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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선 결과를 예측해 보았다
    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1. 10. 27. 20:26

    오늘은 10월 26일. 총선 투표까지 5일 남은 날. 이 판국에 총선 결과를 예측했다. 이기든 지든 5일 뒤에는 결과를 알 수 있다. 빗나간다면 불찰을 비웃어주기 바란다.

     

     

    자민당은 단독 과반수 233석에 다다르지 못한다.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 가까스로 과반수다. 이번에는 입헌민주당, 공산당, 국민민주당, 레이와신센구미 등 야당 4당의 공동투쟁이 빛을 발해, 여야당 경합이라는 의석 구성을 이룬다. 유감스럽게도 정권교체는 아니다.

     

    자민당으로서는 이번 선거의 호재가 될 조건이 몇 개 있다.

     

    원래대로라면 올림픽으로 축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고 난 직후 총선에 무작정 달려들 셈속이었으나, 이루지 못했다. 확실히 언론을 이용해 개최중에는 가짜 열광을 만들어냈음에도 끝난 뒤에는 코로나 5파 감염폭발이 도래해, 국민은 모두 올림픽 일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아베-스가 정권의 코로나 대책은 '늑장 대응'으로서의 의료붕괴, 자택 방치였고 그 결과 사망자가 속출함과 동시에 정권을 향한 분노가 높아져서, 결국 스가 정권은 지지율 하락을 불러왔다.

     

    이렇게 낮은 지지율 그대로라면 총선에서 대패할 것이 뻔하므로, 선거용으로 '간판을 바꿔 달게' 되었다. 총재 선거에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후보자를 티브이에 노출시켜서 '단순 접촉 효과'를 높이며, '신임 총재 축하 지지율'을 높인 가운데 총선으로 몰고 간다... 는 시나리오 그 자체는 합리적이었다. 하지만, 의외로 기시다 신규 내각의 지지율이 스가 정권 출범 시점보다 10퍼센트포인트 이상 낮은 40%대. 이는 자민당의 큰 판단 미스였다고 본다.

     

    이를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지난 9년 간 아베-스가에 대한 국민의 팽만감이 늘어나 있는 것이다. 모처럼 간판을 바꿔 달았는데도 유권자의 인상은 '바뀐 것 같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대로인 것 같은 느낌의 이유는 자민당이 원내 의원 가운데 '다음 세대'를 키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9년 동안 자민당은 당 집행부의 명령에 순순히 따르는 '예스맨'밖에는 공천하지 않았다. 지원자들을 자력으로 조직하고, 지역에서의 명망을 높이며, 설령 공천이 없더라도 당선될 수 있을 정도의 힘이 있는 정치가란, 당 집행부로서는 '눈엣가시'이다. 그러한 힘이 있는 정치가를 육성을 자민당은 오랫동안 거부해 왔다. 그리고 자력으로 국회의원이 될 능력은 없지만, 상급자에게 아첨하는 솜씨만큼은 좋은 '아부쟁이'들이 선택적으로 공천되고, 비례번호 상위를 줘왔다. 그 폭탄돌리기가 지금 돌고 돌아 자민당은 지금 심각한 '인재 부족'에 직면해 있다.

     

     

    그것을 유권자들이 눈치 못챌 리가 없다.

    지금, 자민당은 총재 선거를 총선 직전에 밀어붙여 후보자들이 티브이에 질리도록 나오고, 여당의 주목도를 높이는 전술을 채용했다. 공정하지 못하지만, 효과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그것이 기대했던 만큼의 효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그것은 지금 자민당의 언론 장악은 '어용 언론화'라는 관점이 인터넷 유저를 중심으로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어용 언론'이란 것은 컨텐츠의 좋고 나쁨에 직접적으로 관계되는 사항은 아니다. 그런 게 아니라, 언론의 성립 기반 그 자체에 대한 코멘트이다. 즉, 사람들은 보도내용 그 자체가 아니라, '이러한 것을 보도함으로써 언론은 대체 무엇을 하려는 것인가?' 하는, 보도의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물음의 차원이 한 단계 높아진 것이다.

     

    '옥에 티'란 티브이 용어이다. 카메라가 제위치보다 조금 기울면 촬영세트가 노출된다. 스튜디오의 콘크리트 벽이나 전선, 스태프들이 왔다갔다 하는 모습이 보이게 된다. 그러면 '아, 이건 작위이군' 하는 게 밝혀진다. 어떤 효과를 노렸고 어떤 술수를 썼는지가 드러난다.

     

    '어용 언론'이라는 말이 나왔다는 것은, 총재 선거 보도에 대해서 시청자들이 '후보자들은 어떠한 공약을 말하는가'보다도 '그들은 미디어를 어떻게 이용하려고 하는가'로 관심의 초점을 옮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이전에는 그다지 보지 못했던 태도이다.

     

    어떤 보도를 접하고서 '이렇게 보도함으로써 이 언론은 사실 무엇을 하려는 것일까?' 하는 '저의'에 대해 생각하는 태도, 어떤 뉴스를 보고서 '만약 보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숨기는 뉴스가 따로 있는가?' 하고 의심하는 태도, 이러한 태도가 시민들 사이에서 상당히 정착되어 왔다는 느낌이 든다.

     

    이 정도면 미디어 리터러시가 향상되었다고 생각해도 좋으리라. 적어도 과거의 선거에서는 총선과 총재 선거의 시간 간격 설정이나, 어용언론의 '단순 접촉 효과' 등, 여당이 획책했던 술수가 이제까지 '옥에 티'로 드러났던 예가 없었다. 하는 짓은 변하지 않았음에도, 유권자들은 간단히 흔들리지 않게 된 것이다.

     

    자민당이 익명 SNS 계정인 Dappi를 써서 여론 조작을 하려던 의혹을 티브이도 신문도 현재로서는 거의 보도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티브이나 신문이 보도하지 않은 사건이 있다'는 뉴스는 오히려 인터넷 상에서는 보도가치가 있다. 당연히 인터넷 사용자들은 달려든다.

     

    필자는 Dappi 사건이 정권에 있어서 치명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물론 자민당도 그걸 알고 있으므로 필사적으로 보도를 막는다. 하지만 그 덕분에 이 사건이 자민당 정권의 생존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사건이 보도되지 않았다'는 사실관계를 통해 유추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한 '미디어 사용법'을 일본인은 배워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정보 해독법 훈련의 달성도는 4년 전 선거 때와 비교해봤을 때 상당히 향상되었다고 본다. 이 변화는 높이 산다.

     

     

    이번 총재 선거의 특징은 '쟁점이 없다'는 것이었다.

     

    원래대로라면 코로나 대책이 최우선적인 쟁점이 되었을 터인데, 8월 중순에 최고치를 맞이한 신규 확진자는 이후 격감해 5파 감염이 마무리되었다. 정부는 '감염병 대책이 성공했다'고 자찬하며 마무리지을 셈이다. '자신들이 제안했던 대책대로 했다면 피해를 더욱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라는 야당 측의 비판은 '실현되지 못했던 정책 성과'를 논거로 들고 있으므로 약간 설득력을 잃는다. 그래서 감염병 대책의 옳고 그름은 논점이 되지 못한다.

     

    외교에서는 '공격적 외교'를 전개하는 중국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가 최대 문제인데, 일본 정부는 중국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에 관여할 수단을 갖고 있지 않다. 중국을 움직이게 하는 '조커'도 없고, 당 중앙에 신뢰할만한 '정보원'도 갖고 있지 않다. 그래서 중국에 대한 논의는 '적 기지 타격 능력' 따위의 '택시 운전사 정치평론'의 영역을 벗어나지 않는다. 그런 것은 선거의 쟁점이 되지 못한다.

     

    전정권의 여러가지 불상사, 모리토모 가케 사쿠라 스캔들, 올림픽, 일본학술회의 문제, 어느것도 여당은 쟁점으로 할 분위기가 아니다. 선거가 끝나서 원내 과반을 점하면 '<모든 것은 마무리지어졌다>가 민의다'라며 내뺄 속셈이다. 제 사안에 대해 마지막까지 한 마디 하지 않아도 손 안 대고 코 푸는 식으로 통할 테니까, 이것도 쟁점이 되지 못한다.

     

    '성장인가 분배인가' 하는 논쟁도, 관련 법규나 재원 얘기가 나왔을 때 어떤 당의 주장을 신뢰할 것인가, 유권자에게는 애초에 그것을 판단할 수 있을만한 지식도 정보도 없다. 그래서 이것도 무엇을 말하든 바로 검증할 수 없는 이상, 제멋대로의 '판타지'의 영역을 벗어날 수 없다.

     

     

    최종적으로 자민당에게 남아있는 카드는 '공산당이 정권을 잡으면 일본이 공산화되는가' 하는 고색창연하고도 대공황시대적인 '반공' 슬로건밖에 없다. '여러분, 일본이 공산화되면 쓰겠습니까? 천황제가 없어지고, 자위대가 사라집니다. 미일 동맹도 끝장이예요. 그래서야 쓰겠어요?' 라는 식의 '협박'을 선거전 말기에 소리 높여 떠들리라. 하지만 '반공' 프로파간다는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21세기 전 세계의 젊은이들은 레드 콤플렉스가 희박하다.

     

    미국에서는 2016년 민주당 경선 때 17~29세 유권자의 72퍼센트가 '사민주의자' 버니 샌더스에 투표했다. 2018년 조사에서는 미국 민주당 지지자 22~37세의 48퍼센트가 자신들을 '사회주의자' 내지는 '사민주의자'로 인정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일본에서는 이제까지 숫자는 안 나왔지만, 과연 <인류세의 자본론> 이라든가 <삶의 무기가 되는 자본론>같은 책들을 젊은 세대들이 열독하고 있는 현상을 보면 '이 자식들은 사상이 불온하다' 는 낡아빠진 표식이 '낙인'으로서 효과가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래서 이 쟁점 없는 선거전에서 여당이 최종적으로 기댈 곳은 '야당에 국정 수행능력이 없다'는 것이 되리라.

     

    다만 그들이 말하는 '국정 수행능력'이라는 것은 '미국에게 사랑받는' 일이며, 그 이상의 의미가 없다. 미국한테 '너희들이 정권을 계속 맡아주면 우리로서는 대단히 안성맞춤이다(아무튼 일본의 국익보다 미국의 국익을 우선하니까)'라는 소리를 듣는 정치가가 국정을 수행해야 한다고 많은 일본인들은 지금도 믿고 있다. 허나, '속국민으로서의 굴욕적 지위를 감수할 수 있는 능력'을 '국정 수행 능력'으로 부른다든가 '리얼리즘'으로 부르는 것은 일본 국민의 어떤 '고질병'이다.

     

    과연 일본인이 이러한 '고질병'과의 연을 끊을 수 있는 날은 올 것인가.

     

    이번 총선이 그 첫걸음의 계기가 되기를 필자는 간절히 바라고 있다.

     

    (2021-10-26 11:56)

     

     

    저자 소개
    우치다 타츠루
    1950년생. 개풍관 관장. 고베여학원대학 명예교수. 근간 <원숭이화하는 세상> <길거리의 한일론> 등.

     

    출처: http://blog.tatsuru.com/2021/10/26_115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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