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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기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를 두렵게 하는 악마였다."
    인용 2023. 5. 19. 11:44

     

    증기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를 두렵게 하는 악마였다. 도공이나 놋쇠 세공사가 만든 냄비는 뚜껑에 구멍이 나 있었다. 증기가 냄비와 지붕을 들어 올리고 나아가 집까지 날리지 못하게 구멍으로 김을 빼내려 한 것이다. 그러나 우스터 후작, 와트, 풀턴은 그런 힘이 있는 곳에 악마가 아니라, 신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 힘을 잘 활용해야 하고 그냥 버려두거나 낭비해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 신은 증기처럼 간단하게 냄비, 지붕, 가옥을 공중 높이 들어 올릴 수 있을까? 그분이야말로 이 증기기관 발명가들이 찾아다녔던 일꾼이었다. 그분을 잘 활용해 냄비나 지붕보다 훨씬 더 녹록지 않고 위험한 악마들, 가령 엄청난 흙더미, 산등성이, 거대한 부피의 물과 저항, 기계류 등을 단단히 묶어 들어 올릴 수 있었고, 사람들의 노동력을 획기적으로 절약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하여 신은 인간의 수명을 늘리고 공간을 단축하게 했다.

    ✳︎

    위대한 천재는 본질적인 인간에게로 돌아온다. 우리는 과학이 진보하면서 전쟁 기술도 향상되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폴레옹은 야영으로 유럽을 정복했다. 용기를 발휘하는 데 방해되는 것을 다 제거하고 오로지 용기 하나만으로 버틴 것이다. 프랑스 역사가인 라스카즈는 이렇게 말했다. "황제는 완벽한 군대 편성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무기, 탄약, 보급창, 마차 따위는 모두 버리고, 로마의 관습을 모방하여 병사들이 옥수수 배급을 받아 그걸 작은 맷돌에 손수 갈아 빵을 구워먹을 때, 비로소 강군이 탄생한다."


    - 랄프 왈도 에머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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