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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쌍둥이자리
    인용 2023. 12. 21. 23:30

    이름은 실체를 나타낸다. - 일본 격언
    미디어는 그 자체로 메시지다. - 마셜 매클루언

    "신간 도서가 곧바로 디지털 아카이브되어(화상으로 보존된다는 의미입니다), 그 화상을 인터넷으로 송신해서 각 가정의 컴퓨터에서 볼 수 있으면 책을 살 필요가 완전히 없어지게 될 것입니다. 매우 편리한 시대가 되었지만, 그렇다면 문필가는 어디서 수입을 얻어야 하는가와 같은 큰 문제가 발생합니다.
    종이책 인세로 생계를 유지하는 기존의 사고방식을 뿌리부터 바꿔야 하는 시대가 곧 눈앞에 닥쳐올지도 모릅니다."

    "기존의 사고방식을 뿌리부터 바꿔야 하는 시대가 곧 눈앞에 닥쳐"오고 있다고 나도 생각한다. 철도를 전기철도로 바꾸어 증기기관차가 필요치 않게 되듯이, 다리가 놓이면 나룻배가 필요치 않게 되듯이 기술의 진보는 그 대가로 반드시 '그때까지 존재했던 직업'을 빼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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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지금 블로그에 쓰는 갖가지 글은 '등사기'의 연장이고 기술은 진화했지만 내가 글을 쓰는 동기는 중학생 때와 똑같다. 손을 잉크로 까맣게 물들이며 등사기에 인쇄를 하는 중학생인 나에게 어느 날 구글이 찾아와서 "거기 있는 소년이여, 자네 저작물을 전자 데이터베이스화해서 세계 곳곳에 있는 독자들이 볼 수 있게끔 제공하고 싶은데 자네 생각은 어떠한가?"라고 말한다면 나는 뜨거운 포옹으로 화답하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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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 철수도 똑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이것은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아이디어가 중앙집권적 정보관리정책과 양립할 수 없다는 중대한 사실을 잘 보여 준다. 우리는 오랫동안 IBM과 애플 모델에 준거해서 '중추관리형 컴퓨터'와 '퍼스널 컴퓨터'가 정보 기술의 근원적인 이항대립 도식이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구글은 그 모델조차도 이미 오래되었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세계는 정보를 '중추적으로 점유'하거나 '비중추적으로 사유'하는 것이 아니라 '비중추적으로 공유하는' 모델로 이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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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표 문화'라는 말은 반드시 어떤 언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들의 '국민 문화'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면 성경의 원전은 고대 히브라이어와 아랍어와 코이네로 쓰여 있지만 그런 말들을 모국어로 하는 화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성경을 만들어 낸 사람들의 영성의 본질을 이해할 사람이 이제 아무도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겠지요. 아무도 모국어로 쓰지 않는 언어에도 고유한 문화가 있을 수 있는 것이지요.

     


    - <우치다 선생이 읽는 법: 뾰족하게 독해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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