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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교 문제에 관한 인터뷰
    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8. 13. 14:20

    - 아베 총리와 통일교의 관계가 조명받고 있습니다만, 우치다 님은 옛 통일교와 어떤 관련이 있으십니까?

    통일교와 승공(勝共) 연합이란 이름을 알게 된 것은 1970년대 초엽입니다. 하지만 이름만 들었을 뿐 실체는 알지 못했습니다. 제가 학부를 다닐 무렵에는 신(新)좌익의 전성시대였으므로, ‘원리 연구회’가 활동할 여지가 없었습니다. 대학원생이 되었을 때 처음으로 ‘원리 연구회’라는 이름을 학생들이 운운하는 것을 듣게 되었습니다. 승공 연합이 60~70년대의 전세계적인 베트남 반전 운동이나 학생운동, 시민운동, 노동운동, 혁신 지차체의 확산 등 ‘좌경화 동향’에 대항하기 위해 한일의 극우가 합작하여 만든 조직이고, 기시 노부스케, 사사카와 료이치, 고다마 요시오 등이 얽혀 있다는 점도 그때 알게 되었습니다.

    - 선생님과 통일교와의 접점은 어떻게 되십니까?

    딱 한 번 있습니다. 1975년에 대학을 졸업했을 때, 통일교로부터 ‘3주간 무료 미국 여행으로의 초대’ 라는 안내가 왔습니다. 졸업생 전원에게 나눠준 것이므로 ‘돈이 썩어나는 조직이구만’하고 놀랐습니다. 아무래도 다섯 명이든 열 명이든, 통일교에 보은해야 하겠다고 느끼게끔 하는 인간을 만듦으로 해서, 결국에는 그들이 중앙 행정부처나 일류 기업, 언론, 학계에 진출해 출세한 뒤 나름대로의 ‘보상’을 해주기를 바랐을 터이지요.

    - 연구자가 뒤로는 어떠셨습니까?

    도립 대학에서 대학원생 및 조수로 13년 있었습니다만, 당시 ‘원리 연구회’가 어쩌고저쩌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은 없습니다. 1990년에 고베 여학원대학에 부임했습니다만 여기가 하필 기독교 계열이므로, ‘원리 연구회’의 침입 시도에 굉장히 신경질적인지라, 종종 이야깃거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학교 내부에서 활동했던 걸 본 기억은 없습니다.

    - 성경 공부회 행세를 하며 접근했었지요.

    미션스쿨이 오히려 ‘성경’ 이름이 붙은 활동에 대해 다른 대학보다 더욱 경계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침입이 어려웠던게 아닌가 합니다. ‘예전에 들어왔었는데 쫓아내버렸다’는 과거 이야기를 대학 채플 시간때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 그렇다면 우치다 선생님의 통일교에 관한 지식은 대부분 언론 보도에 따른 것인데, 이번 사건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과거 30년 가까이 ‘통일교’라는 문자열을 거의 모든 신문 지면상에서 본 적이 없었으므로, 종래에는 교세가 쇠하고, 사회적 영향력을 잃었겠거니 하고 속단해버렸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도리어 언론이 침묵하고 있는 사이에, 정치계에 강력한 네트워크를 전개하고, 언론이 통일교 보도를 터부시할 정도의 힘을 쌓았습니다. 그걸 몰랐습니다. 그래서 총격 사건의 배경을 듣고서 경악했습니다. ‘뭐야, 아직도 통일교가 활동하고 있었던 건가!’ 하고 말입니다.

    - 저도 그렇습니다. 편집자로부터통일교는 미행, 도청을 일삼고 있으므로 삼가라 말을 들었습니다. 어떤 편집장은 사건 이후 전화를 걸어와서드디어 (통일교 보도가) 해금되었구만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거대 언론은 처음 이틀 동안 ‘통일교’라는 이름을 보도하지 않았지요. 이러한 작태에도 경악했습니다. 정부는 이번 사건과 통일교의 관련성이 밝혀지는 것을 대단히 꺼리고 있습니다. 그렇게까지 깊이 유착되어 있다는 점을, 이러한 정보 은폐 공작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 종종 주간지가아베 신조와 통일교와의 관계’를 보도했던 적이 있었습니다만, 언론 전체가 따라 취재하는 일은 일은 없었습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저만 해도 ‘세계 기독교 통일 신령 협회’가 ‘세계 평화 통일 가정 연합’으로 이름을 바꿨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으니까요. 영감 상법을 계속 하고 있는 지도 몰랐습니다. 그러므로 사건이 일어난 뒤 피해자 모임의 변호사들이 등장하는 화면을 보고서, ‘영감 상법을 아직도 하고 있구나!’ 하고 탄식했습니다. 피해자가 3만 명이라느니 피해액이 237억 엔이라느니는 ‘빙산의 일각’일진대, 숨겨진 ‘빙산’은 얼마나 거대할지 상상도 못하겠습니다.

    - 금번 보도로 말미암아 전후사정을 알게 된 사항이 많으신 거군요?

    그렇습니다. 지난 30년 가까이, 주변에서 통일교가 화젯거리가 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으니까요.

    - 정계를 취재하다 보면 아베 정권 이래 통일교가 세를 키우기 시작했다는 소문이 곧잘 나돕니다.

    그런 줄은 몰랐습니다. 자민당이 기시 노부스케 이래의 인연으로 예로부터 통일교와 친하다는 점은 알고 있었습니다만,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통일교가 파고들었을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트위터에서 극우파들의 활동을 연구하고 있는 사람을 몇 명 팔로우하고 있습니다. 그 사람들이 종종 일본의 정치가, 언론인과 통일교 사이의 관련성을 넌지시 일러주었지만, 그것들은 삽화적인 사례에 불과했으므로, 통일교가 이렇게까지 은연중 조직력을 확보했을 줄은 생각치 못했습니다. 자민당에 비서를 100명 보냈다 등의 얘기를 아리타 요시후 씨(컬트교 문제 전문 전직 언론인, 참의원-옮긴이)가 TV에서 말했습니다만, 그런 얘기를 뉴스, 신문이 대대적으로 보도하지를 않으니, 일반 시민은 접근할 수가 없지 않나요. 지금 통일교에 대해 가장 다대한 논진을 펼치고 있는 언론인은 <거의 일간 컬트 신문>의 스즈키 에이토 씨라고 아리타 씨가 말했습니다만, 그런 분의 이름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알게 되었습니다.

    - <컬트 신문> 모르셨습니까? 창간자 후지쿠라 씨는 유명합니다만.

    알 턱이 없습니다. 컬트 종교는 옴진리교 때 끝장났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LGBT나 호적법 관련해서 자민당이 여론에 완강히 저항하는 이유를 알지 못했습니다. 국민의 대다수가 지지하는 정책이니 채용하는 게 내각 지지율을 상승시키는 데 도움이 될 텐데, 어째서 안 그러는지 수수께끼였습니다. ‘보수파들을 의식’해서라고 신문은 만날 설명해왔습니다만, 결국 통일교 눈치를 본 거구나 하고 의혹이 풀렸습니다.

    - 이번 총격 사건을 저지른 범인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모르겠습니다. 뭐, 정부와 자민당 측은 ‘사이코패스이고, 우발적 사건이었으며, 아베 총리와 통일교의 커넥션은 원인이 아니다’ 라는 방침으로 가고 있는 모양입니다만.

    - 괜한 말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범인을 동정하지는 않으십니까?

    어째서 제가 살인범을 동정해야 합니까? 토마토나 던졌으면 또 모르겠으되, 자작 총기까지 마련해 사람을 죽였어요.

    - 언론 분위기를 보면 동정론이 강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동정론같은 건 듣도 보도 못했는데요. 누가 그런답니까?

    - 이를테면 인터넷 뉴스에서 말입니다. 통일교 신자였던 사람이 ‘살인은 나쁘지만 심정은 이해한다’ 라고 발언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 ‘심정은 이해한다’는 말을 하는 건 좋지 않습니다. ‘범인의 행동에는 주관적으로는 합리성이 있으며, 그 경위를 따져볼 수는 있다’는 게 지성적 작업입니다만, ‘심정은 이해한다’는 말은 감정적 반응에 불과한지라, 두 언명 사이에는 현격한 차이가 있습니다.

    - 그것이 중요하겠군요.

    당사자야 물론 주관적으로는 ‘자신의 행동은 합리적이다’라는 식으로 의미를 부여할 겁니다. 하지만, ‘범인 자신 주관적으로는 합리적인 범행 동기’를 개시(開示)시키는 것을 정부와 자민당은 염려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걸 재판까지 들고 나간다면, ‘어째서 범인이 살의를 품기에 이르렀는가’가 중심적인 논건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부와 자민당은, 범인에게 심각한 정신적 문제가 있어서, 망상적으로 그런 끔찍한 일을 저질렀으며, 통일교와 자민당을 결부짓는 일은 이 사건에 아무런 중요성이 없다... 하는 스토리를 정해 놓고, 그를 정신병원에 감금시켜서, 언론에는 죽을 때까지 노출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보는데요.

    - 맞습니다. 재판이 시작되면 전부 밝혀지니까요.

    변호인단은 자민당과 통일교의 유착에 관한 증언을 차곡차곡 쌓아나가겠죠. 용의자의 사고나 행동에는 ‘주관적으로는 합리성이 있다’는 점을 증명해 정상 참작을 노리려 할 겁니다. 그것이 변론 전략으로써는 가장 효과적이니까요.

    - 내부고발도 줄을 이을 겁니다.

    아마도 그럴지 모릅니다. 그래서 뭐가 됐든 재판장에 세우고 싶지 않아요. ‘유치장이나 병원에서 자살’이라는 스토리가 결정적으로 가장 바람직하겠는데... 하고 그들 나름대로는 생각하고 있지 않겠습니까?

    - 권력 살인이라니, 거기까지 가는 겁니까?

    그렇게까지는 못하지요. 이런 식으로 저같은 인간이 등장해서는 줄줄이 ‘유치장이나 병원 수감 도중 자살이 정부와 자민당에게는 최선의 시나리오’라고 주지시켜버리면, 이때는 손 쓸 방도가 없습니다. 이 상황에서 예측대로 ‘자살로 게임 오버’ 가 되어버리면, 이제 경찰 발표같은 건 아무도 믿지 않게 됩니다. 경찰은 시민들로부터의 신뢰를 치명적으로 잃고 맙니다. 아무리 경찰이 정부나 자민당에게 잘보이려고 해도, 경찰이라는 조직 그 자체의 신뢰를 무너뜨릴 리스크를 취하는 일은 그들로서도 곤란합니다. 게다가 이 사건에 연루된 이해 당사자들이 너무나 많기에, 정보 통제 자체가 불가능하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지방 경찰로서는 ‘정신 이상자에 의한 우발적인 사건이 아니라, 치밀하게 계획된 암살이다’라는 설명이 바람직합니다. ‘정신 이상자에 의한 우발적인 사건’이 되고 나면 ‘그 정도는 당연히 대비했어야 했지 않나. 어째서 실패했는가?’ 하고 추궁당하게 되지만, ‘총기 조작에 숙달된 인간’ 에 의해 주도면밀하게 실시된 범행’이 되고 보면, ‘아무리 VIP 경호라 할지라도 일본에서는 그러한 리스크까지 대비한 경비는 보통은 하지 않습니다’ 하는 변명이 가능합니다. 책임 소재를 조금이라도 덜고자 하는 나라(奈良) 현 경찰 입장에서는 그런 시나리오를 선호하겠지요.

    - 지금쯤 자민당 내부는 벌집을 쑤신 것 같은 혼란상이 벌어졌겠군요.

    그럴 겁니다. 내각은 일단 관망할 겁니다. 기시다 총리는 국장 시행으로 아베 파벌을 달래려고 할 겁니다만, 뭐 어쨌든 아베 파벌에 내분이 일어나면 그럴 필요도 사라지게 됩니다. 그 이전에 ‘통일교와 유착했던 의원’과 ‘유착하지 않았던 의원’ 사이에 대립이 터질 거라고 봅니다. ‘유착하지 않았던 의원’이 되고 보면 싸잡혀서 ‘자민당 녀석들 말야... 그러면 쓰겠어?’ 하는 식의 손가락질을 받는 건 ‘억울한 일’이므로, ‘대체 언놈이 그랬냐?’ 는 기분이 들 겁니다. 한편 적극 가담했거나 회색분자였던 의원들은 정작 유착을 인정한 뒤 사죄하고 나면 ‘이제 의원 사퇴하고 책임을 진다’는 식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이제는 당이 망할 위기에 몰립니다. 그래서 집행부로서도 거기까지는 가지 않습니다. 어떻게 ’유착 의원’을 ‘사죄’ 시키고, 동시에 ‘책임을 지우지 않고 처리’시켜야 될까, 그것에 대해 지금 당 집행부는 머리를 싸매고 있을 것으로 봅니다.

    - 이미 그런 상황이 일어나고 있지 않습니까? 답이 나오는 상황이라서, 경우에 따라서는 의원을 사퇴시켜야만 하니까요.

    일본 사회는 ‘빨간불도 다함께 건너면 천하무적’이니까요, 유착했던 의원들이 100명쯤 모두 일제히 기자 회견을 열어, 그 자리에서 허리가 무릎에 닿을만치 사죄를 하는 게 가장 데미지가 적은 해결 방도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말인 즉 ‘전원 보조가 맞을 때까지는 사죄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전원의 보조가 맞을 리 없습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는 누구 하나 사죄하지 않은 채 꾸물댈 셈이라고 봅니다.

    - 야당에도 유착 의원이 다소 존재하는 듯 보입니다. 제 1야당에도 몇 명 있다고 하는데요...

    야당이 몸소 ‘유착 의원’들의 목을 내놓게 해서, 탈당시키고 의원직을 사퇴시키게 된다면, 나중에는 일거에 자민당에 대한 우위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정치 판단을 내릴 수 없다는 게 입헌민주당의 한계라면 한계겠지요.


    (2022-07-25 08:55)


    저자 소개

    우치다 타츠루 (內田樹)
    1950년생. 합기도 개풍관 관장. 고베여학원대학 명예교수.
    저서 <원숭이처럼 변해가는 세상>, <길거리에서 논하는 한일관계론> 등.

    출처: 우치다 타츠루의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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