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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가라는 함정
    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5. 4. 15. 12:04

    어떤 사람들은 왜 ‘에고 서치’를 하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마저 하겠다.

     

    자신이 인터넷 상에서 어떠한 평가를 받고 있는가 하는 점을 알아보지 않고서는 못 배기겠다는 그 초조감은 연배가 좀 있는 축으로서는 좀체 이해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했던 참이다.

     

    실제로 들은 바만 놓고 보면, 40대 이하 사람들은 설령 전혀 일면식 없는 타인일지언정, 남들이 자신을 어찌 평가하는지를 모르고서는 견딜 수가 없다고 한다.

     

    엄밀한 심사를 받고 싶다는 욕망은 어쩌면 그들이 거쳐온 학교교육과 고용관행의 산물일지 모른다.

     

    ‘성적 평가나 근무 고과에 맞추어 사회 자원은 단계별로 분배된다. 높은 점수(원문은 ‘스코어’)를 딴 인간은 많이 가져가고, 낮은 점수를 딴 인간한테 돌아갈 몫은 적다’ 하는 룰이 어느 시기부터 ‘사회적 공정’이라고 마치 기정 사실인 마냥 아이들에게 주입되었다.

     

    하지만, 그러한 것은 결코 ‘공정’이라 할 수 없다. 그 이유는, 심사가 유효하려면, 그건 심사하는 인간에게 높은 견식과 사람 보는 눈이 갖추어져 있는 경우에만 한정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똑똑한 사람이 하는 심사는 적절하지만 바보가 내리는 심사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필자는 왕년에 대학에서 근무고과 시스템 도입을 제안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제도가 도입된 즉시 그것이 치명적인 실수였음을 깨달았다. 남을 평가하기는 쉽다.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객관적이면서 공정한 평가를 내리기란 여간해선 쉽지 않다. 그럴 수 있을 만한 견식 높은 사람은 학내에 한 손으로 꼽을 정도밖에 없다. 한데 이분들은 이미 연구・교육・교무를 중심적으로 맡고 있다. 그들에게 ‘동료 평가하기’라는 불요불급한 업무를 부여하여 피폐하게 만든다 한들 대학에 좋을 일이 하나 없다.

     

    평가에 바탕을 둔 자원분배 원칙의 치명적 결함은 ‘평가자가 적절한 평가를 내릴 만하단 걸 어찌 보증할 텐가’ 하는 질문에 말문이 막힌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평가에 바탕을 둔 자원분배 원칙은 옳다’고 주장하는 인간이 평가자로 자리매김한다. 그리고, 백일하에 드러났듯 그런 사람은 머리가 영 나쁜 것도 사실이다. (계속 이어짐)

     

    (시나노 마이니치 신문 312일자)

     

    (2025-03-19 10:47)

     

     

    저자 소개

    우치다 타츠루 (內田樹)

     

    1950년생. 합기도 개풍관 관장. 고베여학원대학 명예교수.

    근간 『커먼의 재생』 『무도적 사고』 등.

     

    출처: 우치다 타츠루의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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