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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기번 <로마제국 쇠망사>인용 2020. 1. 12. 18:16
"마치 어린 시절 사지가 꽁꽁 묶여 평생 난쟁이가 된 사람처럼, 우리의 연약한 정신은 지금 노예의 습관과 편견에 묶여 스스로를 펼칠 수 없으며, 민주정부 아래 살면서 자유롭게 글을 쓴 옛 사람이 지녔던 균형 잡힌 위대함도 이룩할 수 없다." (롱기누스, 3세기 그리스 철학자, 수사학자, <숭고론>의 저자) (p.70)
"미신적인 시대에는 인간의 권리를 주장하는 데 공직자의 영향력을 잘 활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왕권과 교권은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교권이 시민 편에 서는 일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p.71)
"농업은 제조업의 기초이다. 그것은 바로 자연의 산물이 기술의 재료가 되기 때문이다. 로마 제정 아래에서는 연구하는 재능을 갖춘 민중의 노동력이 끊임없이 다양한 형태로 활용되었다. 그들의 그러한 근로 덕분에 부유층을 형성하는 사람들은 온갖 편리하고 우아하며 사치스러운 것을 다 동원하여 자신들의 옷과 식탁, 주택과 가구 등 허영심을 부추기고 관능을 만족시키는 갖가지 물건들을 넉넉히 갖추고 있었다.
도덕주의자들은 그러한 사치를 강력하게 비난했다. 이것은 어느 시대에나 마찬가지다. 만약 사람들이 사치품을 사양하고 필수품만으로 만족했더라면, 아마도 인류는 더욱 행복해졌을 것이고, 나아가서는 더 높은 덕성을 지니게 되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불완전한 사회의 실상을 생각하면, 유감이긴 하지만, 사치야말로 불평등한 부의 분배를 시정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비록 그것이 악덕과 어리석은 생각에서 나온 것이라 하더라도.
기술자와 예술가는 아무리 부지런하고 재능이 있어도 한 뼘 땅도 가질 수 없었고, 그 대신 땅 소유자들로부터 자발적인 세금을 징수하고 있었다. 이에 비해 토지 소유자들은 토지를 개량하여 수익성을 높이고, 생산물을 시장에 내다 팔아 새롭게 쾌락을 추구할 수 있었다.
이러한 사회 구조는 어디나 마찬가지이지만, 로마세계에서는 그 에너지가 넘쳐흘러서 멈출 줄을 몰랐다." (p.66~67)
"민주정치 아래에서는 주권이 시민에게 있지만, 주권이 일단 대중에게 주어지면 처음에는 그 권리를 남용하다가 나중에는 완전히 상실하는 법이다." (p.47)
"로마군을 상대로 싸운 경험이 있는 당시의 한 역사가(요세독스)가 실전과 훈련의 차이는 피를 보는가 아닌가에 있었다고 지적한 것은 적절하다." (p.23)
"황제를 비롯하여 교사로 초빙된 학식과 덕망을 갖춘 학자들 모두가 콤모두스의 편협한 정신을 넓혀 주고 날이 갈수록 더해가는 비행을 바로잡아, 장차 황제가 되기에 손색 없는 인물로 만들기 위해서 온갖 노력을 기울였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교육이라는 것은, 타고난 자질을 가진 자라면 몰라도 대개의 경우 큰 성과를 올리기 어려운 법이다." (p.101)
"그렇지만, 대개 중상에도 남의 약점을 날카롭게 지적하는 현명함이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되돌아보면, 디모클레티아누스 황제의 봉기는 그가 직무를 수행하거나 중요한 일에 대처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지만, 모험과 명성을 구하고, 권모술수를 멀리하며, 경쟁자들의 동맹에도 과감하게 도전하는, 이른바 영웅으로서 갖춰야 할 호방함은 모자랐던 것 같다.
다시 말해 디모클레티아누스 황제의 재능은 탁월했다기보다는 오히려 실용적이었다. 즉, 경험과 지성의 성과인 빼어난 정신, 실무적인 재능과 근면함, 관용과 절제, 온건함과 엄격함, 그리고 이들의 적절한 활용,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흔들리지 않는 마음, 수단 선택의 유연성,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야심을 위해 타인과 자신의 충동적인 감정을 억제할 줄 알았고, 게다가 그 야심을 정의와 공익이라는 구실로 포장하는 교묘한 술책에 뛰어났다."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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