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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다나베紀伊田辺 성지순례 여행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1. 7. 24. 11:50
종교학자이자 승려인 샤쿠 뎃슈 선생과 ‘성지순례’ 여행을 계속해오고 있다.
십 년도 더 이전에, 고베여학원대학에서 ‘현대영성론’이라는 수업을 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종교에 관해 여러가지 주제를 두 사람이서 번갈아 논했다. 학기가 끝날 무렵 수업에서 언급된 사찰이나 불상의 실물을 학생에게 보여주자는 생각이 들어, 샤쿠 선생의 해설을 들으며 교토 도지(東寺)의 입체 만다라상이나 삼십삼간당의 천수관음 등을 찾아간 뒤에 난젠지(南禪寺)의 물두부(湯豆腐) 상을 받게 되었다. 거목의 인도를 받아 성지를 순례하는 일의 즐거움을 그때 알게 되어, 그 뒤로 ‘성지순례’ 연속 기획이 시작되었다.
오사카 우에마치다이치(上町大地), 나라의 미와(三輪) 산, 교토 무라사키노(紫野), 구마노(熊野) 옛길, 나가사키 지하 그리스도교(隠れキリシタン) 여행, 쓰시마에 이어 이번에는 연이 닿아 기이다나베를 방문했다.
이곳의 진언종 고잔지(高山寺)는 아이키도 창시자인 우에시바 모리헤이 옹의 묘소가 있는 ‘아이키도가의 성지’이다. 바로 옆에는 미나카타 구마구스(南方熊楠; 생물학자, 민속학자 - 옮긴이)의 묘소가 있다. 다나베에 살았던 삼대(三大)위인 (다른 한 명은 벤케이弁慶) 가운데 두 사람이 한 곳의 절에 나란히 모셔져 있는 것이다. 상당히 지세가 강한 성지임에 틀림없다.
묘소에 참배하고 나서 주지스님으로부터 창건 연원을 듣자니, 이곳은 고야산(高野山)부터 류젠산(龍神山)을 경유해 가시마(神島)에 이르는 ‘용맥’의 키 포인트라고 한다. 전승에 의하면 류젠산으로부터 덴구(天狗)가 가시마에 도래하는 도중에 고잔지의 소나무에서 쉬어갔다고 한다.
묘를 참배하고 나서 다음날에는 상륙이 금지된 가시마를 선상에서 구경했다. 섬에는 구마구스에 의해 남겨진 귀중한 식물상이 보존되어 있다. 옛날에 이 섬에 둥지를 틀었던 가마우지 떼는 섬으로 올 적에, 곧장 고잔지의 소나무를 향했다고 한다. 공중에서도 역시 ‘용맥’이 통한 것일지 모른다.
오랜만에 속세를 떠나 성지의 영기를 경험하게 되었다. 지금 일본 땅에서는 때때로 죽림에 눕지 않으면 신체가 버티지 못한다.
(2021-07-23 15:00)
저자 소개
우치다 타츠루
1950년생. 개풍관 관장. 고베여학원대학 명예교수. 근간 <원숭이화하는 세상> <길거리의 한일론> 등.출처: http://blog.tatsuru.com/2021/07/23_150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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