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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해협의 위기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1. 6. 8. 08:37
야마가타 신문에 매월 연재하고 있는 칼럼 4월 기고분(2021년 4월 13일)
대만해협에서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4월 7일에 12기의 전투기를 포함한 15기의 중국 공군기가 대만의 방공식별권에 침입했다. 미 해군 구축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한 것에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미국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했다’고 논평했으며, 이어 대만의 외교부장은 중국에 의한 대만 침공 위기가 높아졌다는 미군의 견해를 소개하면서 ‘이러한 사태가 일어난다면 대만은 끝까지 싸우겠다’고 발표했다. 대만해협의 긴장은 상당히 심각한 수준에 이르게 되었다.
대만을 향한 중국의 군사적 침공의 가능성이 있을까? 미국의 외교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서서히 ‘가능하다’는 의견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에 간행된 ‘포린 어페어즈 리포트’의 권두논문에는, 중국은 2027년까지 전력 최신화를 마치고, 대만을 둘러싼 미국과의 분쟁에서 ‘상정 가능한 여러 시나리오를 통해 중국이 지배적 우위를 확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있다’고 쓰여져 있다.
외교, 특히 국방 전문가는 언제나 ‘리스크를 높여 설정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그래도 된다. 그것이 그들의 일이기 때문이다. 2017년 RAND 연구소의 보고에 따르면 ‘미군은 다음 전투수행을 행하는 전쟁에서 패배한다’고 추론했으며, 같은 해 댄포드 합참의장은 ‘우리들의 현재 궤도를 수정하지 않으면, 중국에 대한 경쟁우위를 잃게 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큰일난다’고 경종을 난타하는 것이 군인의 본무이다. 군인이 ‘설마요, 별 일도 아닌걸요’ 하며 콧방귀를 뀌는 예측이 빗나갈 경우 입을 피해가 크다. 그래서 미국 측의 위기감은 다소 가려 듣는 것이 좋다고 본다. 중국은 지금은 아직 미국에 대한 군사적 우위를 확립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사항들을 전제로 대만 침공의 현실성을 생각해보고자 한다.
대만 점령은 중국 입장에서 극히 곤란한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2400만 대만 국민은 자력으로 민주적인 정치체제를 일구어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효율적인 국내 확산 차단은 세계가 칭찬하고 있다. 이렇게 자부심이 넘치는 국민을 강압적으로 억누르기 위해서는 숙청과 강제수용소, 그리고 다수의 군인과 공무원에 대한 장기 가택연금을 필요로 할 것이다. 이를 시행하기 위한 행정비용은 천문학적인 액수가 될 것이고,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윤리적 위신은 땅에 떨어진다.
대만 병합이 성공한다면 분명히 시진핑은 마오쩌둥과 나란히 ‘국부’의 전설적 지위를 획득할 것인데, 중국은 그것과 맞바꾸어 잃어야 할 것들이 상당히 많다.
그보다 필자는 도리어 ‘2027년’이라는 해를 주목한다. 그렇다 함은, 중국이 군사 현대화를 마치기로 예정되어 있는 이 해에 중국의 인구가 통계상 정점을 찍고 감소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2027년 이후로도 생산가능인구가 400만 명 정도 감소한다. 동시에 초고령화가 진행되어 2040년에는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3억 2500만명을 넘게 된다. 중국의 현재 중위연령은 38.4세로 미국과 동일하지만, 2040년에는 48세에 달하게 된다.
중국에서는 전통적으로 경제적 리스크에 대처하고자 하는 방도로써 친족 네트워크에 의존해 왔다. 허나, ‘한 자녀 정책’에 의해 천애고독한 고령자가 급증해 사회적 안전망으로써의 친족이 기능할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수천만명의 고령자의 생활을 지원할 수 있을 정도의 사회보장제도를 지금 중국은 가지고 있지 않다.
중국은 인구통계적으로는 지금 시간적 여유가 거의 없는 것이다. 2027년까지 ‘바꿀 수 있는 것들’을 마무리짓지 않으면, 앞으로가 괴롭다. 주변국가들에 대해 과도한 위압적 태도를 보이는 중국을 보며 필자는 중국의 자신감과 초조함을 함께 느끼는 것이다.
(2021-05-27 10:46)
저자 소개
우치다 타츠루
1950년생. 개풍관 관장. 고베여학원대학 명예교수. 근간 <원숭이화하는 세상> <길거리의 한일론> 등.'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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