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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인물) 슈퍼 선거의 해 리와인드
    인용 2024. 10. 28. 17:52

    @nntaleb I woke up with a disturbing thought: with Kamala there is a near-certainty of more wars coupled with a lot of bullshit about “peace” initiatives. With Trump(rather, Trump-Vance) there is possibility of peace coupled with loud saber rattling.

     

    In politics, you don’t vote for a candidate that you “like”. Politicians are, by design, not likeable: propagandists & partisans not judges, never acting against their self interest, hence never trustworthy.

     

    You vote for the candidate who will cause the smallest amount of harm.


    @levinassien 오늘 맨 먼저 한 일은 주간지 AERA에 실릴 ‘민주정과 선거’라는 주제로 900자 쓴 겁니다. 민주정에서의 선거란 ‘자신을 의탁할 후보자’를 선출하는 것이 아니라 ‘그나마 가장 나음(the lesser evil)’을 뽑으려고 열심히 계량적 지성을 작동시키게 되는 마당입니다.

     

    이게 어떤 의미냐 하면 민주정을 하는 한, 공인의 입장에서 ‘자신에게 투표했던 사람’뿐만이 아닌, ‘자신에게 투표하지 않았던 사람’ 역시 아울러 모든 유권자를 반드시 대표해야만 하는 사정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공인은 다름 아닌 ‘적대 상대와 함께 삶. 반대자를 아울러 통치함’이 소임입니다.

     

    반대자를 아울러 통치한다는 건 썩 내키지 않는 일일 겁니다. 공인은 ‘체면치레’를 통해서라도 그렇게 해야 하는 게 공무이기에, 이렇게 ‘불쾌함을 감추며 체면을 지키는 언짢은 공인’의 얼굴과 ‘그래도 그나마 가장 나은 인물’을 공인으로 뽑을 수밖에 없었던 유권자 이렇게 ‘두 언짢은 얼굴’이 각자 마주하면서 비로소 민주정이 성립되는 것입니다.

     

    민주정의 원래 모습은 뭘까요? 이긴 당파 사람들이 떠들썩하게 웃고 있는데, 다른 한편에서는 낙선한 쪽 사람들이 얼굴을 찌푸리고 있는 그런 상태를 최대한 만들어내지 아니하는 게 여기서 가장 중요합니다. 전체 구성원이 엇비슷한 정도로 불만에 찬 얼굴을 할 법한 ‘중간 합의점’을 절묘하게 찾아낼 때 민주정은 성공하기 마련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민주정은 못 해먹을 정치체제’라고 윈스턴 처칠 역시 말했던 것입니다.

     

     

    예전에 아즈마 히로키가 선거일 앞두고서 ‘무효표를 통해 《정치가는 변혁의지를 보이거라》는 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며 무효표를 독려했습니다만, 이런 사람들은 민주정을 놓고서 ‘원리적으로 만사의 옳고 그름을 결정할 수도 있을 법한 심급’인 것과 같다는 인상을 남기는 데는 어지간히 열심입니다. 하지만 제가 항상 말씀드리는 바와 같이, 세상일은 원리의 문제가 아니라, 정도의 문제인 겁니다.

     

    ‘베스트 선택지가 없다면 아무도 뽑지 않겠다’는 말은 곧 ‘베스트 선택지가 반드시 있을 것이다’라는 걸 전제하고 있다는 시점에서 민주정의 이해를 그르치고 있습니다. 민주정은 ‘모두가 딱 고만큼 불만을 품을 만한 중간 지대’를 맞추어 내기 위한 계량적 지성을 가동시키는 장이지, ‘베스트’를 요구할 자리는 아닙니다. 정치를 떠나서, 애초에 그런 게 세상에 있을 리가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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