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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물) 학생과 교사가 모두 맘편히 배우고 가르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취재 2026. 3. 16. 13:36

연 제: 아이들도 교사도 안심하고 배우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우리들이 해야만 하는 일~
언 제: 2026년 3월 8일 (일요일) 오후 1:00~3:20
어디서: 오사카부 도요나카시 남녀공동참획추진센터 ‘스텝’ (한큐빌딩 5층 ‘스텝’ 홀 강당)
누구와: 국어 교사를 대상으로 함, 그 외 관심 있는 모든 사람들 (“국어과연구회”)
무엇을: ‘신뢰받을 수 있고 안심할 수 있는 교실 만들기’에 관한 기조 강연
참가비: ¥1,000 / 기타: 현장 접수 가능 / 스케치: 회장은 거의 만석에다, 청중의 참여도가 마지막까지 극히 높았음. 성별과 연령 분포도 균일했음.
주 최: 호쿠세쓰 ‘톱니바퀴’ 연구회 / 후 원: 미노시 교육 위원회
연 사: 우치다 다쓰루 (고베여학원대학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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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강연록은 개인적인 메모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임)
안녕하세요. 이번에 소개받고 온 우치다 다쓰루라고 합니다. 이렇게 책상 앞에 앉아서 말하게 된 점을 양해해 주십시오. 얼마 전 인공 관절 수술을 받았거든요. 이래봬도, 무릎을 티타늄으로 갈아치웠습니다 (웃음) 양쪽 무릎이 다 그렇습니다. 무릎에만 영향이 가는 게 아니고 고관절도 상당히 불편합니다. 내 몸 같지가 않은 거예요. 무릎과 고관절 신경은 마치 손가락의 그것만큼이나 민감합니다. 신체 균형을 잡기가 어려워요.
그러나 아이키도 수련만큼은 즐겁습니다. 수술 후 이전까지 느꼈던 위화감을 덜 수 있거든요. 뭔가 균형이 맞춰진다는 느낌입니다.
임플란트도 많이 했습니다. 이의 상당 부분을 다요. (구강 주위를 V자 모양으로 가리킴) 이것도 말(ウマ)의 뼈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 말뼈란 게 내 뼈같지가 않아요.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안 하면 꼬부랑 할아버지처럼 합죽이가 되는 것이지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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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저는 “주어진 환경에 불만이 그다지 없습니다.”
좀 신경 쓰이는 게 있기는 합니다. 공적 기관에서 저에게 강연해달라고 하는 부탁이 뜸합니다. 알 만도 하지요. 이건 나중에 할 얘기기는 한데, 마치 요즘 미국 기업 팔란티어 눈 밖에 나면 블랙리스트에 등재되는 세태와 일맥상통한다고 봅니다.
어쨌든 저는 그렇게 강연을 많이 다니는데도 정작 공적 기관에는 그간 줄곧 블랙리스트에 올랐나 하는 의심이 들 정도였습니다. 민간 단체들만 저를 불러주었지요. 이를테면 자위대. 2024년에 ‘아베 정권의 n년’ 운운했다가 아예 연락 자체가 끊겨버렸습니다. 제가 고베에 사는데 고베 시에서조차 저를 부르지 않아요. (왜냐하면 고베 시는 효고 현 소속인데, 효고현의 사이토 지사는 논란이 많다. – 옮긴이) 헌법기념일 관련도 그렇고 모두 민간 단체(civilian)이지요.
근데 요즘 2~4년 내에 그 예외가 하나씩 등장하기 시작했어요. 공공기관에서도 불러주기 시작한 것이지요. 이를테면 오사카 교육위원회요. 그동안은 교육위원장 눈치를 보며 납작 엎드리느라 그러지 못했지만, 아 더이상 못참겠다, 그 교육위원장 놈도 이젠 모가지구나... 하는 생각이 직원들에게 퍼진 게 아닐까 싶습니다.
오사카도 마찬가지입니다. 왜 하시모토 도루가 오사카 시를 없애고 통폐합하겠다고 했잖아요? 그 무렵부터 하시모토에 반대하는 저같은 사람을 오라가라 하면 안 된다는 실무진의 판단이 선 것 같았어요.
사람들이 겁을 먹는 것이지요. 블랙리스트 오른 사람을 불렀다가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드는 게 아닐까, 자신에게 해가 되는게 아닐까 하고요.
얼마전 중국인과 대화를 한 적이 있는데, 갑자기 저에게 귓속말을 요청하는 겁니다. 그게 거창한 말도 아니었어요. “습근평”이라는 한 단어였습니다. 왜 그렇게 민감하냐고 여쭈니, 휴대폰은 일종의 도청장치라고 하는 것이었어요. 이게 중국인들의 기본 생각입니다. 휴대폰은 다 (휴대폰이 쉬고 있을때조차) 주위의 소리를 수집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그렇게 따지고 보면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된 오늘날 전 세계가 AI와 스마트폰의 결합으로 말미암아 어느 정도는 명기된 범위 이내에서 합법적으로 도청당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지요.
(인용주: NYT는 2019~2022년경 Google의 Sensorvault 및 Mark의 사례를 대대적으로 보도한 바 있다. 두 사례 다 명시적으로는 수사기관에 협조하기 위한 것이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심기를 위축시키는 겁니다. 중국을 얘기할 때 ‘사회 신용 시스템’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를테면 해외여행을 못하게 한다든지 하는 그런 거요. 아날로그한, 소프트한 괴롭힘[嫌がらせ]에 해당합니다. 이렇게 되면 결국은 중국 공산당에 충성 맹세를 하게 됩니다. “감시당하고 있다고 믿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미셸 푸코가 말한 파놉티콘입니다.
요즘 피터 틸이라는 인물이 물망에 오르고 있습니다. 제 인상비평으로는 정말 실없는 놈입니다. 고집이 세다는 건데, ‘내가 이렇게 끌고 갈테니 너희는 따라오기나 해라’ 라는 식이라서 그래요. 이런 놈이 잘난 척하며 MBA 교수도 하고 팔란티어에도 관련되어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지요.
아무튼 팔란티어라든가 피터 틸 얘기는 마치야마 도모히로라는 내 친구이자 영화평론가에게서 들은 내용입니다. 이것뿐만 아니고, 마치야마가 말하기를 DOGE, 그 뭐죠? 정부 효율화.... 어쩌고요. 그게 탄생한 진짜 이유는 일론 머스크가 모든 연방 공무원들의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일본도 몇년 전 ‘마이넘버’ 제도를 전국적으로 강행한다고 말이 많았었죠? 그런 겁니다. 미국에는 사회보장번호라는 게 있습니다. 이 번호 하나만 갖고 있으면 어느 정부 부처라도 개인을 특정해 필요한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는 겁니다.
이런 얘기들을 폭로한 마치야마는 지금 뭐하고 있냐고요? 일본에 돌아오는 것을 단념했습니다. 뿐만아니라 트위터를 모두 삭제하고 잠수했어요. 까딱 잘못하면 미국에의 재입국이 불가능해질 리스크가 매우 크다는 것 같습니다. 약간의 위법 비슷한 기록이 남아있다고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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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트럼프의 친위대이자 돌격대로 일컬어지고 있는 ICE가 저리도 설칠 수 있는 이유는 뒷배로 팔란티어가 있어서라는 게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딱히 비밀도 아닌 게, ICE의 구성원들의 면면을 조금만 살펴보면 된다는 거예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당시 일론 머스크가 합류했던 때를 떠올려 보세요. 일론 머스크가 이끌던 정부효율부(DOGE)는 쏠쏠하게 데이터를 쓸어담았고, 이런 일론 머스크가 팔란티어, 즉 피터 틸에게 공무원(연방 직원) 자료를 넘겨주었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일개 영화평론가인 마치야마 씨한테마저 마수를 뻗친 걸 보세요. 원래 CIA나 MI6같은 정보기관의 본무는, 국민감시입니다. (KCIA가 있었던 나라 국민으로서, 정말 맞는 말씀입니다 – 옮긴이) 물론 해외업무도 맡지요. 그러나 이제는 바야흐로 탈냉전 시대, 중국 러시아 이란과 열전을 벌일 일은 우선 없습니다. 따라서 오늘날 정보기관이 왜 존재하느냐 하면 그건, 국내의 반란 리스크 관리에 있다는 거예요.
국방비의 삼분지 일은 대략 인건비가 차지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러한 인건비 비중은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것은 중국의 경우만 놓고 본 것입니다. 게다가 군인은 연금도 지급해야 합니다. 다른 나라도 대동소이하겠지요. 전쟁이 터지지 않으니까요. 미국의 국방부는 더 이상 나라를 지키는 부처가 아닙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방비를 줄이려고 AI를 도입하겠다는 발상은 매력적입니다. 중국은 말할 것도 없고, 미국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동을 걸 거고요. 무슨 말이냐, FBI나 CDC(질병관리청)에도 적용범위를 확대할 겁니다. 여하튼, 이것이 AI 군비확충의 실태입니다. 국방부 장관 피트 해그세스가 일전에 장군 제독을 모아놓고 우리 미국의 국방정책이 불만이면 옷 벗으라고 배짱을 부렸는데, 거기에는 이런 인건비 절감이라는 복안이 있었던 겁니다.
이번 이란 같은 경우도 한번 볼까요? 인간이 뭘 조작해 결과적으로 인간이 죽는다는 사실을 안다면, 과연 주저 없이 살육 기계를 작동시킬 수 있겠습니까? 아니지요. 현재 (강연 당시 시점 – 옮긴이) 지상 작전을 확대 전개하냐 마느냐 하는 말들이 나오는데, 여기에는 이런 고민도 숨겨져 있는 것입니다.
국민 감시 얘기로 돌아가면, 중국이 이 분야 세계 1위입니다. 사우디나 싱가폴에 그냥 턴키 방식으로 판매하고 있어요. 일본은 국민감시에 진심인데, 과연 중국한테 이거 사겠습니까? 명색이 자유 진영을 자처하는데 체면이 안 살잖아요. 미국한테서, 미국 팔란티어 쪽 기술을 도입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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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큐시트를 들어 살펴보며) 근데 제가 오늘 무슨 얘기하러 여기 온 거죠? (일동 웃음) …
아, 오늘은 오사카 교원단체에서 불러주셨습니다. 네, 제가 주로 불려 다니는 단체가 바로 교육 관련입니다. 그 외에는 의료 단체도 그렇고요. 그리고 또 하나, 농협(JA)에서도 자주 강연하는 편입니다. 왜냐하면 농협에서는 제가 젊은 축이거든요(웃음) 그리고 농업에 대해 좋은 말만 하니까 그렇죠. 지방 이산 계획으로서의 농업에 대해 나름대로의 지견이 있는데, 그걸 말하곤 합니다.
위에서 밝힌 교육, 의료, 농업 모두 강건함과는 지금 거리가 멉니다. 상당히 깨지기 쉬운 상태인 것이죠. 말인 즉 문외한인 절 보고 어떻게든 해 주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지경까지 이른 겁니다.
상황은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14년 동안 매년 한국에 한 번씩 다녀옵니다. (세미나 졸업생 여행 때문에요. 만만한 게 한국이거든요.) 지금 한국 수도권에는 한국 전체 자원의 사분지 일, 아니 삼 분의 일이 몰려있다고 하네요. 특히 한국 제2의 도시인 부산의 상태가 심각합니다. 부산대는 왕년에 일본의 교토대 정도 위상이었는데, 수능 점수가 많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웃음소리라든가 고성을 부산에서 들어본 적이 없어요. 물론 젊은이는 다소 있습니다만.
이렇듯 한국은 지방의 몰락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왜 한국에서 저를 이렇게 매년 불러주나, 책을 쉰 권 넘게 번역할 정도로 관심을 가져주는가 저는 생각해 봅니다. 그러는 와중에 지난번에는 한국의 지방에서 농업을 일구려는 분들이 개풍관에 직접 찾아오셨습니다. 그분들이 그러시더라고요. “직감적으로 이런 길로 가야 한다는 것은 안다. 그러나 이론적 보강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지요.
한국 언론 지형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눈치채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이 적다는 것이지요. 전 세계에서 유일한 우치다 다쓰루 연구자를 자처하며 매년 제 한국 강연 여행을 주선하는 박동섭 선생이라고 있습니다. 박동섭 선생님은 스스로 “이동연구소” 소속이라고 합니다. 원래는 ‘신라대학교’라는 곳에 계셨대요. 그런데 거길 왜 그만두셨나? 영어로 강의하라고 해서. 바보 같다고 생각한 것이지요. 듣는 사람은 한국인인데 왜 영어로 하냐는 것이지요. 이것은 일본에서도 그리 낯설지 않은 모습입니다. 글로벌화라는 미명 하에 선생도 일본인, 학생도 일본인인데 도쿄대 같은 곳은 어떤 강의를 전부 영어로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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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이렇게 됐죠? 여기저기 불려다닌다는 얘기를 했었지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일본 교육의 문제를 논해보겠습니다.
일단, 지원자 수 자체가 줄고 있습니다. 교계의 사정을 아는 사람들은 다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예요. 교직은 이제 장시간 노동, 과중노동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악성 민원을 넣는 부모도 상대해야 하죠. 최근에는 태블릿 도입(DX) 등등 업무는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것이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히라마츠 구니오 시장의 교육 고문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오사카유신회의 하시모토 도루로 시장이 갈리게 되지요. 그건 그렇고, 히라마츠 시장 아래에서의 교육고문 일은 아주 편한 일이었습니다. 속된 말로 땡보직이었지요. 어언 16년 전의 교육고문의 일이란 그런 것이었습니다.
그때와 비교해 지금은 어떤 측면에서 힘들어졌을까요?
첫째, 시의 수장이 교육에 개입하면 안 된다… 고 언론 플레이를 하는 것입니다. 히라야마 시장이 했던 것이라면 다 반대로 하는 것인데 그 일환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세상에는 갑자기 바뀌어서는 안 되는 것이 있기 마련입니다. 제가 나중에 말씀드리겠지만, 하시모토처럼 그렇게 교사의 업무를 급격히 늘리는 건 원칙적으로 안 됩니다.
둘째, 언론은 교육에 이래라저래라 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겁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세상에는 멋대로 바꿔서는 안 되는 게 있는데 그것이 교육이고, 언론은 아무래도 그 생리상 교육을 자꾸 바꾸려고 드는 거예요. 사회의 다른 부문은 다 바뀌는데 왜 교육만 그대로인가 하는 거예요.
하지만 뉴스는 기본적으로 NEWs, 즉 새로운 것을 추구합니다. 그러려면 일단 문제가 생겨야 합니다. 그래야 바꿔라! 아무튼 바꿔라! 오로지 바꿔라 하고 주문을 읊을 수 있거든요. 그렇게 의도하지 않았을지 몰라도, 기자들의 무의식이라는 게 그래요.
교육은 사회의 변화와 연동되어서는 안 됩니다. 교육은 “사회적 기본 자원”이기 때문입니다. 이건 제가 아니라 ‘우자와 히로후미’라는 분이 말씀하신 이론입니다. 내일 당장 주가가 오르락내리락하거나 전쟁이 일어난다 하더라도, 우리 집 수도꼭지를 비틀면 물이 나오기를 바라기 마련이지요? 그런 겁니다. 사회적 인프라라든가 인류가 존속하는데 꼭 필요한 몇몇 분야는 전문가가 전문적 지견을 가지고 관리해야 하는 법입니다. 교육은, 정치나 경제처럼 복잡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정치는 복잡계입니다. 그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게 일본의 소선거구제예요. 득표수는 낮은데 차지한 의석수는 다른 정당들을 압도합니다. (이거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번 기회에 잘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 옮긴이) 앞서 말씀드렸듯 경제도 마찬가지로 입력과 출력이 다릅니다. 미인대회 같은 것이지요. (꼭 절세 미인이라고 일등을 하는 게 아니라는 뜻. 심사위원끼리 합의한 평균대로 미인이 결정된다. – 옮긴이)
물론 교육 시스템도 변화해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급격한 변화는 안된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교사나 학생 등은, 맨몸뚱이[生身]를 가진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정치와 경제 같은 복잡계 쪽 사람들은 교육에 참예[commit]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 사람들이 얼굴을 들이밀면, 결국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학교와 교육은 바뀌어야 된다고 믿어버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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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얘기가 옆길로 새네요. 교육 고문을 지내던 게 땡보직(웃음)이라는 말씀을 드린 바입니다. 그러니까 그때 제가 했던 일이 뭐냐면, ‘그건 하면 안 돼.’라고 한마디 견제하는 일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오사카에 있는 시립 (오사카시와 사카이시, 미노시 등등 오사카 메트로폴리스를 전부 포함한다 – 옮긴이) 학교들을 전부 오사카 부 관할로 통합해 버리겠대요. 그런 잔혹한 일을 제 손으로 할 수 있겠어요?
관리와 창조는 서로 잘 맞지 않습니다. 물론 관리 측면을 완전히 없애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관리와 창조는 제로섬 관계라는 말씀을 드리려는 따름입니다. 학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틈새’(niche; 隙間)라고나 할까, ‘미스테리어스 존’을 만드는 겁니다. 도서관과 양호실이 대표적입니다.
예를 들어 양호실은 학교와는 다른 존재 논리가 상재하는 곳입니다. 의료가 원래 그런 것이기 때문입니다. 히포크라테스 선서에는 “환자가 돈이 있든 말든, 정치적 입장이 어떻든 말든, 신분이 어떻든 말든 의술을 베푼다”라고 되어있습니다. 그런 겁니다. 근데 그때 오사카가 하려던 게 관리(management)의 차원에서 도서관이나 미술관 같은 미스테리어스 존을 다 없애려고 한 거였어요. 하지만 그게 없어지면 어떻게 되겠어요?
등교하기를 거부하는 학생-저도 학창 시절 등교거부 직전까지 몇 번 가봐서 잘 압니다.-은 직감적으로 압니다. 미스테리어스 존에 가면 내가 좀 숨을 쉴 수 있겠구나 하는 걸요. 물론 도서관, 미술관, 양호실 등 기관적인 개념만 말씀드리려는 건 아닙니다. 선생님들도 각기 개성이 있는 게 좋습니다. 저마다 특이한 미스터리어스 존을 가지고 있는 거 말예요. 계명구도의 고사라는 게 있습니다. 닭 울음소리 내는 선생님도 필요하고, 개 흉내 잘 내는 선생님도 필요할 정도입니다.
여러분은 미국 교육의 태동기를 아십니까? 미국 교실은 원래 자유 착석이었어요. 학기는 고작 8주였고요. 농한기나 농번기에 따라서는 아예 안 나와도 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아, 일본도 까마득한 옛날에는 자유석이었습니다.) 왜 이런 발상이 나오느냐, “올 사람은 오세요. 이곳은 당신들의 성장을 지원하겠습니다.” 라고 내걸었기 때문이에요. “학교라는 공간 자체가 이 곳에 있다”는 것을 공표[announce]하는 게 학교의 역할입니다.
학교에 다니는 건, 즉 교육 수혜는 원래 권리입니다.*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당신들의 권리이니 좀 와달라고 옷소매를 붙잡지 않을 수 없을 정도의 것이예요. 그렇게 학생들을 앉혀놓고 뭘 합니까? “우리 학교에 와 주어서 고맙단다.” 라는 축복의 말을 전하는 것. 이것만 되면, 극단적으로, 다른 건 다 필요없습니다. 이게 사회와는 아주 다른 학교의 가치관과 견해입니다. 양육자인 보호자와 교육기관인 학교는 서로 교육 철학이 다릅니다. 아니, 달라야 합니다.
(* 대한민국 헌법에 따르면 “보호자는 아이에게 적어도 의무교육까지 시킬 의무를 진다”라는 조항을 통해 간접적으로 교육이 권리임을 시사하고 있다. – 옮긴이)
학교교육의 본무는 아이들을 지키고 보호하는 일입니다. 학교가 처음 등장한 건 어언 18세기, 프랑스 내지는 미국입니다. 왜냐구요. “부모가 자식을 죽이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아동 노동을 시켰습니다. 그 실태는 정말 심각했습니다.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맨체스터에서의 실상을 고발한 바 있습니다.
4세때 일을 시작해 일일 근로 시간은 34시간, 휴식 시간은 고작 1시간. 마르크스 등의 고발에 따르면 당시 소년공들은 중금속인 인에 중독되어 턱뼈가 다 내려앉았다고 합니다. 옛날에는 15세에서 17세 정도 되면 다 노동자였습니다. … 이러한 사회의 악의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우리 아이들의 생존을 보장하기 위해 의무 교육이 필요했던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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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시간 한 시간 반 정도 지난 시점)
제가 교육 고문 때 무엇을 했는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회의에 들어가 보면 죄다 이런 소리들을 합디다. “이 어려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근데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후수에 들지 말라’는 것입니다. 선수를 잡으라는 것이지요. ‘이러이러한 문제가 있으니까 저러저러한 일을 실행해야 한다!’ 는 언명은, 무도적으로는 완전한 패배를 의미합니다. “이런 꿈을 꿉시다!”라고 우치다 고문께서 말씀하셨다 합니다…. 맨날 회의를 이런 식으로 꾸려가서 히라야마 시장을 곤란하게 했습니다. (웃음)
정말 진지하게 받아들이셔야 합니다. 무도에서는 선수를 잡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저는 일본 사회민주당 등 이런저런 정치집단과 관련이 되어 있습니다. 제가 뭘 좀 도와줘야 할(일본의 교육, 의료, 농협 등) 의무감으로 그러는 것이지요. (생각해보면 다들 노인이기는 합니다만.) 노인이기는 하지만, 다들 좋은 일을 하자고 모인 사람들이예요, 그렇지 않습니까? 근데 문제에 “쩔쩔매면” 망하는 겁니다.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려 들면 망합니다”.
아무튼 제가 역임하고 있는 직함이 하도 많다 보니 회의도 그만큼 많습니다. 그러자면 누군가가 “저기, 지금 이런 문제가 있는데요…” 라고 말을 꺼냅니다. 그럼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 얘길 꺼낸 자네 자체가 문제니 스스로 해결하시는 게 어떻겠나?” (웃음) 농담이 아니고, 문제를 제기하면 문제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뿐이라서 그렇습니다.
제가 꾸려 가고 있는 개풍관도 마찬가지입니다. 도장-학숙을 오랜 기간 운영하다 보면 별별 일이 다 생깁디다그려. 그래서 저희 개풍관에서도 운영위원 되는 사람들에게 “문제 제기 금지!”를 철칙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러면 자연히 자기가 해결할 계제를 모색하게 되기 마련이니까요). 여기 모여 계실 교원의 기량 향상에도 통하는 이야기입니다. 회의로는 전혀 기분이 펴지지가 않습니다. 더더군다나 우리 학생들에게 다대한 영향을 끼칠 교원 분들을 불싯 잡과 무의미한 회의로 짓눌러 버리겠다니요? 어불성설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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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개풍관에서 그러는 것과 같이, 여타 이사회에서 그러는 것과 같이, 사람들이 모인 다른 모든 조직에서 그렇게 하듯이, 어떤 조직이란 걸 계속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이익이 아닌 “미션”이 있어야 하는 법입니다. 저는, 저희는 앞선 사람으로부터 받은 뭔가가 있습니다. 이걸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는 일종의 게임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거 다른 사람에게 안 넘겨주면 넌 죽어!” 하는 게임이지요(웃음)
그렇다고 무슨 알선수재 같은 게 아니고, 거의 헐값, 거저 아니 무상으로 받은 것이니 값없이 넘겨줄 따름입니다. 아이키도는 검도 등 고대 무술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일본의 다도나 서도 등 “도”자 돌림에는 다름 아닌 이런 뜻이 있습니다. “미션을 이어가는 것”. 그것이 道입니다. 이러기 위해서는 모두가 자신을 조금씩은 희생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기가 갖고 있는 돈, 시간, 재능 등을 좀 적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개풍관에서 뭘 하냐고요? 매일 부동명왕의 주술이나 구자 묘술을 부립니다 (웃음)
이것은 농담으로 하는 말이 아닙니다. 도장은 유쾌하고 생산적인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제가 도장을 향해 반야심경 등을 독송하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입니다. 제 무도 스승이신 다다 옹은 올해로 95세를 훌쩍 넘기셨습니다. 그러한 고령이신데도 허리를 다치신 적이 있습니다. 어렵게 어렵게 도쿄에서 고베로 모셔 수련과 가르침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2시간 수련할 것을 3시간 수련하고 가셨습니다. 그러자 1주일 만에 허리가 나으셨다는 거예요.
학교도 도장과 별반 다를 것이 없습니다. “미션”이 있고 그것을 서로가 서로에게 전하는 공간이라서 그렇지요. 사제관계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여기서 스승이 되기 위한 조건은 딱 하나 있습니다. 바로 “스승의 스승을 가질 것”입니다. 이게 첫번째 조건입니다. 저에게는 무도 방면으로 다다 선생님, 그리고 철학 방면으로 레비나스 선생님이 있습니다. (레비나스 옹의 경우 딱 몇 번 직접 만나뵙고, 서간교환했으며, 거의 사숙한 것이지만요.)
그리고 이것에 더해 제자에게 “친절할 것”이 요구됩니다. (예 물론, 잘되지 않지요.) 제자를 닦아세우고 싶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실 겁니다. 왜 가끔 있잖아요. 운동부에서 대회 나갔다가 지고 오면 선생이 동아리원들에게 “야, 너네가 왜 졌겠냐?” 하고 추궁하는 그런 종류의 상황. 근데 그러면 안 된다는 겁니다.
그러면 안 되고, “너에겐 가능성이 있다”고 해주면 되는 겁니다. 혹여 영화 <위플래시>의 악명 높은 플래처 선생처럼 제자를 몰아세우는 선생이 있더라도 또다른 선생이 “이 정도면 됐잖아요?” 하며 말리는 시누이(웃음) 역할을 해주면 그것으로 좋은 겁니다. 달리 말해서, “그래도 괜찮다”[それで構わない]고 해주는 겁니다. 미숙해도 괜찮아, 바보라도 괜찮아(전 진짜 멍청했습니다). 이렇게 스승님들이 말해주셨으므로 저는 셀 수 없을 정도의 지견을, 무도에서건 철학에서건,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제 간증입니다.
이미 여러 번 말했지만 또 소개드리죠. 제가 아이키도에 처음 입문하기 무섭게 연회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무릎걸음으로 겁도 없이 다다 히로시 선생님 곁에 가 맥주를 따르며 자기소개를 했습니다. 그러자 선생님께서 “어, 그래 우치다. 자네는 왜 아이키도를 하려고 하는 거지?” 라고 물으셨습니다. 저는 선생님께 그만 “사람들 패고 다니고 싶어서…”라고 답했습니다. 그랬더니 다다 선생님이 뭐라고 하셨는지 아세요? 껄껄 웃으시며 “그래도 괜찮다. 그러고 싶어서 배워도 괜찮다”라고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는 한편, 선생님은 그렇게 큰 사명감에 짓눌리지 않으셔도 됩니다. 강도관 유도의 창시자 가노 지고로 선생이라고 있습니다. 메이지 10년에 굳이 무도를 하겠다고 나선 것이에요. 이때는 폐도령이 내려진지도 한참 되었기에 무도로 출세한다는 건 시대 착오, 원래 하던 사람들도 안 가르쳐주려고 했었어요. 하지만 가노 선생님은 가는 곳마다 처처에서 도와주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 인연들은 아주 길거나 질기지만은 않았어요. 여러분도 그렇게 작은 고리가 되어주시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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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서 무엇을 이룰 것이냐? 두말할 것도 없이, 인간의 “성장”입니다. 그럼 “성장”이란 대관절 무엇이냐? “크게 되는 것” 입니다. (옮긴이: 회장을 좀 늦게 나서자 젊은 여성 둘이서 “우치다 말야, 크게 되래, 크게 되래!” 하며 깔깔거리는 것을 전 똑똑히 봤습니다.) 이미 있는 도량형으로는 측정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되라는 것이지요. 이는 도덕경의 일절입니다. 구조를 보시면 다 크게 된다는 뜻의 大자가 들어가지요. “노자왈 대방무우 대기만성 대음희성…” 어떤 말씀인지 아시겠습니까?
여기서 우리는 대기만성이라는 말에 주목해보죠. 이제는 교직에서 물러난지 한참 되었기도 해서, 조심스럽게 우리들끼리만 하는 얘기입니다만. 사실 합격시켜주면 안 되는 친구들을 몰래 합격시켜준 일이 왕왕 있었습니다. 컨닝 페이퍼를 보게 한다던가, 대체 과제로 졸업 논문을 통과시킨다든가 하는 거요. 이것이 대기만성의 각오입니다.
(저도 중학생 때부터 대학, 심지어 군대에서까지 이런 ‘불문에 부치는’ 일로 살아남은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저는 빚을 많이 졌습니다. 그렇게 고백합니다. – 옮긴이)
일반론과는 한참 다른 얘기지요? 하지만 일반론과는 달라야 합니다. 그런 겁니다. “선생님은 왜 내가 이렇게 못해도 꿋꿋이 친절하게 알려주시는 걸까?” 이런 의문을 들게 하는게 비로소 가장 큰 가르침입니다. (제가 그런 식으로 배웠습니다.) 플레처 선생 식으로 “네가 그 따위로 했으니까 시합에서 졌지?” 하면 과연 학생 마음 속에 배울 마음이 생겨날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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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 말씀드리지만 그렇게 배우면 언젠간 선생님처럼 능숙하게 할 수 있게 됩니다. 자기 입으로 이렇게 고백할 수 있을 때라야만 진짜 묘리를 이해한 겁니다. … 듣고 보니 참 속 편~히도 산다, 싶죠? (일동 웃음) 관리도 안해, 마이크로매니징도 안해, 못해도 괜찮다고 해, 길게 매달리지 말라고 해…
제가 왜 이런 말씀을 드리는지 아십니까? 혁명은 즐겁다는 사실을 주지시켜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혁명하게 되면 이런저런 리스크에 곧장 휘말리게 됩니다. 구금, 고문, 추격 등등요. 이것은 일종의 ‘문제’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문제’에 매달려서는 안 됩니다. 매달리지 말고, 즐겁게 가야 오래 가고 또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저도 교육행정을 그리 잘 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ひな形] 근데 전 그런 건 있었어요. 관리투성이인 교육행정 속에서 “어디까지 안 해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퍼뜩 든 거였어요. 안해, 안해, 안해! 어디까지 어깃장을 놓아볼 수 있을까? 하다가 딱 한 번, 딱 한 번 뜻이 좌절된 적은 있었네요. 이게 제 오사카 시 교육고문으로서의 전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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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여러분, 들고 일어납시다! 혁명을 합시다. 제발 이 미쳐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세상 속에서 개인적이고 사소한 혁명을 합시다. 시간이 다 되었으므로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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