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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팸플릿) Quo vadis. Что Делать?
    인용 2024. 5. 29. 23:54

    1988년 서울 올림픽으로 경제와 문화가 개방되며 새로운 시대가 열렸고, 사회적・경제적 제약이 많았던 베이비부머들에게는 희망이 생겼다. 내가 누리지 못했던 것들을 내 자식은 누릴 수 있을 것이며, 그것들을 누리는 내 자식들은 세상에서 무엇이든 될 수 있을 것이다! 밀레니얼이라 불리는 우리 세대의 심적 좌절감과 죄책감의 시작이라고 할까. 더 넓은 세상에 대한 동경과 그 세상에 대한 무지는 경쟁사회라는 괴물을 만드는 계기가 되었고, 열심히만 하면 내 아이가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부모의 합리적 희망과 허영심은 2020년에 살고 있는 나 같은 30대 언저리 젊은 연주자라면 모두가 경험했고 공감하는 대기실 수다의 단골 레퍼토리가 됐다.

     

    - 조진주, 『언젠가 반짝일 수 있을까』

     

     

    근대의 도서관은 개개인이 시민으로서 역량을 키우는 데 필요한 독서를 돕고 보편적 지식과 정보를 공공에 제공하여 시민사회 형성에 기여했다. 더불어 전통적인 도서관의 개념에 더해 프랑스혁명 이후 인류가 확장해 온 개인의 독립과 자립, 존엄과 평등, 기본적 인권과 사상 표현의 자유 등 보편적인 가치를 담아내는 것까지로 도서관의 사명이 확장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근대적 의미의 공공도서관이 자리를 잡기도 전에 일제 식민시대를 거치며 도서관이 지배를 위한 도구이자 사상 통제 기관으로 전락했다. 해방 후에도 공동체 이익에 기여하는 공공성의 공간으로 기능하기보다는 개인의 성공이나 영달 같은 사적 이익에 기여했다. 다행히 1990년대 들어 민주화와 지방자치가 확대되면서 도서관도 문화 기관이자 공동체를 형성하고 강화하는 핵심 공공기관으로 변모를 시도했다. 하지만 자본과 시장의 힘이 커지고 각종 기술 발전에 따라 시대가 변하며 도서관을 다시 효율과 경쟁의 장으로 내몰고 있어 제 역할을 다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 이용훈, 「추천의 말: ‘도서관적 시간’을 되찾기 위하여」, 『도서관에는 사람이 없는 편이 좋다』

     

     

    자전거 타는 사람의 자세를 상상해 보세요. 위쪽은 올려다보면서, 아래쪽은 짓밟고 있는 자세이지요. 이것을 에리히 프롬 같은 심리학자들은 ‘가학-피학적 성격(sado-masochistic character)’이라고도 부릅니다. 상대를 학대하면서, 혹은 상대에게 학대당하면서 쾌감을 느끼는 병적 심리 상태를 말하는 것이지요. 이것이 모두 권위주의적 성격의 특성입니다. 저는 한국인의 80퍼센트 이상이 권위주의적 성격의 인간 유형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적 성격의 인간 유형은 20퍼센트를 넘지 않습니다. 이것이 한국 사회가 경이로운 민주혁명의 역사를 지녔음에도 아직도 여전히 성숙한 민주사회를 이루지 못한 사회심리학적 이유입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그런 성숙한 인간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대다수의 한국 남성들이 올바른 사춘기를 보내지 못하고 어른이 되었기에, 여전히 ‘유예된 사춘기’를 살고 있는 아이와 다름없습니다. 한국에서 성 문제를 제대로 제기하려면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한국에서 12년 동안 교육을 받고 2년 혹은 3년 동안 군대에 갔다 온 남성이 정상적인 인간이 되는 게 가능한가?’

     

    - 김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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