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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모토 류이치와 진구 가이엔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La miseria y el esplendor 2024. 6. 17. 18:45
도쿄도 도지사 고이케 유리코 귀하
실례를 무릅쓰고 갑작스레 편지를 올립니다. 저는 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입니다. 진구가이엔 재개발과 관련하여 제 생각을 전달드리고자 이렇게 붓을 들게 되었습니다. 부디 일독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당장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선인이 100년을 들여 지키고 보살펴 온 귀중한 진구의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를 희생시키는 것은 옳지 않은 일입니다. 이들 한 그루 한 그루의 나무는 모든 사람에게 은혜를 베풉니다. 그러나 진구를 개발함으로써 은혜를 받는 축은 한 줌의 부유층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 나무와 나무들은 한 번 잃게 되면 두 번 다시 찾을 수 없는 자연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뉴욕에서는 2007년 당시 시장 마이클 블룸버그가 뉴욕 시내에 100만 그루의 나무를 심도록 하는 프로젝트를 개시했습니다. 환경적인 측면에서나 마음 건강에 대한 배려, 사회 정의, 그리고 무엇보다 미래를 위한다는 목표를 내건 점, 이것은 혜안입니다. 이렇게 뉴욕시를 따라 보스턴과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의 대도시와 중간 규모 도시에서도 식목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ESG 정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구가이엔 개발은 지속가능성과는 대단히 거리가 멉니다. 정녕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계신다면, 우리가 이 나무 하나하나를 미래의 자손에게 물려주는 길이 최선입니다. 따라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진구가이엔 지구 재개발 계획을 중단하고, 계획을 재검토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도쿄를 '도시와 자연의 성지'로 자리매김하는, 그런 목표를 지향하는 도정을 이끌어 나가는 것이야말로 전 세계 사람들로부터 명망을 얻는 길이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진구가이엔을 미래 영겁토록 지킨다는 차원에서, 도리어 이참에 진구가이엔을 일본의 명승지로 지정해 주시기를 삼가 부탁드리어 마지않는 바입니다.
당신의 리더십을 기대합니다.
2023년 2월 24일 사카모토 류이치'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 La miseria y el esplendor'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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