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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이 정녕 칼보다 강하다면인용 2024. 2. 15. 14:10
그래도 아직 잔학(殘虐)을 부린 것이 부족하여, 이에 부드러운 털을 쪽 빨아서 아교에 붙여 붓이라는 뾰족한 물건을 만들어 냈으니, 그 모양은 대추씨 같고 길이는 한 치도 못 되는 것이다. 이것을 오징어의 시커먼 물에 적셔서 종횡으로 치고 찔러 대는데, 구불텅한 것은 세모창 같고, 예리한 것은 칼날 같고, 두 갈래 길이 진 것은 가시창 같고, 곧은 것은 화살 같고, 팽팽한 것은 활 같아서, 이 병기(兵器)를 한번 휘두르면 온갖 귀신이 밤에 곡(哭)을 한다. - 박연암
붓으로 이루어진 범죄라 하여 가볍게 여길 수는 없습니다. 붓이 칼보다 강하다고 말하는 문필가는 많습니다. 하지만 그들 중 적지 않은 이들이 붓으로 이루어진 범죄가 칼로 이루어진 범죄보다 더 큰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면 억울해 합니다. 바르지 못한 일입니다. 붓이 정녕 칼보다 강하다면, 그 책임 또한 더 무거워야 합니다. - 이영도
무지하고 단순한 이웃에 대한 네 정신적인 우월을 인정하는 데 인색하라. 그 터무니없는 우월감은 너를 천박한 자기만족에 빠트리고, 네 성장과 발전에 심각한 장애가 될 것이다....... - 이문열
말하자면 나는 오직 열심히 일하는 사람하고만 진지하고 실질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것은 곧 자기 일생동안 열심히 일해 많은 것을 이룩한 사람하고만 대화하겠다는 뜻이다. 할 일 없이 빈들거리는 사람들과는 상관하지 않겠다. 곱슬머리든 대머리든 수염을 길렀건 말끔하게 면도했건 그런 건 상관없다. 하지만 특정한 직업이 없으면서도 고발인이 되려는 야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과는 절대 상대하지 않겠다. - 증언: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회고록
군자는 무일(無逸)에 처해야 한다. 먼저 노동(家穡)의 어려움을 알고 그 다음에 편안함을 취해야 비로소 백성들이 무엇을 의지하며 살아가는가(小人之依)를 알게 된다. 그러나 오늘날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건대 그 부모는 힘써 일하고 농사짓건만 그 자식들은 농사일의 어려움을 알지 못한 채 편안함을 취하고 함부로 지껄이며 방탕 무례하다. 그렇지 않으면 부모를 업신여겨 말하기를, 옛날 사람들은 아는 것(聞知)이 없다고 한다. - 서경 周書 ("신영복의 강의"에서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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