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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도쿄대의 맑스주의자를 찾다 (사이토 고헤이 인터뷰)취재 2023. 6. 22. 09:18
일본 도쿄대 고마바 캠퍼스 연구실에서 만난 사이토 고헤이 도쿄대 종합문화연구과 교수(36)의 어조는 단호했다.
사이토 교수처럼 ‘당장 성장 자체를 멈춰야 한다’는 해법을 제시하는 학자는 많지 않다.
그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마르크스의 생태주의 관점에 집중했다.
사이토 교수가 2020년 펴낸 <지속 불가능 자본주의>는 일본에서만 50만부 이상 팔렸고, 한국에서도 번역 출간됐다.
"탈성장은 성장하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생활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다. 교육은 경제적 성장이 크게 뒷받침할 필요가 없다. 수도시설이나 의료 서비스도 고도의 성장이 필요하진 않다. 이렇게 딱히 성장하지 않아도 누릴 수 있는 필수적인 요소를 중시하는 사회가 탈성장 사회다.”
- 탈성장을 통해 이익이 줄면 결국 세금도 줄고, 복지 예산도 줄어드는 등 딜레마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까.
- 탈성장 사회 전환의 관건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이다. 시민들이 소비를 줄이는 삶, 더 불편한 삶을 감수하려고 할까. 대다수 시민에게는 환경보다 오늘 자신의 일상이 우선순위가 되지 않을까.
- 국가별 성장 불균형이 심하다. 대다수 저개발국가는 탈성장 담론을 현실과 괴리된 ‘배부른 소리’처럼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은데.
“성장 계속해도 풍요로워지지 않는 사회, 이상하지 않은가” 탈성장, 포스트 자본주의를 고민하자…일본 도쿄대 교수 사이토 고헤이
UN 뿐만이 아니고, 지금 전 세계의 청년이 중심이 되어 다국적기업의 행동에 제동을 걸고, 기후변화를 억제하려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속 불가능 자본주의>의 저자로 맑스주의의 복권을 주장하는 사이토 고헤이 씨 같은 신진 경제학자도 나왔습니다. 지금의 젊은 세대는 글로벌 자본주의의 폭주를 이대로 가만 놔두면 자신들의 생존이 위협받겠다는 것을 실감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
이러한 움직임 가운데 코로나가 터졌습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글로벌 자본주의의 폭주에 대한 억제로서 작동했습니다.
공공을 공동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공동체를 재구축하기 위한 작업이 지금 세계적 규모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우리들' 이라는 일인칭 복수형이 명백한 리얼리티와 촉감으로 되돌아오는 공동체를 세워나가고 있다는 말입니다.
시라이 사토시, 사이토 고헤이라는 두 젊은 사람들이 잇달아 '커먼' 을 주제로 한 책을 썼습니다. 나도 비슷한 시기에 <커먼의 재생> 이라는 제목의 책을 냈습니다. 우연하게도, 공공재를 어떻게 공동적으로 관리할 것인가, 공공재를 공동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공동체란 어떤 것인가, 그것을 어떻게 만들어나갈 것인가, 라는 질문들이 높은 긴급성을 띠고 동시다발적으로 전경화했습니다. #유럽에는 중세 때부터 모든 나라에 ‘커먼’과 비슷한 것이 있었다. 대표적인 것은 프랑스의 ‘코뮌(commune)’인데, 이는 가톨릭의 교구(敎區)가 기본이 되는 행정 단위로, 구성원 100명 정도의 자그마한 코뮌부터 마르세유같이 구성원 100만명 되는 사이즈의 코뮌까지 여러 종류가 있음에도, 모두 행정 단위로서의 지위는 동등하다. 코뮌의 중심에는 교회가 있고, 광장을 사이에 둔 건너편에는 시(市)청사가 있으며, 시의회가 열리고, 시장(市長)이 선출된다.
독일에는 고대부터 중세까지 ‘마르크협동체(Markgenossenschaft)’라는 것이 있었다. 토지는 부족 공동체가 공동 소유하고, 생산 방식 역시 강한 규제를 받으며, 토지의 매매는 금지되고, 수확물은 기본적으로 공동체 내부에서 소비하며, 공동체 바깥으로의 목재, 육류, 와인 반출도 금지되었다. 토지는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니며, 그로 인해 수확물이 누군가의 사적 재산이 되는 일도 없고, 그 결과, 지배ー피지배라는 관계는 생겨나지 않았다. 만년의 칼 마르크스는 모범적인 ‘커뮤니즘(코뮨 主義)’ 사회를 구상하면서, 그 소재(素材)를 마르크협동체에서 찾을 수 있었다고 사이토 고헤이는 논하고 있다. #'취재'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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