독은 큰 화면 안에 두 사람의 얼굴을 교차함으로써 하비와 엘리자베스 사이에 암묵적으로 형성된 '말하는 이의 역할'과 '듣는 이의 역할'을 대비시킨다. 결과적으로 그것은 상대적 강자의 폭력성과 상대적 약자의 무력감을 시각화하는 효과를 거둔다.

     

    또한, 엘리자베스가 라운지바를 찾는 신에서 감독은 엘리자베스의 늘어진 피부와 주름진 얼굴에 주목한다. 그것은 엘리자베스의 화려한 치장과 대비됨으로써 중년 여배우가 현실에서 느낄 미적 한계를 가감 없이 드러낸다. 그런데 이 장면에서 엘리자베스의 적나라한 육체를 바라보는 관객들은 그를 연민하기보다는 오히려 그 아름다움을 폄훼하는 데 동참하게 된다.

     

    (...)

     

    결론적으로, 코랄리 파르쟈는 <서브스턴스>에서 우리의 일상 가운데 교묘히 드러나는 폭력의 순간을 빈번한 클로즈업과 느린 화면으로 담아내 그 추악함을 포착하는 동시에 폭력성이라는 장르적 에너지를 구축해 나간다. (...)

     

    지금까지 데미 무어는 상업영화계의 스타 시스템에서 탄생한 개성파 연기자(personality actor) 정도로만 여겨져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의 영화 속 캐릭터가 <사랑과 영혼>(1990)의 올리에서 크게 벗어난 적이 없었고, 그 때문에 올리는 데미 무어의 스타 페르소나로 인식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그랬던 데미 무어가 <서브스턴스>에서는 기존에 자신에게 강제됐던 연기자로서의 정체성과 개성을 완벽히 깨부수고 엘리자베스 스파클 그 자체가 된다.

     

     

    윤필립, 「<서브스턴스>(2024): 보수적 외피 그러나 여전한 장르적 쾌감」,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 198호, 124~126쪽, 2025.


    서브스턴스발이게뭐야 개미친영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서브스턴스발이게뭐야 개미친영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데미 무어와 마가렛 퀄리는 별로 닮지 않았습니다. 저만 그런가요? 차라리 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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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글도 시간 나시면 한번 읽어보세요. 왕년의 로저 이버트 필치로 본 작품의 모녀 관계에 초점을 둔 평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