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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본 쉬나드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인용 2021. 7. 24. 07:25
많은 사람들이 소규모 영농은 대규모 기업식 영농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어떤 종류의 중소기업도 대기업을 상대하지 못한다는 말이 된다. 대기업과 같은 규칙으로 대기업과 같은 게임을 한다면 당연히 중소기업은 대기업을 당해낼 수 없다. (372쪽)
우리는 실패한 시스템을 끊임없이 재활용하면서 이번에는 효과가 있기를 바라는 운명에 갇혀 버린 듯하다. 같은 행동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기를 바라는 것은 바보짓이다. (389쪽)
고등학교는 최악이었다. 여드름쟁이에 춤 솜씨는 형편없는 데다가 기술 외에는 어떤 과목에도 관심이 없었다. 나는 반항아였고 방과 후면 늘 남아서 벌을 받아야 했다. 문제아였던 나는 종종 "앞으로는 ...를 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문장을 500번쯤 쓰는 벌을 받았다. 나는 연필 세 자루에 막대를 끼우고 고무줄로 묶어서 한 번에 세 줄을 쓰는 빛나는 창의력으로 예비 기업가의 면모를 나타냈다. 야구와 축구 같은 운동에는 뛰어났지만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는 헛발질을 했다. 나는 자신만의 게임을 만드는 편이 훨씬 낫다는 것을 아주 어린 나이에 깨달았다. 그러면 당신은 언제나 승자가 될 수 있다. 나는 로스엔젤레스 주변의 바다에서, 시내에서, 산비탈에서 나의 게임을 찾아냈다. (34~5쪽)
선(禪)을 통해 나는 단순해지는 법을 배웠다. 단순해지는 것이 가장 풍성한 결과를 낸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암벽을 오르는 사람은 커다란 등반 장비들을 베이스에 남겨 두고, 오로지 자신의 기술과 바위의 특성에만 의존해서 암벽을 맨손으로 오를 수 있도록 기술을 완벽하게 연마했을 때에야 대가의 반열에 오른다. (58쪽)
우리는 돈을 빌릴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을 그들에게 인식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대출의 핵심적인 기준이 그것이었기 때문이다. (80쪽)
은행장들을 불러다 놓고 이렇게 말했어요. "이제 이 회사들을 맡아서 경영해야 하는데 뭘 해야 하는지 도통 모르겠어요. 누군가 저를 좀 도와줘야 할 것 같아요." 그들이 도움을 주었죠.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고 도움을 구하면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도우려고 애를 써요. (83쪽)
우리의 책임과 금융 부채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 본 어느 날, 나는 사업가이고 앞으로도 오랫동안 사업가로 남게 될 것이라는 깨달음이 찾아왔다. 이 게임에서 살아남으려면 사업에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는 것이 명백한 상황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나는 평범한 사업 규칙을 따라서는 행복할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항공사 잡지 광고에서 본 양복을 입은 창백한 얼굴의 시체들과는 가능한 거리를 두고 싶었다. 사업가가 되어야만 한다면 나만의 방식으로 사업을 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었다.
기업가 정신에 관한 말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기업가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비행 청소년을 연구하라"이다. 비행 청소년은 행동을 통해 이렇게 말한다. "이건 정말 엿같네. 난 내 방식대로 할 거야." 난 정말 사업가가 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사업가가 되려면 좋은 명분들이 필요했다. (85쪽)
나는 어떤 일에든 사전 준비를 다 갖추기 전까지는 거기에 뛰어들지 않는다. 1978년 빙벽 등반 기술에 대한 책을 냈는데 이 책을 내기까지 12년이 걸렸다. (...) 하나의 기술만으로도 빙벽 등반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가장 효율적인 방법도 아니고 가장 흥미로운 경험으로 이어지지도 않는다. (...) 현재 모든 최고의 빙벽 등반가들은 두 가지 크램폰 기법을 모두 알고, 두 가지 방법을 모두 적용한다.
사업 지식을 쌓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몇 년 동안 나는 사업에 대한 책을 모조리 읽으면서 나에게 맞는 사업 철학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일본이나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의 경영에 관한 책이 특히 흥미로웠다. 미국식 사업이 여러 가능한 루트 중 하나만을 제시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87~8쪽)
남부 시에라에서의 첫 급류 카약 경험은 엄청난 '자기 학대'였다. 우리는 첫날 스타니슬라우스강의 3급 구간을, 둘째 날 머세드강 하류의 4급 구간을, 셋째 날 투올럼니강의 5급 주간을 주파했다. 12일에 걸친 훈련이었다. 훈련이 끝나자 얼굴을 열두 바늘 꿰매야 했고, 등이 너무 아파서 히치하이커 한 명을 태워 집까지 운전을 시켜야 했다. 가이드나 야외 스포츠를 가르치는 학원이나 교재가 없던 시절에는 위험한 스포츠를 보통 이런 식으로 배웠다. (89쪽)
나는 항상 내 자신을 80퍼센트까지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왔다. 나는 스포츠를 비롯한 모든 활동에 80퍼센트의 능숙도를 달성할 때까지 열성적으로 임한다. 그 수준을 넘어서려면 집착과 어느 정도의 전문성이 필요하다. 나는 그런 일에는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80퍼센트 수준에 이르면 시들해져서 전혀 다른 일로 이동한다. (89쪽)
카미는 잠시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다 헛소리요. 기부에 대해 정말 진지하게 생각하는 거라면 회사를 1억 달러쯤에 팔고, 200만 달러만 챙긴 후에, 나머지로 재단을 만드는 게 나을 거요. 그렇게 하면 원금을 투자해서 매년 600~800만 달러를 기부할 수 있소. 영리한 사람이 회사를 인수하게 된다면 그들은 수익의 10퍼센트를 기부하는 프로그램을 유지할 거요. 좋은 홍보가 될 테니까 말이오."
함께 간 관리자들이 발끈했다.
"무슨 걱정이란 말이오?" 카미가 그들을 보고 말했다. "당신들은 젊어요. 다른 일을 찾으면 되잖소!"
나는 회사를 팔면 어떤 일이 생길지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자기가 왜 사업을 하는지 모르고 있는 것 같소."
선승이 막대로 머리를 내려치는 것 같았다. 우리는 깨달음을 얻는 대신 그 어느 때보다 혼란스러운 채로 그곳을 나왔다.
매년 30~50퍼센트에 이르는 성장률을 기록하던 파타고니아도 1991년이 되자 난관에 부딪혔다. 나는 여전히 내가 왜 사업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나라 전체가 불황에 들어섰고 우리가 계획하고 원자재를 사들여 대비했던 성장은 멈추어 버렸다. (119쪽)
지금 생각하면 나는 위기에 처한 우리 회사에 한 인간으로서, 그리고 등반가이자 서퍼, 카야커, 플라이 낚시꾼으로서 내가 체득한 교훈을 심어 주려 노력하고 있었다. 나는 삶을 단순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항상 노력했다. 1991년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한 나는 먹이사슬의 하단에 있는 식품(주로 야채류)을 먹고 물질 재화의 소비를 줄이기 시작했다. 위험한 스포츠를 하면서도 중요한 가르침을 얻었다. 한계를 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계를 넓히려고 노력하고 한계를 초월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살지만, 한계를 넘어서는 안 된다. 자신의 본분을 알아야 한다. 자신의 장점과 한계를 알고 분수에 맞게 살아야 한다. 사업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본분을 잊고 '모든 것'을 가지려고 할수록 기업은 파멸로 빠르게 다가간다. 선(禪)의 철학을 사업에 적용해야 할 때였다.
직원들에게 파타고니아의 철학을 가르치면서도 나는 당시의 혼란에서 회사를 구해 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가 지속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고, 이제는 경영과 지속 가능성의 모델을 미국 기업계가 아니라 7세대 앞을 내다보는 이로쿼이(Iroquois) 인디언과 같은 방식으로 찾아야 한다는 것만은 알고 있었다. 이로쿼이족은 의사결정 과정에 향후 7세대를 대표하는 사람을 포함시켰다고 한다. (126쪽)
매를 훈련시킬 때 쓰는 용어를 빌리면 '야락(yarak)'의 상태다. 배는 고프지만 약하지는 않은, 사냥에 나설 준비를 갖춘 가장 기민한 상태라는 말이다. (145쪽)
우리의 목표는 같은 범주 안에서 최고를 만드는 것이다. (145쪽)
코슌 미야모토는 펜싱 선생님의 아내에게 그녀가 꾸민 자갈 정원이 "여백과 균형의 강렬한 이미지를 전달한다"라며 그 아름다움을 칭찬했다. 거친 모래가 깔린 정사각형의 정원에 근처 시내에서 가져온 3개의 돌이 놓여 있었다. 펜싱 선생님의 아내는 정원이 아직 완전치 않으며 "3개가 아닌 하나의 돌만으로 지금과 같은 느낌을 표현할 수 있을 때까지는 완벽에 이를 수 없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기능 중심의 디자인은 대개 미니멀하다. 브라운의 디자인 책임자인 디터 람스의 주장처럼 "좋은 디자인은 최소한의 디자인이다."
복잡하다는 것은 기능적 필요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확실한 신호이다. 1960년대 페라리와 캐딜락의 차이를 예로 들어 보자. 페라리의 매끈한 라인은 고성능이라는 목적에 적합했다. 캐딜락에게는 기능적 목표 자체가 없었다. 캐딜락에는 엄청난 마력만 있었지, 그에 걸맞은 핸들도, 서스펜션도, 회전력도, 기체역학도, 브레이크도 없었다. 기능에 대한 고민이 없다면 디자인이 할 일도 없다. 그 차에는 거실이 고속도로를 지나 골프 코스로 옮겨지는 듯한 편안함과 힘만 있으면 그만이었다. 이렇게 해서 뒤에는 지느러미가 달리고 앞은 부풀려진 기본적으로도 끔찍한 형태에, 번드르르하기만 하고 쓸모는 없는 온갖 종류의 금속 장식이 더해졌다. 기능성이 디자인의 지침 역할을 하지 않을 때면, 상상력이 미쳐 날뛴다. 괴물을 디자인하는 것이라면 그럴듯한 작품이 나올 것이다. (155~6쪽)
내가 죽어서 지옥에 가게 된다면 염라대왕은 나를 콜라 회사의 마케팅 담당 이사로 만들 것이다. 누구에게도 필요하지 않은, 경쟁사와 차별점이 없으며, 가치를 기준으로 판매되는 것이 아닌 제품을 팔아야 하는 일을 맡게 될 것이다. 가격, 유통, 광고, 홍보를 기반으로 피를 튀기며 콜라 전쟁을 치르게 될 테고 그곳에서 나는 그야말로 지옥을 경험할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는 경쟁이 필요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보다는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특별한 제품을 디자인해서 경쟁 없이 판매하고 싶다.
성공적인 발명에는 엄청난 에너지, 시간, 돈이 필요하다. 뛰어난 발명은 정말 드물어서 빼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이라도 평생 만들어 낼 수 있는 시장성 있는 발명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더 힘든 일은 하나의 발명이 탄생하는 데는 30년이 걸릴 수도 있는 반면, 오리지널 아이디어에서 수천 개의 혁신(innovation)이 생겨나는 데는 단 몇 년, 단 몇 달이면 충분하다는 사실이다. 혁신은 훨씬 빨리 달성할 수 있다. 기존의 제품 아이디어나 디자인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
창의적인 요리사들이 그렇듯이 우리는 '원작'을 영감을 주는 레시피로 본다. 그 뒤에는 책을 덮고 우리만의 것을 만들어 낸다. 파타고니아의 제품은 최고의 셰프들이 만든 요리법을 혼합한 퓨전 요리인 셈이다. (158~9쪽)
'우리 토마토'라는 회사와 '최고 토마토'라는 두 회사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두 회사 모두 전 세계에 토마토를 판매한다. '우리 토마토'의 토마토는 모두 캘리포니아주 샌와킨 밸리에 있는 거대한 기업식 농장에서 자란다. 이 회사의 상품들은 고르고 단단하며 장거리 이동에도 잘 견딘다. 또한 에틸렌 가스를 이용해서 쉽게 후숙시킬 수 있어 소비자에게 전달될 때는 잘 익은 상태가 된다. 최신식 기계, 유전자 변형 종자, 화학물질, 원가계산 담당자를 이용하고 공공 용수나 수출에 대한 보조금을 많이 받고 있기 때문에 세계 어디에서나 가격 경쟁력이 높다.
반대로 '최고 토마토'는 상품이 판매되는 지역에서 토마토를 기르는 것을 선호한다. 이탈리아의 파스타 시장에는 로마 토마토를, 까다로운 프랑스 시장에는 덩굴에서 완전히 숙성된 과즙이 많은 토마토를 판매한다.
나는 '우리 토마토'를 세계적으로 사업하는 미국 회사라고 생각한다. 반면에 '최고 토마토'는 특정 시장에 맞추어 상품을 조정하는 일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라고 본다. (160쪽)
파타고니아의 의류는 아름다워야 한다. 파타고니아의 옷은 예술이 될 수 있다. 패션은 찰나에만 존재하지만 예술은 영원하다. 사실 패션은 언제나 유행이 지나간 것일 수밖에 없다. 유행은 과거의 사건에 대한 반응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되돌아올 수는 있겠지만 분명한 죽음을 앞두고 있다. (167쪽)
나는 한국에서 귀국하던 길에 처음 일본에 들른 1964년부터 일본 사회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일본인들이 서구에 대해 연구해서 서구 문화와 아이디어를 그들에게 유리하게 적용시켰듯이 나는 그들의 문화와 아이디어를 배워 우리에게 유리하게 적용했다. 현대 세계에 적응하고 대처하는 방법에 있어서 늘 수년을 앞서 있다는 면에서 일본은 대단히 미래 지향적인 사회이다. 나는 일본에 대해 공부하면서 과도한 인구, 제한된 자원, 세계화에 맞서야 하는 현대사회의 미래에 눈을 뜨게 되었다. (216쪽)
카탈로그의 첫 번째 목표는 이미지를 뒷받침하는 특정한 삶의 철학을 공유하고 장려하는 것이다. 그 철학의 기본 원리는 환경에 대한 깊은 감사와 환경 위기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는 강렬한 의욕, 자연에 대한 열정적인 사랑, 권위에 대한 건전한 의심과 회의, 인간의 힘을 바탕으로 하지만 연습과 숙련을 필요로 하는 어려운 스포츠에 대한 애정, 스노모빌이나 제트스키와 같이 엔진을 써야 하는 스포츠의 거부, 괴짜에 대한 편향, 종종 자조적인 유머, (살아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는, 그리고 결코 같은 사람으로 돌아오지는 않을 여정이라는 표현이 가장 적절한) 진짜 모험에 대한 선호와 존경, (디자인과 소비에 있어서) 적은 것이 많은 것이라는 신념 같은 것들이다. (242쪽)
아이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나는 어느 날 보육시설이 있는 건물에 가 4~5살 난 아이들 몇몇에게 이렇게 물었다. "얘들아 안녕? 학교가 마음에 들어?" 한 남자아이가 내 말을 바로 고쳐 주었다. "우리는 학교에 있는 게 아니고 회사에 있는 거예요. 우리 엄마는 저기에서 일하고 저는 여기에서 일을 해요."
아버지와 어머니가 매일 8시간 이상씩 사라져 버리고, 일이라는 개념에 대해 모르고 자라는 평범한 아이들과 얼마나 다른가! 대개의 아이들이 오클리나 나이키 같은 대기업의 후원을 받기를 꿈꾸면서 그것이 직업의 전부인 듯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파타고니아의 차일드 디벨로프먼트 센터는 우리가 만드는 것 중에서도 단연 최고를 만들고 있다. 뛰어난 아이들을 말이다. 많은 보육사들이 아이들을 끊임없이 안아 주고 돌봐 준다. 온 마을이 엄청난 자극과 학습 경험을 제공하며 아이들을 길러 낸다. 그 결과 우리 아이들은 낯선 사람이 인사를 해도 엄마 치마 뒤로 숨지 않는다. (280~1쪽)
우리는 하사관이 "가자!"라고 소리치면 아무런 질문 없이 참호에서 뛰어나가 돌격을 감행하는 보병 같은 사람들, 이래라 저래라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 종류의 사람들을 고용하지 않는다. (285쪽)
자연계는 우리 눈에는 혼란스럽게 보이지만 실상은 대단히 체계적이다. 다만 중앙에 집중된 상명하복 방식이 아닐 뿐이다. 개미 군락을 연구하는 스탠퍼드대학의 데보라 고든 교수는 군락 안에는 책임자 격의 특정한 개미가 존재하지 않으며 중앙의 제어도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각각의 개미는 자신의 일이 무엇인지 알며 단순한 상호작용의 방식으로 서로 소통을 한다. 이것이 어우러져 효과적인 사회적 네트워크를 만들어 낸다고 말했다.
독재국가처럼 중앙 집중화된 하향식 시스템은 위계질서를 유지하는 데 엄청난 힘과 노력이 필요하다. 모든 하향식 시스템은 결국 무너지고 시스템은 혼란에 빠진다.
미국 해군의 엘리트 특수부대, 네이비씰에는 리더가 있지만 장병들 모두가 임무를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으며 자신의 개별적인 임무는 물론 다른 사람의 임무가 무엇인지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자율적 관리가 가능하다. 리더가 제 기능을 못하는 상황이 오면 누구든 그 역할을 맡을 수 있다. (290쪽)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CEO들(매번 요란하게 회사를 옮겨 다니며 명성을 높이는 CEO들이 아니라)에 대한 연구를 보면 그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요소가 있다. 그들은 손으로 하는 일을 즐긴다. 나이 든 CEO들은 (직접 자기 차를 만질 수 있었던) 고등학교 때 작업한 자동차를 가지고 있거나 차고에 목공 작업장을 두고 가구를 만들었다. 수도에 나사받이가 필요하거나 문이 잘 닫히지 않을 때면 그들은 직접 팔을 걷어붙인다. 어떤 종류의 문제가 생기든 이런 사람들에게는 수리공이나 컨설턴트를 부르지 않고도 그 문제에 대해서 충분히 생각한 뒤 직접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CEO의 수명은 그 사람의 문제 해결 능력과 일에 적응하고 성장하는 능력에 정비례한다.
문제가 발생하면 능력 있는 CEO는 바로 컨설턴트를 고용하지 않는다. 외부인은 당신만큼 당신 사업을 잘 알지 못한다. 더구나 내가 알게된 바에 따르면 대부분의 컨설턴트는 실패한 기업 출신이다. 문제와 정면으로 맞서서 직접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만이 다른 형태로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정말로 그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는 모든 증상을 지나 실재적인 원인에 이를 때까지 충분한 질문을 계속 던지는 것이다.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이나 토요타 경영진이 '다섯 번의 왜(five whys)'라고 부르는 방식으로 말이다. (292~3쪽)
다음 수백 년을 내다봐야 하는 기업의 소유주와 관리자들은 변화를 사랑해야 한다. 역동적인 기업의 관리자에게 가장 중요한 임무는 변화를 자극하는 것이다. 조너선 와이너는 그의 저서 <핀치의 부리>에서 호박 안에 보존된 채 발견된 곤충에 대해 이야기한다. 수백만 년 된 이 표본 속의 곤충은 지금 살고 있는 종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큰 차이가 있다. 현대의 곤충은 농약으로 뒤덮인 식물을 건드린 후에는 다리를 떼어 버리고 새 다리를 생성시키는 능력을 개발했다. 놀랍게도 이 능력은 살충제의 사용이 시작된 2차 세계대전 직후부터 진화되었다. 여기에서 우리는 진화(변화)는 스트레스 없이 일어나지 않으며, 대단히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
산을 오르는 것은 사업과 인생의 본보기 역할을 하는 일이다. 산에 어떻게 오르느냐가 정상에 이르는 것 자체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똑같이 에베레스트에 오르더라도 단독으로 산소통을 사용하지 않고 오를 수도 있고, 가이드와 셰르파를 고용해 짐을 지게 하고, 크레바스를 가로지르는 사다리를 놓게 하고, 1800미터에 이르는 고정된 로프에 몸을 맡기고, 셰르파 한 명에게는 앞에서 당신을 당기고, 다른 한 명에게는 뒤에서 밀라고 하면서 산소통 계기판을 '해발 3000미터'에 맞춰 두고 오를 수도 있다.
이런 식으로 에베레스트를 오르려는 부유하고 영향력이 큰 성형외과 의사나 CEO들은 목표, 즉 정상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과정을 타협해 버린다. 높고 위험한 산을 등반하는 목표는 영적이고 개인적인 성장이 되어야 한다. 전 과정을 타협해 버린 사람에게는 이런 성장이 있을 리 없다. (294~5쪽)
최근에는 기업계나 환경운동 일선이나 안일함으로 가득 차 있다. 생태계의 주변부, 그 외곽에서만 맹렬한 속도로 진화와 적응이 일어난다. 생태계의 중심, 그 내부에서는 현상을 유지하려고 하기 때문에 적응력 없는 종들이 소멸해 간다. (385쪽)
아메리칸드림은 자기 사업을 시작해서 가능한 빨리 키운 뒤 현금화하고 은퇴해서 레저 월드에서 골프나 치며 여생을 보내는 것이다. 이들에게는 기업 자체가 상품이다. 샴푸를 팔든 지뢰를 팔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직원 교육, 사내 보육 시설, 환경오염 방지, 좋은 작업 환경 등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면 단기적으로 장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주된 관심사가 아니다. 회사가 제대로 살이 오르면 수익을 남기기 위해 팔아 치운다. 회사의 자원과 재산은 산산조각 나고, 사용하고 버리는 개체로서의 기업이라는 개념이 사회의 다른 요소들에게로 이어진다. (388쪽, 강조는 인용자)
사회가 너무 복잡해진 나머지 스스로를 궁지에 몰아넣은 상황이라고 해서 끝내 진창에 빠져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데이비드 브로워의 말대로 뒤로 돌아서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389쪽)
이 유한한 지구에서는 소비를 줄일 필요가 있다.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까 걱정인가? 어치피 자동화와 로봇 기술의 발달로 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이 아닌 필요한 것만을 구입한다면, 다기능의, 내구성이 좋은, 수선이 가능한, 품질이 좋은, 유행이 없는 그리고 다음 세대까지 물려줄 수 있는 것만을 산다면 어쩌면 일부 사람들은 일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
40시간을 투자해 아름답고 기능적인 플라이 낚싯대를 만드는 장인에게는 늘 일거리가 있다. 어떤 일을 하는 오랜 방식, 현대의 기술로도 뛰어넘지 못하는 그런 방식들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389~340쪽)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 지구가 목적, 사업은 수단 인사이드 파타고니아 / 이본 쉬나드 지음 ; 이영래 옮김 / 라이팅하우스, 2020'인용'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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