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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읽기) 당신이 혹하는 사이인용 2026. 9. 19. 19:44
In omnibus requiem quaesivi, et nusquam inveni nisi angulo cum libro.
내 이 세상 도처에서 쉴 곳을 찾아보았으되, 마침내 찾아낸, 책이 있는 구석방보다 나은 곳은 없더라.
- 『장미의 이름』 움베르토 에코
오길비: 언뜻 보기에 속물적인『세이노의 가르침』을 자주 소개드리는 이유는, 당연히 많이 읽고 생각하고 따르고자 하는, 제자 비슷한 것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군대에서 따돌림 당했는데, 딱 한 명 (정말, 단 한 명) 조용한 데서 관심 가져 주고 책도 많이 읽으라고 권유한, 명문대 편입한 형이 항상 말은 안해도 옆구리에 소중히 끼고 다니던(정식출간 이전 개인제본 버전) 글묶음이었고, 이 경험 때문에 세이노라는 저자를 일생동안 파보아도 좋겠다, 싶어서 여러분과 같이 나누는 것입니다.
시내버스는 타 본 지가 20년 이상 되지만 지하철은 1년에 몇 차례는 나도 타게 된다. 막상 지하철을 타 보면 체육계나 연예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은 듯 느껴진다. 대단히 많은 사람들이 지하철에서 스포츠 기사나 연예 기사들을 읽느라 정신이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샐러리맨의 나라라고 불리는 일본뿐만 아니라 그 어느 나라에서건 대부분 비슷하다.
나는 해외 출장을 갈 때 대부분 일등석을 탔다. 한일 노선에서는 일등석 손님들 중 야쿠자도 있을 정도로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타기에 스포츠 신문을 찾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하지만 장거리 노선에서 일등석 승객들은 거의 모두 경제지를 찾는다(일등석 좌석에 있는 정치인들이나 공직자들은 제외한다. 그들은 대부분 항공사에서 ‘알아서’ 좌석을 업그레이드시켜 준 것이지 돈 내고 탄 사람들이 아니므로 진정한 일등석 손님들은 아니다.―권력이 좋기는 하다). 반면에 이코노미 클래스, 즉 삼등석 승객들은 스포츠 신문이나 연예 주간지를 먼저 찾는다. 서로의 관심의 우선순위가 다른 것이다. 일등석 승객들은 일차적 관심이 경제이며 그래서 돈을 더 번다. 삼등석 승객들은 일등석의 넓은 좌석을 부러워하면서도 일차적 관심은 경제가 아니라 재미난 기삿거리들이다.
사람들은 돈을 벌어야 하는 경제 게임을 하고 있으면서도 이처럼 대부분은 스포츠 기사나 연예 기사 같은 재미난 이야깃거리들에 관심을 갖고 있다. 정치에 대해 관심이 깊은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신문사 인터넷의 자유토론장에 어쩌다 들어가 보면 정말 가관이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침을 튀기며 말할 수 있는 분야는 정치, 스포츠, 연예뿐이다. 특히 많은 여자들이 연예인에 대하여 지독히 관심이 많다. 여성 잡지의 대다수가, 몰라도 되는 그렇고 그런 연예인 기사들로 도배되어 있지 않은가.
하지만 당신이 TV 앞에서 환호를 올릴 때 부자가 되는 것은 당신이 아니라 그 TV 속의 주인공들임을 깨달아야 한다. 스타들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하여 관심을 가져도 당신에게 생기는 것은 땡전 한 푼 없다. 당신은 지금 다른 사람들의 게임에 박수를 치고 있는 것이며 당신 자신이 주인공인 경제 게임에서는 규칙도 모르고 있는 셈이다. 그러면서도 부자들을 도둑으로 싸잡아 비난한다. 십중팔구 당신은 정치인, 운동선수, 연예인 이름들은 줄줄 꿰지만 대차대조표는 볼 줄도 모르고 관심도 없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TV 앞에서는 넋이 나가고 신문을 읽으면 꼭 정독을 하면서, 5분도 안 돼 잊어버릴 뉴스거리들에 온 시간과 정신을 바친다. 그러면서도 시간이 없다고 불평하고 여전히 부자가 되고 싶어 한다.부자가 되는 데는 신이 내린 어떤 재능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학벌도, 배경도, 자격증도 큰 도움이 안 된다. 부자가 되는 길을 걷고자 한다면 그것을 빨리 깨달아야 한다. 결국 그것은 다른 보통 사람들과의 게임일 뿐이다. 보통 사람들과의 게임이기에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저 우리는 우리가 속한 분야에서 다른 보통 사람들과 경쟁하여 이기면 되는 것일 뿐이다. 그들이 놀 때 놀지 말고 그들이 잠잘 때 잠을 덜 자고 그들이 쓸 때 덜 씀으로써 목돈을 준비하고 기회를 찾으면 된다.
게다가 그렇게 노력하는 자가 성공할 수밖에 없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정신 차리고 내 말을 새겨들어라. 보통 사람들은 학벌이나 배경이나 자본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즉, 학벌이나 배경, 자본 등이 없는 보통 사람들은 자기들에게 그런 것이 없으므로 노력하여 보았자 무의미하다고 믿고 아예 노력을 포기하고 만다. 현재의 위치에서 미래를 미리 계산하여 보고 미리 포기하는 그런 사람들이 당신 주변 사람들이며 그들은 그저 일확천금을 꿈꾸면서 연예인이나 정치인, 스포츠 선수들, 컴퓨터 게임, 채팅, 명품 브랜드, 경마 등에 무지 관심이 많다. 당신이 하는 게임은 바로 그런 사람들과 하는 것이다. 기억하라. 이것 역시 당신에게는 춤을 추고 싶을 정도로 너무나도 기쁘고 다행한 사실이라는 것을.
이것은 마치 전쟁터에서 당신의 적군이 더 이상 싸울 생각을 갖지 않고 총을 내려놓은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런 적들과 싸울 때는 총도 필요 없고 그저 활이나 창만 있어도 이길 수 있지 않겠는가. 거창한 그 무엇도, 번쩍번쩍한 학벌도, 대통령 친척과 친하게 지내는 배경도, 많은 자본도 필요 없다는 말이다. 이 사실을 빨리 깨달아라.
〈미래의 결단〉,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 등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미국 미래학의 거두 피터 드러커 역시 높은 성과를 올리는 생산적인 사람, 끊임없이 혁신을 꾀하면서 계속 발전하는 사람,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비중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는 길은 오직 지속적인 관리와 노력밖에 없다고 말한다. 나도 그의 말에 동의한다.
부자가 되는 데 있어서의 경쟁자는 천재가 아니라 결국은 자신의 의지라고 하는 이 지극히 간단한 사실이 독자들 마음속에 각인되기를 바란다.'인용'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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