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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저민 브리튼 - 도요새의 강(Curlew River)취재 2024. 5. 23. 16:36
내가 브리튼의 이 걸작을 처음으로 들은 것은 영국 서퍽 주의 오포드에서 열린 두 번째 공연 때였다. 그때 이 작품에 반한 뒤로 줄곧 좋아해 왔다. 작곡자는 어디에서 영감을 얻어 이런 신비극을 만들었을까? 나는 도쿄에서 노〔能〕 공연을 보고 나서야 그 물음의 답을 알게 되었다. 시간이 흐르면 이 작품이 많은 관객을 만나게 될까? 그렇게 되면 참 좋겠다…….
(스뱌토슬라프 리흐테르 1977년, 밑줄은 인용자)
Curlew River – A Parable for Church Performance | Inspired by Motamasa's Nō "Sumidagawa"
어찌됐든 간에 괴상쩍은 동물의 혼이 쓰인 ‘괴물’이 되어 큰북의 비트에 맞춰 노 무대를 뛰어다닐 만한 작품을 하고 싶다. 『스미다가와』라든가 『마쓰카제』같이 ‘여자의 정념이 치덕치덕’ 붙은 것은 곤란하다. (여러분 역시 필자 같은 아저씨가 곱상한 가면을 쓰고서 잘그랑잘그랑 등장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을 테니까.)
(…)
그런데 노가쿠 관객층의 그칠 줄 모르는 고령화를 어찌해야 좋을까.
관객의 성비는 대략 여성이 8이며 이에 반해 남성은 2다. 평균연령은 남성의 경우 아마도 60대를 넘는다. 여성의 경우 젊은 사람도 드문드문 있으므로 그보다는 조금 내려갈지도 모르겠으나, 최다 연령층은 아마 결국 60대일 거다.
관객이나 연기자 모두 ‘아주머니와 할머니’들이 이바지하고 있는 것이, 일본 노가쿠의 실상이다.
스기 료타로나 이츠키 히로시만 봐도 동연령대 관객의 후원을 받으며 별문제 없이 활동하고 있으니 딱히 신경 쓸 일은 아닌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무슨 수를 써서 젊은 남성이 조직적으로 참예할 기회를 마련해 놓지 않으면, 노가쿠의 미래는 상당히 한정적인 것이 될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든다.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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