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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교육, 그래도 희망을 이야기하자.
    인용 2024. 4. 20. 19:16

    Hic Rhodus, hic salta!

     

     

    인간이 누군가를 교육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앞서 말한 것처럼 교육이란 아이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것(educate)'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자는 아이들의 잠재적인 재능을 '끌어내는 사람'이지 죽은 지식을 '처넣는 사람'이 아닙니다. 바로 여기에 교육자(educator)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어떻게 보이지도 않는 아이들의 잠재적 능력을 끌어낼 수 있을까요. 이것은 거의 신의 영역이 아닌가요. 그렇기 때문에 독일에서는 교육자의 양성과정이 대단히 엄격합니다.

     

    독일에서는 교사의 양성과정이 의사의 양성과정과 거의 유사합니다. 의사가 인간의 육체를 다루는 직업이라면, 교사는 인간의 정신을 다루는 직업이기 때문이지요. 교육은 인간의 심리와 정서, 감수성과 인지능력을 다루고 아이들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영역이기 때문에 의학만큼 혹은 그 이상 고도의 학습과 훈련을 거친 전문가가 필요한 영역입니다.

     

     

    사실 저는 교육혁명과 관련하여 비관적으로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앞에서 독일 교육개혁의 배경으로 68혁명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68혁명 당시에는 다양한 삶을 지향하는 많은 그룹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중에서도 상황주의자(situationist) 그룹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들은 참으로 인상적인 구호를 내세웠지요.

    유토피아를 꿈꾸지 마라! 유토피아를 살아라! 지금, 여기서!

    저는 이 말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뜁니다. 모두 지금 당장 여기서 유토피아를 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교사들은 아이들과 함께 있는 교실을 유토피아로 만드는 실험을 매일 할 수 있습니다. 유토피아를 경험한 자만 유토피아를 만들 수 있습니다. 교사들이 교실에서 매일 조금씩 유토피아의 영토를 넓혀간다면, 언젠가는 유토피아가 바로 우리 곁에 와있을 날이 오겠지요. 그날을 위해 함께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 김누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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