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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공산당 창당 100주년에 부쳐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7. 7. 20:27
창당 100주년을 맞은 일본공산당이 코멘트를 요청해와서, 아래와 같이 써보냈다.
일본공산당 창건 100주년은 하나의 ‘위업’이다. 똑같은 정당이 100년 역사의 풍설을 견디고 살아남았다는 것은 세계사적으로 봐도 손에 꼽을 만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어째서 가능했을까. 공산당에 대해 갖고 있는 개인적인 호오를 떠나, 그 의문에 대해서 우리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일본 공산당이라는 당명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의논이 있다. 필자는 당명 변경에 반대한다. 딱히 ‘원조’라는 개념에 가치를 두려는 게 아니다. 공산당을 자칭하는 정당은 20세기에 전세계적으로 존재했다. 그 흥망과 변천사를 관찰하는 ‘비교 공산당사’가 근대 정치사에 중요한 연구 분야라고 필자가 생각하기 때문이다.
러시아 혁명 이후, 아시아에는 인도네시아 공산당, 중국 공산당, 일본 공산당, 고려 공산당, 베트남 공산당이 줄이어 창당되었다. 그 가운데 지금도 존속하며 ‘마르크스주의 정당’임을 내세우는 정당이 몇이나 있겠는가.
일본 공산당은 그 가운데에서도 예외적으로 탄압에서 살아남아, 마르크스주의 정당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어째서 그런 일이 가능했을까. 이는 쉽게 답할 수 있는 성질의 질문이 아니다. 하지만, 이 물음과 본격적으로 대결하지 않는 이상, 근대 일본의 정치사를 논할 수는 없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2022-06-27 09:30)
저자 소개
우치다 타츠루 (內田樹)
1950년생. 합기도 개풍관 관장. 고베여학원대학 명예교수.
저서 <원숭이처럼 변해가는 세상>, <길거리에서 논하는 한일관계론> 등.
출처: 우치다 타츠루의 연구실
【번역 노트】
고려 공산당 (高麗共産黨)
① 1919년 연해주(沿海州) 이르쿠츠크(Irkutsk)에서 대한 국민 의회의 김철훈(金哲勳)·문창범(文昌範) 등이 조직한 공산주의 정당. 노령파(露領派) 공산당.
② 1918년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임시 정부 국무총리 이동휘(李東輝)가 조직한 공산주의 정당.
과문한 탓에 미처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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