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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하이 생활자가 전하는 상하이의 근황
    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3. 4. 7. 22:13

    상하이로 발령받아 근무 중인 우리 문하생 리(李) 군이 잠시 귀국하였으므로, 현대 중국의 시민 생활에 대한 여러가지 교시(敎示)를 청했다. 실제로 중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의 살아있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중한 기회이다.

     

    처음 화젯거리로 오른 것은, 상하이에서의 전기차 보급이었다. 상하이에서는 내연기관 차를 구입하면, 번호판이 나올 때까지 2년 동안 기다려야만 한다. 전기차는 바로 번호판이 교부되기도 하거니와, 보조금까지 나오므로, 동급 차종이라면 내연기관 차보다도 훨씬 싼 가격으로 살 수 있다. 당연히, 모두가 전기차로 갈아탄다.

     

    전기차는 상하이 시내에서 몰고 다니기만 하면 상관이 없는데, 일단 도시 외곽으로 나가면 충전소를 찾기가 상당히 어렵다.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교통정체와 조우하기라도 한다면, 남아있는 배터리가 신경쓰인다. 전기가 나가면 끝장나므로, 에어컨을 끄고, 엔진을 끄고, 전기를 절약한다. ‘이 아슬아슬한 느낌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라는 것이었다.

     

    자연스레, 사람들은 차를 타고 멀리 나가는 일을 자제하게 된다. 그런 식으로 정부는 시민의 행동의 자유에 슬며시 억제를 가하려고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살짝 들었다. 억측일 지도 모르겠다만.

     

    ‘이제 현금을 들고 다니는 일은 없지요’ 하고 리 군은 말한다. 현금, 신용카드 모두 쓰지 않는다. 전부 스마트폰 하나로 해결한다. 레스토랑에 들어가도 메뉴판이 없다. 테이블 위에 QR 코드가 붙어있는데, 그것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한다. 그러면 화면에 메뉴가 뜨는데, 거기서 주문을 고른다. 지불도 물론 스마트폰으로 한다. 여럿이서 식사를 할 때도 한 명씩 스마트폰으로 주문한다. 지불할 때는 그중 한 명이 합쳐서 내고, 남은 사람들은 그 사람에게 스마트폰으로 송금한다.

     

    대중교통도 스마트폰으로 타고, 노점상에서도 스마트폰으로 먹을거리를 사며, 아파트 입구와 엘리베이터도 스마트폰을 찍고 들어간다. 자기 집 문 앞에서만큼은 역시 열쇠로 연다고 하는데, 그러한 ‘구식 도구’를 쓸 기회는 그때뿐이라고 한다.

     

    ‘스마트폰을 잃어버리면 큰일이겠군’ 이라고 말하려니까, ‘신분 증명만 되면, 즉시 새 스마트폰을 살 수 있으니 문제 없습니다’ 라는 것이었다. 아, 그렇습니까.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니지 않으면 생활이 불가능한데,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이상, 개인정보는 정부에 유출되기 마련이다. 중국은 훨씬 예전부터 치안 유지 예산이 국방 예산을 상회하고 있다. 그것은 중국공산당이 해외로부터의 군사 침략 리스크보다도, 국내에서 일어날 반정부 운동의 리스크를 엄중하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치안 유지비는 국민 감시에 이용된다. 감시 카메라에 의한 얼굴인식, 성문(聲紋)인식, 홍채인식... 등의 국민 감시 테크놀로지 분야에서 중국은 현재 세계 최고다. 그 테크놀로지는 패키지화되어 싱가포르를 필두로 독재 국가에 ‘수출’되고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전 국민의 정보를 정부가 파악하려는 시도는 어마어마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수고를 들일 바에야, 차라리 그 예산을 국민이 즐겁고 윤택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지출하게 될 때 ‘반정부 운동’이 일어날 리스크가 비로소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필자는 생각하는데, 중국공산당의 지도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

     

    스마트폰에 따른 위치정보 파악은 대단히 정확하다고 한다. ‘제로 코로나’ 때는 갑자기 휴대폰으로 전화가 걸려와, ‘당신은 몇 시 몇 분 몇 초에 이 장소에 있었는데, 그때 코로나 확진자와 접촉했으므로, 밀접 접촉자로 확인되었다’는 말을 듣고 자가격리에 들어간 일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거기는 자전거로 지나갔을 뿐이고,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하고 리 군은 투덜댄다. ‘GPS는 인공위성에서 정보를 받아 위치를 특정하므로, 제가 자전거로 통과한 지점 바로 아래에 있던 지하 주차장에 확진자가 있으면 저까지 밀접 접촉자 판정을 받아버리는 것입니다.’

     

    국민 감시도 만만한 일이 아니다. (야마가타 신문 3월 30일)

     

     

    (2023-04-01 08:08)

     

     

    저자 소개

     

    우치다 타츠루 (內田樹)

    1950년생. 합기도 개풍관 관장. 고베여학원대학 명예교수.

    저서 <원숭이처럼 변해가는 세상>, <길거리에서 논하는 한일관계론> 등.

     

    출처: 우치다 타츠루의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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