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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 보드리야르 <소비의 사회>
    인용 2019. 12. 27. 22:25

    화면은 보통 인간에게 복종하지만, 비행기는 결코 주술의 명령에 따라 내려오지 않는다. 그러나 기술의 이러한 승리만으로, 우리의 행동은 현실의 영역에 속하고 멜라네시아인의 행동은 환상의 영역에 속한다고 단언할 수 없다. 왜냐하면 동일한 심리적 구조 때문에, 한편으로는 멜라네시아인의 주술에의 신뢰는 결코 없어지지 않으며(잘되지 않은 이유는 마땅히 해야 하는 것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텔레비전의 기적은 “계속 기적이 되도록” 끊임없이 반복되는 것이다. 그것은 기술 덕분인데, 이 기술이 사회적 현실의 원칙 자체, 즉 이미지의 소비에 이르는 생산의 긴 사회적 과정을 소비자의 의식으로부터 없애버린다. 그 결과 텔레비전 시청자도 멜라네시아인도 무엇을 손에 넣는 것을, 기적적인 효과를 지닌 방식에 따라 “술책을 쓰는 행위(captation)”로 생각하는 것이다.

     

    소비사회의 특징은 매스 커뮤니케이션 전체가 “3면기사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적, 역사적, 문화적인 모든 정보는 3면기사라고 하는 대수롭지 않은, 그러나 동시에 기적을 부르는것 같은 형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들 정보는 완전히 “현실적인 것”, 즉 눈에 띄기 쉽게 극적인 것이 되며, 그리고 동시에 완전히 “비현실적인 것”, 즉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하는 매개물에 의해 현실로부터 멀어진 기호로 환원된다. 따라서 3면기사는 단순한 하나의 범주가 아니라 우리들의 주술적 사고, 우리들의 신화의 축이 되는 범주이다.

     

    체계의 유일한 논리는 살아남는 것이며, 이런 의미에서의 체계의 전략은 인간사회를 불안정한 상태, 끊임없는 부족의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다. 살아남고 부활하기 위해 체계가 전통적으로 “전쟁”을 강력한 수단으로 삼아왔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오늘날에는 전쟁의 기구와 기능이 일상생활에서의 경제체계와 기구 속에 통합되어 있다.

     

    체계는 자신이 살아남기 위한 조건만을 알고 있을 뿐 사회와 개인의 내용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 이것을 알아차리게 되면 약간의 환상, 즉 체계의 내용을 변화시키면 체계 자체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환상을 갖지 않게 된다. … 체계는 착취와 전쟁을 풍부함과 소비로 대체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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