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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실체를 나타낸다. - 일본 격언
미디어는 그 자체로 메시지다. - 마셜 매클루언"신간 도서가 곧바로 디지털 아카이브되어(화상으로 보존된다는 의미입니다), 그 화상을 인터넷으로 송신해서 각 가정의 컴퓨터에서 볼 수 있으면 책을 살 필요가 완전히 없어지게 될 것입니다. 매우 편리한 시대가 되었지만, 그렇다면 문필가는 어디서 수입을 얻어야 하는가와 같은 큰 문제가 발생합니다.
종이책 인세로 생계를 유지하는 기존의 사고방식을 뿌리부터 바꿔야 하는 시대가 곧 눈앞에 닥쳐올지도 모릅니다."
"기존의 사고방식을 뿌리부터 바꿔야 하는 시대가 곧 눈앞에 닥쳐"오고 있다고 나도 생각한다. 철도를 전기철도로 바꾸어 증기기관차가 필요치 않게 되듯이, 다리가 놓이면 나룻배가 필요치 않게 되듯이 기술의 진보는 그 대가로 반드시 '그때까지 존재했던 직업'을 빼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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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블로그에 쓰는 갖가지 글은 '등사기'의 연장이고 기술은 진화했지만 내가 글을 쓰는 동기는 중학생 때와 똑같다. 손을 잉크로 까맣게 물들이며 등사기에 인쇄를 하는 중학생인 나에게 어느 날 구글이 찾아와서 "거기 있는 소년이여, 자네 저작물을 전자 데이터베이스화해서 세계 곳곳에 있는 독자들이 볼 수 있게끔 제공하고 싶은데 자네 생각은 어떠한가?"라고 말한다면 나는 뜨거운 포옹으로 화답하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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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철수도 똑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이것은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아이디어가 중앙집권적 정보관리정책과 양립할 수 없다는 중대한 사실을 잘 보여 준다. 우리는 오랫동안 IBM과 애플 모델에 준거해서 '중추관리형 컴퓨터'와 '퍼스널 컴퓨터'가 정보 기술의 근원적인 이항대립 도식이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구글은 그 모델조차도 이미 오래되었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세계는 정보를 '중추적으로 점유'하거나 '비중추적으로 사유'하는 것이 아니라 '비중추적으로 공유하는' 모델로 이행하고 있다..
'목표 문화'라는 말은 반드시 어떤 언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들의 '국민 문화'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면 성경의 원전은 고대 히브라이어와 아랍어와 코이네로 쓰여 있지만 그런 말들을 모국어로 하는 화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성경을 만들어 낸 사람들의 영성의 본질을 이해할 사람이 이제 아무도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겠지요. 아무도 모국어로 쓰지 않는 언어에도 고유한 문화가 있을 수 있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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