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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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으로부터 온 편지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1. 6. 19. 16:35
옛 친구이자 프랑스인인 M***으로부터 오랜만에 메일이 왔다. 미스테리한 내용의 의뢰였다. 우리들은 예전에 어느 대학에서 함께 프랑스어를 가르쳤던 동료다. 우리 딸과 동갑내기인 따님이 있어서, 아이들끼리 서로 금방 친해졌다. 그런 것도 있고 해서 그 뒤로도 가족 단위로 사귀게 되었다. 내가 고베로 옮겨가게 된 해에는 ‘프랑스에 놀러오시게나’ 하며 초청을 해와 여름 내내 그의 고향 근처인 프랑스 남쪽 해안에서 보냈다. 그는 일본을 무대로 한 라는 단편집을 써뒀는데 그것을 일본에서 출판하고 싶다고 해서, 내가 번역을 해 준 적이 있다. 그때 여름동안 해안가에서 둘이 초고를 살피며 ‘이 대목을 일본어로 어떻게 옮기면 좋을까’ 하는 식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는 웰메이드 단편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무명의 프랑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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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레이 베이>(2018) 영화평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0. 7. 11. 19:50
영화 (2018) 을 위한 코멘트를 부탁받았다. 2018년 9월에 쓴 것. 무라카미 하루키는 에세이에서 반복해 "나는 오컬트적인 현상에 관심을 거의 갖지 않는 인간이다" 라고 쓰고 있다. 서문에서도 그렇게 밝히고 있다. "완전히 믿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게 있어도 별로 상관없다고까지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것과는 상관 없이, 적잖은 수의 불가사의한 현상이 내 자그마한 인생 이곳저곳에 빛깔을 더하는 것이다." '있어 마땅한 것' 이기 때문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에는 더없이 빈번하게 유령이 등장한다. 그렇지만, 그것이 무라카미 하루키적으로는 인생에 색채를 더하기는 하지만, 더는 삼키기 힘든 현실에 불과한 것이었다. 가와이 하야오와의 대담 때, 무라카미 하루키는 에 나오는 다양한 초현실적인 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