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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법의 달인, 무도의 이치인용 2023. 10. 6. 21:35
이것은 제가 오랫동안 무도를 수련해 온 실천적인 경험으로부터 말할 수 있는 것인데요, 무도의 이치라는 것은 '양립하지 않는 것을 양립시키는' 데 있기 때문입니다. 다쿠앙 소호 선사가 쓴 「태아기」의 시작 부분에 "달인의 병법자는 승부를 다투지 않고, 강약에 구애받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는데요, '이기려고 생각하면 이기지 못한다'는 것은 무도적으로는 자명한 이치입니다. 적을 상정해서 적보다 내가 강한지 약한지, 그리고 적을 이길 것인지 적에게 질 것인지만 생각하다 보면 인간의 심신의 능력은 눈에 띄게 저하합니다. 적을 적으로 삼지 않고 강약승패의 울타리 바깥에 있을 때 자유자재로 살리고 죽이는 경지에 도달합니다. 이기고 지는 것을 생각하면 집니다. 이기고 지는 것을 생각하지 않으면 이깁니다. 강해지려고 생각하면 약해집니다. 강해지려고 생각하지 않으면 강해집니다. 이것은 오랫동안 무도를 해 온 사람에게는 정말로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이기고 지는 것을 생각하지 않으면 이길 수 있다고 하니 '어떻게든 이기고 지는 것을 생각하지 않도록 해서 이기자'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럴 경우 그는 이미 '승부를 다투는 것'이 됩니다. 이기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지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강하게 되려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약하게 되는 것도 아닌, 모순으로 갈등하고 모순 안에서 갈팡질팡하는 것이 무도가의 평소 모습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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